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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영 Nov 23. 2023

쿠키리스 시대(Cookieless era)가 열리다

2022.04.04

출처 : 픽사베이


쿠키리스 대항해시대가 열리다

개인정보에 대한 이슈가 제기된 것도 이미 오랜 일이다. 대표적인 쿠키 기반 리마케팅 매체인 크리테오는 영국과 미국에서 오픈 인터넷 독려를 위한 글로벌 TV광고 캠페인을 진행했고, 쿠키를 기반으로 하는 트래커 사들 역시 각자 생존을 위한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쿠키(Cookie)'는 인터넷 브라우저 사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 정보를 기억하여 PC상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이용자가 과자를 먹고 남기는 부스러기와 같다는 의미에서 시작되었다. 개인 PC에서 로그인할 때마다 계정 정보를 다시 치지 않아도 자동 입력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편의성은 개인 PC에서의 한정되고, 해당 정보가 인터넷 광고 마케팅에 활용되는 것에 대하여 개인정보 침해로 수년간 이슈가 되었고, 애플이 자사 운영체제 IOS 업데이트 시 '앱 추적 투명성'기능을 추가하면서 개인정보 침해에 대해 다시금 불이 붙었다.
앱 추적 투명성(ATT)란 앱 사업자가 사용자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직접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이폰 유저는 IOS 14.5 업데이트 이전 이용자가 데이터 추적을 원하지 않는 경우, 설정에서 데이터 추적 동의를 하지 않도록 바꾸어야 하는 옵트 아웃(Opt-Out)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IOS 14.5 업데이트 이후 ATT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했고 22년 2분기부터 안드로이드 역시 개인정보 보호 정책 적용 계획을 밝혔다. 특히 23년에는 구글 기반의 크롬 브라우저 내에서 3rd Party Cookie 지원 중단을 선언하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모바일과 디지털 미디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의 개인정보 보호 행보는 광고 산업에 직격탄이 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으며, 실제 ATT 시행 이후 광고주들의 매출 감소가 실제 일어나고 있다. 21년 1분기 전체 매출의 97%가 광고 수익인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쿠키리스 피해(?) 미디어다. 현재 페이스북 광고 진행 시 IOS의 매출 실적은 ATT 시행 전후 현저히 차이가 난다. 매출 실적을 트래킹 하기도 어렵거니와 모수 확보가 불가하니 리마케팅을 통한 진성 고객 유입이 어려워진 것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페이스북 광고의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광고 매출이 대부분인 페이스북이 신사업을 모색하는 것은 불가항력적인 사항이었을지도 모른다. 글로벌 기업으로 시작되는 쿠키리스 시대, 머나먼 항해길에 조각배를 타느냐 항공모함을 타느냐는 22년의 각 기업의 선택에 달려있다.

*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지향하며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였다. 

출처 : 경향신문 


조각배 vs 항공모함

아마 알게 모르게 많은 기업들이 쿠키리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어떤 시도가 되었든 조각배 아니 뗏목을 면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쿠키리스 시대를 활짝 연 구글과 애플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이 가능한 기업들이다. 구글은 이미 토픽 API라는 3rd party 쿠키를 대체 기술을 개발했다. 구글 브라우저(크롬) 내에 내장된 엔진을 통해 이용자가 어떤 토픽에 관심이 많은지 추론하여 광고 캠페인에 적용할 수 있다. 구글 크롬 외 정보 유출을 하지 않겠다는 조항이 개인정보 보호 조항으로 이야기된다. 구글의 경우 이미 머신러닝 기술로는 세계 Top-tier에 속하기 때문에 기술력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신뢰가 가지만 크롬에서만 작동하며 구글 생태계를 강화하는 폐쇄적 기술로 글로벌적으로 부정적 인식이 강한 상황이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에 따라 뾰족한 대안이 없다면 뗏목 신세라도 면하기 위해 토픽 API에 올라타야 하는 것이 디지털 광고 마케팅의 현실이기도 하다.
statcounter에 따르면 2021-2022 국내 브라우저 사용의 50% 이상은 크롬이다. 이 말은 구글의 영향력이 국내에서도 지대하다고 볼 수 있으며, 구글의 토픽 API가 상용화된다면 구글 생태계가 구축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돛단배가 아닌 항공모함에 탑승할 수 있을까.

