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베이징 만두의 향연

by 감자 엄마


만두는 중국인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감자 가족의 「베이징 노포 미식 산책」에서 첫 번째 미션도 만두 노포 순례였다. 수백 가지가 넘는 만두의 종류 중 무엇부터 맛보아야 할까?


중국의 만두는 교자, 포자, 샤오마이, 훈툰 등으로 대략이나마 구별할 수 있다. 교자는 얇은 만두피에 고기, 채소 등을 넣어 반달 모양으로 빚은 전통 만두이다. 우리나라의 만두와 비슷하다. 포자(빠오즈)는 두꺼운 만두피에 속재료를 넣어 쪄낸 빵 형태의 만두이다. 돼지고기를 속재료로 사용한 고기 빠오즈, 육즙이 가득한 만두인 꽌탕 빠오즈 등이 있다. 샤오마이는 꽃 모양으로 빚은 만두이다. 훈툰은 국물에 끌여 먹는 만두. 딤섬은 한 입에 막을 수 있는 간식을 뜻하며 만두, 찐빵, 롤, 튀김 등 종류만도 수백 가지이다. 만두와 패스트리 등을 대나무로 만든 찜통 위에 놓고 찌는 요리를 총칭한다.


만두 노포도 만두 종류만큼 수없이 많았지만 대표적인 곳으로 도일처(두이추), 경풍포자관(칭펑빠오즈푸), 금정헌(진딩쉬안)을 골랐다.


건륭제를 반하게 한 도일처 꽃만두

도일처(두이추, 都一處)는 1738년 청 건륭황제 3년 때 창업된 베이징의 꽃만두 명가이다. 무려 280여년이 넘은 노포이다. 산서성 출신의 왕서복이 처음에는 술과 안주를 파는 주점 형태로 운영했고, 샤오마이를 곁들여 내놓았다. 그런데 1752년 (건륭17년) 건륭제가 섣달 그믐날 미복 시찰을 나갔을 때의 일이다. 중국의 섣달 그믐날은 상점, 식당도 일찌감치 문을 닫고 가족끼리 모여 보내는 날이었다. 허기를 달랠 식당을 찾지 못하던 건륭제 일행의 앞에 작고 허름한 가게가 유일하게 영업 중이었다. 이곳에서 샤오마이를 맛있게 먹고 궁으로 돌아간 건륭제는 ‘성 안의 유일한 곳’이라는 뜻을 담은 ‘도일처’라는 편액을 지어 식당 주인에게 하사한다. 이는 도일처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되어 지금까지 내려온다. 도일처 앞에는 건륭제와 신하, 식당 주인 등이 편액을 주고 받는 스토리텔링을 담은 청동 동상들도 서 있다.

도일처의 샤오마이(꽃만두).jpg

도일처 샤오마이(꽃만두)


도일처 샤오마이는 이렇게 ‘황제가 인정한 만두’로 명성을 얻게 된다. 청말과 민국 시기에 베이징 문인, 관료 상인들이 도일처를 자주 찾으면서 베이징 샤오마이는 곧 도일처라는 명성을 얻게 된다. 맛과 기술적 완성도로 인기가 있었고, 여기에 건륭 황제의 일화가 더해져 베이징 대표 샤오마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다.


도일처의 꽃만두와 좁쌀죽.jpg
도일처의 꽃만두.jpg


도일처의 샤오마이는 피가 얇고 투명하면서도 찢어지지 않고, 속이 꽉 차 있으며, 모양이 꽃처럼 펼쳐지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샤오마이는 새우, 게살, 돼지고기, 양파 등을 소로 넣은 만두의 일종으로 피가 매우 얇고 그 윗 꼭지를 배추 머리처럼 처리한 것이 다른 만두와 다른 점이다.


