2022.03.29
출처 : 픽사베이
2020년은 코로나19뿐 아니라 새로운 변화의 기점에 선 시기였다. 그리고 변화의 시점에 올바른 변화의 방향을 잡지 못한다면 20년 뒤쯤 이 글은 성지가 될지 모른다. 코로나 원년으로 기록된 2020년에는 어떤 변화가 벌어졌을까. 그 변화는 우리 삶에, 그리고 마케팅의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킨 걸까. 한국전쟁을 지나 대한민국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저출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도 의학 발전에 따른 노령인구 증가로 인구는 여전히 증가 추이를 보였다. 그리고 2020년 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했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출생자뿐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인해 주민등록 인구수가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했다.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지난 2019년 12월 31일 기준 5184만 9861명이었으나, 2만 838명이 줄어든 5182만 9023명이라고 한다. 주요 원인으로는 1인 세대 증가 및 60대 인구 비중 증가, 출생률 저하 등이 있다. 이미 공론화된 일들이 중첩되어 2020년을 기점으로 인구 감소 시점에 접어든 것이다.
특히 출생자 수는 역대 최저인 27만 5815명으로 사망자보다 낮아 인구 데드크로스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 죽는 사람보다 태어난 사람이 적기 때문에 인구 자연 감소가 시작된 거다.
남자 인구는 지난 2년 연속 감소 추이를 보였고 여자 인구는 증가폭이 기존 2만 5115명에서 2949명으로 급격하게 줄어들며 남녀 인구 차이도 14만 6965명으로 벌어졌다고 한다. 1인 세대는 2019년 대비 61만 1642세대가 늘어난 2309만 108세대로 이전 '가족'의 개념이 점점 옅어지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대원 수도 2.24명으로 부부가 결혼을 해도 1명의 아이도 갖지 않는 딩크족의 증가를 보이고 있고 1~2인 세대가 전체 62.8%, 4인 이상 세대는 지속적인 감소를 보이고 있다.
사실 저출산과 고령화 등 사회적인 이슈는 수년 전부터 제기되어 왔고, 정부를 비롯한 자치단체에서는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쳐 왔다. 최근에 이슈가 된 창원시의 3명 이상 출산 시 1억 대출 탕감 정책 역시 자치단체에서의 저출산 타파할 고육지책이라 볼 수 있다. 찬반이 오가는 가운데서 근본적으로 '왜' 무리해 보이는 정책을 강행하려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에 다다랐다.
인공지능(AI)의 발전과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따른 인력 대체 현상이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다. 수년간 대표적인 예로 들었던 것이 바로 하이패스다. 하이패스 시스템 확산에 따라 고속도로 요금소 직원들이 설 곳이 없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이 필요한 업무가 있고, 또 시스템을 관리하거나 만드는 새로운 업(業)이 생겨나고 있다. 아직 기계가 닿을 수 없는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하는 업무는 여전히 '사람'이 필요하다. 결국 시스템은 시스템이고, 사람이 그리고 인력이 필요한 곳은 여전히 많다. 인력이 곧 국력이다. 특히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은 땅 파서 돈 벌기 어려운 나라다. 어쩌면 세계적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똑똑한 인재 양성의 보고로 꼽히게 된 것도 사람 아니면 성장할 수 없는 나라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나라이기에 지금의 인구 감소를 쉽게 생각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심각해지는 인구 감소 시대를 직면하고 있는 광고 마케팅 업은 어떠한가.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구감소에 따른 광고업의 변화는 크게 둘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 인력 구조의 변화다. 광고 마케팅업은 인력 대체를 통해 사양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대체 불가한 업종으로 향후 승승장구할 것인가. 의외로 광고 마케팅이 시스템으로 대체될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 이미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머신러닝 시스템이 굉장히 잘 안착되어 휴먼 러닝(Human Running) 보다 뛰어난 효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구글 UAC와 같은 앱 마케팅 상품은 사람의 손을 거의 거치지 않도록 시스템화될 정도로 효율 최적화는 시스템을 통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외에도 아드리엘이라는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광고 집행을 할 수 있는 플랫폼도 이미 시판되고 있다. 광고 마케팅 분야도 점점 인력 필요도가 감소하고 있다. 미래의 일도 아니라 당장 인력 대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스템의 인력 대체가 아니라 인력 구조의 변화라고 쓴 것은 더 이상 광고를 업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슬픈 미래를 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광고 마케팅의 미래는 번역 업계를 통해 예상해 본다. 이미 언어에 대한 인공지능은 상당 수준으로 자동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파파고 앱만 해도 번역기로서 굉장히 발전한 형태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 사업은 여전히 인력이 필요한 산업으로 취업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이유인즉슨 인간의 감성을 담은 미묘한 표현의 차이를 컴퓨터가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각 언어 별, 문화 별, 지역 별로 언어라는 것은 차이가 발생하고 함께 살아온 가족이라고 해도 각자 가지는 언어적 특성은 비슷할지 언정 같을 수는 없다. 마치 지문(Finger Print)처럼 말이다. 때문에 컴퓨터 번역은 가능할지 언정 만족스럽지는 못할 것이다. 79억 세계 인구의 언어적 특성을 모두 컴퓨터가 표현할 수 있는 시점이 오기까지 번역 업의 미래는 열려 있다는 생각이다.
