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저자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과학자의 삶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그는 1851년에 태어난 사람으로 저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이 아니기에 저자는 그에 대한 기록과 그가 남긴 여러 가지 어류 표본들을 조사하며 그의 삶을 알아간다. 그의 열정적이고 끈질긴 연구 집념과 그 힘의 원천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해한다.
그의 태도와 말투, 가족관계 등에 대해서까지 파고들게 되면서 그의 성격과 연구활동에 임하는 여러 에피소드들을 상세하게 알게 된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수많은 어류 표본을 만들고 보관하며 지진이라는 위기의 순간에도 연구자료들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고 주변 가족을 잃고 친밀한 사이의 동료가 죽게 된 이후에도 자신에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연구를 포기하지 않은 집념의 연구자 모습으로 저자는 그를 동경하는 것 같았다. 어류 표본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던 나도 수십 년 동안 수집한 표본들이 놓인 연구실의 한 벽의 유리병들이 쏟아지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아찔하게 그려졌다. 가족을 잃고도 그 슬픔을 딛고 연구에 집중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저자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어류에 대한 열정과 집념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이 모든 조사를 이어가다가 그가 남긴 오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우생학을 옹호하던 사람이었다. 우생학은 열성으로 여겨지는 유전자 보유자들이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법안으로까지 이어지는데 우생학 기준에 열성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을 불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었다. 이런 법안은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며 열성으로 분류된 사람들을 수용하는 수용소가 생기고 그들의 난관 또는 생식기를 불임으로 만드는 수술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강제로 집행한다. 이런 피해자들은 미국에 수만 명이 존재한다고 적혀있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장애가 있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도덕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애매한 기준으로 열성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들을 분류하여 없애는 것이 옳다고 믿었다. 이러한 주장을 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스탠퍼드 대학의 초대 총장이었고 그의 이름을 딴 건물도 학교 내에 존재해왔었다.
그는 그의 신념이 과학의 발전을 이루는 일이라고 확신했지만 그는 진실을 들여다보는 과학적인 시각을 진정 갖지 못한 채 자신의 업적을 포장하고 우생학이라는 비인간적이고 비과학적인 개념을 믿음으로 믿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그의 열정에 호기심을 갖고 그의 삶을 탐구하다가 큰 실망을 얻게 되다 못해 분노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업적의 과오를 밝혀내고 그가 제대로 후대에게 평가되기를 원한다.
그가 평생을 바쳐 분류한 어류라는 분류 자체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 근거를 마지막 챕터에서 이야기한다. 이 책의 80프로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과학자로서의 집념과 끈기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으로 쫓았다면 10프로는 그가 잘못한 과오에 대한 지적과 마지만 10프로의 분량의 그의 연구의 중심이었던 어류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이 사실을 적고 밝혀낸 저자의 책은 스탠퍼드 대학의 학생들 청원으로 이어지고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명칭의 공간은 이름이 다른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그에게 우생학적 사고를 갖도록 영향을 미친 그의 스승의 동상을 없어졌다.
책의 제목을 보고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언제쯤 나오는 것일까 궁금했었다. 우생학을 주장한 그가 물고기가 없다는 것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마지막 챕터가 될 때 까지도 상상할 수 없었다. 어류라는 것은 겉모습이 비늘로 덮여 있다고 해서 물속에서 산다고 하여 뭉탱이로 분류되었지만 사실 해부를 해보면 심장은 포유류와 비슷하거나 뇌의 구조가 소와 비슷한 것들이 있어 어류라는 분류는 진화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실제로는 대다수는 어류는 포유류와 더 가까운 관계임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평생을 바쳐 연구한 어류라는 것은 사실 어류가 아니었음을 밝히며 그가 바친 일생의 연구활동이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수많은 표본 수집은 그가 직접 한 것이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들의 손을 빌어 작업된 일로 열성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노동력만 착취한 사실도 적어둔다.
우리가 믿고 있는 것 당연하다고 생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경계심을 불어넣어 주는 책이었다. 그렇다고 전부 의심하면서 염세적으로 살아라라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모든 것은 존재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고 우리가 다만 그것을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어떠한 편견으로도 바라보지 말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와닿았다. '모든 것은 소중해.'라는 말이 와닿았다.
내가 이해되지 않는 상황과 사람, 자연현상들을 내가 이해하는 범위 안에서만 해석해서 오해하면서 살아오진 않았나 돌아보게 되었다.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해할 수 없는 그대로 열린 결말대로 두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 내 주변 상황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고 해서 크게 불안해할 필요 없다. 지나친 확신이 들 때 오히려 주의하여 다시 돌아보고 점검해야겠다.
사람이나 현상이나 단면만 보고 쉽게 판단하지 않겠다.. 나도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다른 면이 있다. 여러가지 입체적인 면을 볼 수 있는 안목과 통찰력을 키워야겠다.
-
나에게 와닿았던 문구들 필사
-
자기가 하는 일이 효과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전혀 없을 때에도 자신을 던지며 계속 나아가는 것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죄악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바보의 표지가 아니라 승리자의 표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16p
-
그러나 눈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 감각기관이어서 사람에 따라 똑같은 것도 다르게 보이기 마련이다.