시진핑이 다녀간 만두 명가, 경풍포자관

1948년에 창업한 경풍포자관(칭펑빠오즈푸, 慶風包子館)은 중국의 국가 주석 시진핑이 다녀간 후에 대박 난 만두가게이다. 2013년 12월 28일 시진핑은 베이징 웨탄 공원 부근의 경풍포자관에 와서 시민들과 함께 줄서서 식판을 들고 만두와 돼지간 볶음을 먹고 간다. 시민들과 함께 줄 서고 식판을 들고 식탁에 앉아 격의 없는 친민(親民) 행보를 펼친 것이다. 경풍포자관은 현재 350여개의 체인점 외에 만두 연구소, 문화센터, 학원을 운영한다.


경풍포자관.jpg

경풍포자관 전경


경풍포자관 꽌탕빠오즈.jpg

경풍포자관의 빠오즈와 꽌탕 빠오즈


감자 가족은 경풍포자관을 찾다 대나무 찜기에 쪄서 나오는 「빠오즈」와 육즙이 가득 한 국물 만두인 「꽌탕 빠오즈」를 주문했다. 주먹만큼 큰 만두인 꽌탕 빠오즈는 고기소뿐만 아니라 육즙이 가득 들어있어 빨대를 꽂은 채 나온다. 빨대로 즙을 마시고 나서 나머지를 먹는다.


딤섬의 명가, 금정헌

베이징의 금정헌(진딩쉬안)은 광둥식 딤섬을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 체인이다. 베이징 차오양구에 위치한 4층 규모의 식당으로 마치 중국 사찰 같은 외관과 쾌적하고 전통적인 실내 분위기를 자랑한다. 1993년에 베이징 최초로 24시간 운영 식당으로 창립돼 야간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곳으로 자리매김해 중년 남자들이 갈 곳은 금정헌 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딤섬 외에도 광둥식 볶음 요리, 탕, 소스류 요리, 국수, 과자류 등 다양한 요리를 제공한다.


'딤섬'은 '가볍게 즐기는 음식'이라는 의미로 광둥 지방의 차문화와 결합해 발전했다. 베이징의 금정헌은 광둥식 딤섬을 북경식으로 변주하여 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광둥 지역의 차문화와 함께 발달한 작은 요리들로 다양한 한 입 크기의 음식들 전체를 가리킨다. 하가우(새우 딤섬), 샤오마이(고기 딤섬) 등이 있다. 맛 종류는 짭짤한 것, 달콤한 것, 튀김, 찐 것, 구운 것 등 다양하다.


금정헌의 하가우(새우 딤섬)



금정헌 통새우 샤오마이.jpg 금정헌의 통새우 샤오마이

감자 가족은 작은 대나무 바구니에 담겨 나오는 하가우(새우 딤섬), 그리고 통새우 샤오마이를 맛보았다. 그 외 상인이 음식통 두 개가 달린 지게를 어깨에 메고 다니며 팔던 국수인 탄탄몐(탄탄은 짊어지다는 뜻), 돼지고기 야채 볶음밥도 주문했다. 하가우는 얇고 투명한 피 속에 통통한 새우가 들어있어 식감은 탱글하고 담백하면서도 감칠 맛이 강했다. 샤오마이에는 통새우 한 마리가 얇은 피 속에 감싸여 있어 푸짐한 맛을 냈다.


1755924746310.jpg


1755924760120.jpg


우리는 딤섬에 곁들여서 탄탄몐과 돼지고기 야채 볶음밥을 맛보았다. 탄탄몐은 쓰촨(사천)에서유래한 면 요리인데, 금정헌은 정통 쓰촨풍을 기본으로 하되 베이징 사람들 입맛에 맞춰 조금 부드럽게 만들었다. 쓰촨식 탄탄몐보다 맵기는 덜하고 고소하고 진한 맛이 강조된다. 고명으로는 잘 볶은 다진 돼지고기, 송송 썬 파, 다진 땅콩등이 곁들여져 식감을 살린다. 돼지고기 볶음밥은 굴 소스를 사용해 검은 색갈을 띠었다. 맛은 고소하고 쫀득한 최상의 볶음밥이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중국 음식 외교의 주인공, 북경 오리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