광고 마케팅 업에서도 시스템이 할 수 있는 분야가 넓어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고 앞으로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과 예견되는 미래를 대비하여 전략을 세우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앞으로 코로나가 얼마나 길어질지는 사람도 컴퓨터도 예측하기 어렵다. 여러 가정 하에 전략을 세우고 컴퓨터에게 상황에 맞는 지시를 내리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한다. 사람이 필수 불가결하게 필요한 업종이라는 이야기다. 사람이 반드시 필요한 업종이라면 인구 감소에 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바로 인력난이다. 지금도 쓸만한 사람이 없다고 사람 구해달라는 줄이 섰다. 여전히 광고 마케팅을 위해 일해줄 사람은 필요하지만 일할 사람이 적은 상황이고 점점 감소하는 인구는 이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다. 광고 마케팅의 통합 분위기에 맞춰서 한 사람에게 요구하는 업력(業力)도 변화하게 될 것이다. 인력을 구할 수 없다면 한 사람에게 요구하는 업무의 절대적인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업무 통합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10년. 인구 감소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10년이 지난 시점에는 능력 있는 통합 인재를 두고 인력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해 본다. 아무리 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난이라도 준비되지 않았다면 인력 전쟁에 참전할 수도 없다. 광고 생태계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고 부단히 통합형 인재로서의 발전이 필요하다. 광고 마케팅 업계에서는 사람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나'일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에 따라 우리는 학습을 피할 수 없는 수험생이 되어 버린 셈이다.
인구 감소가 비단 운영 인력의 문제만 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두 번째 변화는 모수 확보의 문제다. 예를 들어 2020년 출생 인구가 점점 줄어들어 30만 명의 하한선을 내려갔다고 한다. 점점 인구가 줄어든다면 20년 뒤에 그들이 대학생이 되었을 때, 우리는 대학생 신입 타깃 모수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만약 기술의 발전으로 타깃 인구 100%를 모두 타기팅한다고 해도 그것이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될 것이다. 그럼 우리의 광고가 지속 가능하려면 적은 모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어야 한다. 굉장히 기술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향후 플랫폼을 가진 자가 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는다. 광고 마케팅 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데이터를 기반하여 정확한 모수에게 어떻게 도달하는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플랫폼을 가진 자가 업계를 선도하게 될 것이다. (물론 개인정보에 점점 민감해지면서 그 또한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다.)
지금도 모수에 따라 미소진 이슈가 발생한다. 쉽게 말해 광고비를 1억 원을 쓰고 싶다고 다 쓸 수 있는 시대가 아니란 것이다. 볼 만한 사람 모수가 적어진다면 더욱더 광고비 증대를 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다. 광고주는 인구 감소가 지속되어 모수가 적어진다면 디지털 퍼포먼스 광고비는 일정 수준 이상 사용할 근거를 잃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인구 감소는 소비 감소 그리고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케팅 비용 규모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인구 감소가 가져오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앞 서 말한 인력 감소와 함께 사업 유지를 하지 못하는 광고회사들은 자연스럽게 폐업의 길로 갈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을 살기 위한 광고를 해야 한다. 디지털 마케팅의 디테일한 타깃 광고는 한계가 발생하기 때문에 되려 기존 ATL의 부흥기가 다시 올지도 모르겠다. 유행이 돌고 도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집콕러의 증가와 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확상 등으로 인해 디지털 마케팅의 성장세를 꺾기는 쉽지 않을 테다. 결국 광고 시장은 온오프라인에도 모두 성장하게 되지 않을까. 다만 그 안에서 '쏠림'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앞 서 말한 플랫폼을 가진 기업들의 독주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똑똑한 통합 인재들까지 성장세에 가담한다면 진정한 통합 광고 마케팅 독점 시장이 발생될 수 있다. 물론 내가 말하는 독점이라는 단어는 한 기업이 독점하는 체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광고 마케팅 기업들이 산발적으로 존재하는 지금과는 다른 통합 광고 마케팅 기업들의 성장을 과하게 표현해 봤다.
인구 감소가 불러올 뜻밖의 일들이다. 지금도 통합의 방향으로 향해가고 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속도가 빨라졌다. 그리고 인구 감소는 광고 마케팅 통합의 길을 공고하게 만드는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람도 기업도 통합이다. 통합된 객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오래전 학창 시절 사회문화 시간에 배웠던 '간학문 연구'라는 단어가 와닿는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는 한 가지 사회 현상 연구를 위해 다양한 학문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통합'과 일맥상통한다. 다양한 지식을 하나로 만들어내어 결론지어야 한다. 시대가 총체적 이해와 활용을 요구한다. 자본주의 시대의 종말이 오기 전까지 광고 마케팅은 필수 불가결한 업종일 것이고 그 안에 사람은 언제나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나' 필요한 시대는 지나가게 될 것이라는 굉장히 무서운 결론을 내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