33p
-
무지는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학문이다. 아무런 노동이나 수고 없이도 습득할 수 있으며, 정신에 우울함이 스며들지 못하게 해 주니 말이다." 그리고 데이비드는 이 인용문을 독자들에게 만약 그들이 행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실을 차단해버린 적이 있다면 그들 역시 브루노를 살해한 자들과 다르지 않다고 경고하고 비난하는 데 사용했다.
92p
-
생명에 대한 이런 시각에는 어떤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94p
-
사람은 결코 흔들리지 않으며 불에 타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지진과 화재가 준 교훈이다.
97p
-
그러나 20세기가 기운차게 달려가는 동안, 임상심리학자들은 이상한 일들을 목격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볼 때 더 건강한 환자들, 인생을 더 쉽게 살아가는 사람들, 좌절을 겪은 뒤에도 재빨리 회복하는 사람들, 직업과 친구, 연인을 얻고 인생이라는 회전목마에서 황금기를 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장밋빛 자기기만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자기기만'이라는 용어는 '긍정적 착간'이라는 중립적 표현으로 바뀌었다. 1980년대 말에 이르자 약간의 자기기만은 강한 정신력에 더 유익하다는 사실이 널리 받아들여졌다. 이는 주로 심리학자 셸리 테일러와 조너선 브라운이 쓴 매우 영향력 있는 논문 덕분이다. 이 논문에서 그들은 긍정적으로 왜곡된 세계관을 갖고 살아갈 때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이점을 보여준 200가지가 넘는 연구를 검토하고 정리했다.
101p
-
1990년대에는 포그스 딱지 게임과 매직 카드가 등장했고, 국립정신건강연구소 보고서에 다음과 같은 선언이 등장했다. "별 근거는 없더라도 막연하게 자신의 미래가 낙관적일 거라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혜택이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상당히 많다. 이러한 낙관론은 긍정적인 기분을 유지하게 해 주며, 미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도록 동기를 불어넣고,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일을 하도록 북돋우고,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준다."
103p
-
그렇다면 어떤 인지적 결함이 그릿을 획득하는데 도움이 될까? 바로 긍정적 착가이다. 다른 연구들도 마찬가지로 긍정적 착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과정을 겪은 뒤에 낙담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는 증거가 전혀 없는데도 계속 해내갈 수 있는 능력, 또는 더크워스의 표현을 빌리면 "실패와 역경, 정체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노력과 흥미를 유지하는 것." 말이다
104p
-
동물은 인간이 스스로 우월하다고 가정하는 거의 모든 기준에서 인간보다 더 우수할 수 있다. 까마귀는 우리보다 기억력이 좋고, 침팬지는 우리보다 패턴 인식 능력이 뛰어나며, 개미는 부상당한 동료를 구출하고, 주혈흡충은 우리보다 일부일처제 비율이 더 높다.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을 실제로 검토해 볼대, 인간을 꼭대기에 두는 단 하나의 계층구조를 그려내기 위해서는 상당히 무리해서 곡예를 해야 한다. 우리는 가장 큰 뇌를 갖고 있지독 않고 기억력이 가장 좋은 것도 아니다. 우리는 가장 빠르지도, 가장 힘이 세지도, 번식력이 가장 좋지도 않다. 같은 배우자와 평생을 함께 하고, 도구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심지어 우리는 지구에 가장 새롭게 나타난 생물도 아니다.
이것이 바로 다윈이 독자들에게 알려주려고 노력했던 점이다. 사다리는 없다. 나투라 논 파싯 살툼, "자연은 비약하지 않다"라고 다윈은 과학자의 입으로 외쳤다.
145p
-
자기 자신의 우월성에 대한 터무니없는 믿음 때문에 자신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폭력을 저질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 그럴 순 없다. 명민하고 선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호흡, 모든 걸음마다 우리의 사소함을 인정해야 한다. 그와 다르게 말하는 것은 죄를 짓고, 거짓을 말하고, 기만과 광기로, 그보다 더 나쁜 것으로 자신을 이끌고 가는 일이다.
157p
-
천천히 그것이 초점 속으로 들어왔다. 서로서로 가라앉지 않도록 띄워주는 이 사람들의 작은 그물망이, 이 모든 작은 주고받음 - 다정하게 흔들어주는 손, 연필로 그린 스케치, 나일론 실에 꿴 플라스틱 구슬들 - 이 밖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대단치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그물망이 받쳐주는 사람들에게는 어떨까? 그들에게 그것은 모든 것일 수 있고, 그들을 지구라는 이행성에 단단히 붙잡아 두는 힘 자체 일 수도 있다.
160p
-
이것이 바로 다윈이 독자들에게 그토록 열심히 인식시키고자 애썼던 관점이다. 자연에서 생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의 계층구조에 매달리는 것은 더 큰 그림을, 자연의 "생명의 전체 조직"의 복잡다단한 진실을 농치는 일이다. 좋은 과학이 할 일은 우리가 자연에 "편리하게" 그어놓은 선들 너머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 당신이 응시하는 모든 생물에게는 당신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복잡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이제야 나는 나의 아버지에게 할 반박의 말을 찾아냈다.
우리는 중요해요. 우리는 중요하다고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이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약속은 없다. 피난처도 없다. 희미한 빛도 없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든 상관없이
16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