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디자인을 잘 할 수 있을까?
나에게 디자이너는 무슨 직종이냐고 물어본다면 서비스 직종 중의 한가지로 말하고 싶다. 소비자에게 간접적으로 하지만 적극적으로 친절해야한다. 나에게 왜 소비자도 상대하지 않으면서 왜 서비스직 이냐고 묻는 다면 일단 수긍 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소비자를 직접적으로 만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간접적으로 친절하다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디자이너는 미리 고객을 위해 정성스럽게 배려해 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친절하다. 소비자는 디자이너가 의도한 대로 사용하고 있는 지도 모른채 디자이너가 가이드하는 방향으로 이끌려 상품을 조작하고 사용하게된다.
좀 더 설명을 해보자.
간단하게 메뉴판을 디자인 한다고 생각해보자. 디자이너는 메뉴판디자인에 주문 할 손님이 알아보기 쉬우면서도 기능적인 면만 담는 것이 아니라 레스토랑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담아내야한다. 어떤 손님이 들어 올까? 상상해보자. 젊은 커플이 저녁을 먹기 위해 들어왔다. 주류는 메뉴판에 어디쯤 위치해야할까? 어떤 폰트가 이들에게 어떤 감성으로 다가갈까? Serif 서체가 메뉴 가격대의 음식과 어울리는가? 너무 클래식 하다면 San-serif 서체는 어떠한가? 이달의 메뉴 또는 시즌메뉴를 레스토랑 운영자가 메뉴판에 수시로 추가하고 싶다면 이것은 어디에 어떻게 위치해야 손님들이 알아보기 쉬울까? 레스토랑 주인은 메뉴판을 어두운 초록색으로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럼 디자이너는 손님들이 알아보기 쉽게 어떤 색의 폰트를 사용해야할까? 아니면 레스토랑 내부 인테리어 색상에 어두운 초록과 관련지을 색이 없으니 다른 색을 써보자고 설득해야 할까? 등.
디자이너가 메뉴판 한페이지를 디자인 할 때 마음 속으로 하는 질문은 이보다 더 많다. 그럼 이 디자이너는 다양한 손님의 관점, 디자인 비용을 지불하는 사장님의 관점과 디자이너로 나의 포트폴리오에 담길 커리어 관점까지 최소 3가지 이상을 고려하며 이 한페이지를 디자인하게 된다. 사실 메뉴판의 예는 나의 경험담이다. 몇명의 디자이너가 주로 이런 방식으로 디자인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 대부분은 한페이지를 디자인해도 어떻게하면 잘 디자인 할 수있을까 대부분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상대방의 생각과 관점을 이해한다는 것은 가능하긴 한건가? 나는 이 질문에 대해 오랫동안 내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초등학생때 부터였던것 같다. 그 당시에는 내 얼굴을 거울로 찬찬히 살펴보며 다른 사람이 나를 볼때의 나와 내가 지금 거울을 보며 생각하는 내 얼굴이 얼마나 일치 할까? 라는 철학적인 질문에 빠졌다. 나는 내 코가 동그랗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할 때 말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은 나와 이야기 할 때 내 코가 동그랗다는 이유로 어려보인다고 생각 할 수 도 있겠구나. 상상해보았다. 그렇다면 나를 보는 100명의 사람에게 나는 다 다른 이미지로 전달 될까?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는 인상은 무엇일까. 여기까지의 생각은 초등학교때 했던 생각이다. 지금 돌아보면 한강작가가가 이야기한 다양한 1인칭 시점에 대해서 흥미를 가졌던것이다.
이후 성인이 되서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의 이미지가 각각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엄마는 나를 똑부러진 사람으로 보고 어떤 친구는 나를 어리버리하게 본다. 어떤 상사는 나를 성격이 좋은 후배로 생각하고 어떤 학교 선배는 나를 시크하고 도도한 사람으로 보았다.
혼자 유럽여행을 하면서 내 자신에 대해 새롭게 알게되고 나를 생각하는 관점도 바뀌었다. 삼십대가 넘고 결혼을 한뒤 발견한 나의 또 다른 점들도 나를 다른 시각으로 보게되었다. 내 스스로를 아는 것도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그만큼 상대를 제대로 아는 일은 얼마나 복잡한 일인가? 디자이너는 상대를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말이다. 이 지점에서 나는 영화가 남을 이해 할 수 있는 좋은 매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렸을 때 부터 책이란 책은 다 피했었다. 시각적인 요소를 더 골똘히 관찰하고 보이는 것에 몰두했던 나는 책보단 영상에 끌리게 되었다. 같은 내용이라면 5시간의 독서와 2시간의 영상 관람 중 나는 자연스럽게 2시간짜리 영상으로 쪽으로 끌리지만 나이가 들면서 글자를 읽고 머리속으로 상상하는 재미도 알아가는 중이다.
로저 에버트는 “영화는 모든 예술 중 가장 강력한 공감 기계다. 위대한 영화를 보러 가면 나는 다른 사람의 삶을 잠시 살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될 수 있다. 다른 젠더, 인종, 경제적 계급이 되는 게 어떤 느낌인지, 다른 시대에 사는 게, 다른 믿음을 갖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
라고 설명했다. 디자이너가 이해해야하는 수 많은 관점은 영화 감상을 통해 일정 부분 해결 할 수 있다. 좋은 영화는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게 해준다. 하지만 영화는 삶과 달라 연출이 되어있기 때문에 그 차이도 분명히 있다. 그래도 다른 사람의 인생을 2–3시간으로 살아본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일인가? 나는 앞으로도 더욱 더 영화 보는 일을 사랑 할 것이다. 사실 이런 역할을 하는 장치들은 나에게 중요하다. 그런 장치로 영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 다큐멘터리, 인터뷰, 소설읽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기회가 되면 다른 영감의 원천들이 어떻게 나의 디자이너 역량에 영향을 끼쳤는지 글로 써보아야겠다.
영화는 종합 예술 이어서 미술,음악,영상,인물,시나리오 등 그 모든 요소의 컨셉이 일맥상통해야 멋지게 느껴진다. 영화보기는 사람을 이해하는 관점 뿐이 아니라 복합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연결하는 좋은 디자인 공부 자료가 된다.
@Story copyrights reserved by POTATOHA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