출처 : statcounter


구글의 생태계에 익숙한 이들은 적어도 뗏목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다만 이것은 플랫폼에 대한 이해와는 별개로 구글 플랫폼에 대하여 기업에서 가능한 많은 부분을 이용 가능해야 한다. 구글 생태계를 활용 가능하면 할수록 좀 더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굉장히 부족하다. 이미 많은 광고 마케팅 사는 구글 플랫폼에 굉장히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항해시대에 물에 뜨기 위한 최소 조건이 구글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플랫폼 활용 가능성이 될 수 있다.
그다음 스텝은 다양한 매체의 활용 가능 여부와 브랜딩, 퍼포먼스를 넘나드는 컨설팅력이다. 이미 쿠키리스의 시대는 예견되었다. 때문에 최근 콘텐츠와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마케팅이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수년간 퍼포먼스 마케팅이 인기를 끌었다면 복고의 시대가 돌아온 것이다. 그것도 굉장히 힙한 복고다. 없었던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기존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은 쿠키리스 시대에 쾌재를 불렀을지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콘텐츠 제작이나 CRM 데이터 사업을 한다고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이제는 진정한 통합 마케팅의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쿠키리스 시대에 들어선다고 해도 매체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는 이용자를 트래킹 하지 못하고 그들을 모수로 리마케팅을 못할 뿐이다. 기존 사용하고 있는 매체는 그대로 있고, 사용자도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연히 다(多) 매체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마케터가 대항해시대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높은 매체 이해도를 바탕으로 유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콘텐츠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 CRM 마케팅을 통한 광고주 사이트 유입 이용자 악인까지 진행이 된다면 이 또한 인기를 끌었던 퍼포먼스 마케팅의 대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사업의 단절성이 많았던 광고 시장이다. 브랜딩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CRM 마케팅 등등 다양한 마케팅으로 진행되었지만 이제는 통합 광고 마케팅의 시대다. 코로나 발발에 따라 디지털화가 심화된 것처럼, 쿠키리스 시대에는 통합 마케팅이 심화되리라 본다.
마지막으로 유람선에서 항공모함이 되는 방법은 '설루션'이다. 기본적으로 쿠키리스 시대는 API 연동의 불가를 말한다. API란 컴퓨터 프로그램 사이의 연결하기 위한 언어나 메시지 양식으로 지금까지는 API 연동을 통해 각 미디어 사에서 모수를 확보하여 광고 마케팅을 진행했다. 하지만 API 연동이 불가한 쿠키리스 시대에는 직접 모수를 발굴할 수 있어야 한다. 보통 DMP(Data Management Platform) 사업이 일반적인 형태가 될 것이다. SKP DMP의 경우 11번가, T맵 등 SK 연동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사업을 영위한다. 개인적으로 그 효율은 의문이 있기는 하지만 원하는 모수를 모아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메리트는 확실히 있다. 이미 DMP 설루션은 미디어와 이용자를 가지고 있는 주체들이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롭게 발견해야 하는 설루션은 무엇일까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열린 결말을 굉장히 싫어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업체들이 고민 중에 있고, 나 역시 고민 중이다. 어느 정도 고민의 끝에 걸린 기술이 있지만 개발에 대한 이슈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디테일이 강해지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정리하자면 이미 시작한 대장정에서 우리가 할 일은 구글 생태계와 친해질 것, 그리고 매체와 마케팅 업무를 확장할 것. 마지막으로 설루션에 대하여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공모함까지 갈 것은 아니다. 적어도 넓은 바다를 항해함에 있어 목적을 정확히 가지고 방향을 잡는다면 작은 배로도 소기의 실적을 거두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뗏목이나 돛단배로는 어렵지 않겠는가. 한 발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고민의 고민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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