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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뷔페에서 아침을

by 감자 엄마

베이징에서의 첫날 아침, 발길 닿는 대로 나섰다. 유난히 북적대는 곳을 발견했다. 중국만의 아침식사 진풍경이 펼쳐진 아침 전문 뷔페식당이었다. 사람들로 가득 찼고 소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우리 가족은 쟁반을 들고 서로 부딪쳐가며 줄을 서서 원하는 음식을 하나씩 집었다. 줄 끝에 가서는 음식 값을 계산했다. 돌아서면 각종 소스와 밑반찬 코너가 있었고 이곳을 거쳐 간신히 자리를 잡아 식사를 했다. 정신이 쏙 빠지게 시끌시끌했다. 중국이라는 대국의 역동성을 아침 뷔페식당에서 생생하게 체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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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아침 뷔페 식당


우리 식구는 유탸오와 빠오즈(포자), 소시지, 좁쌀죽, 훈툰(물만둣국)을 골랐다. 유탸오는 저장성 항저우 지방에서 유래한 중국식 꽈배기이다. 중국 전역에서 가장 대중적인 아침 메뉴 중 하나이다. 도넛이나 꽈배기 비슷한 쫄깃한 식감을 가졌지만 설탕을 넣지 않아 단맛이 거의 없고, 바삭하면서 속은 비어 있어 담백하다. 유탸오는 따뜻한 두유나 우유에 찍어 먹거나 죽과 같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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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툰(물만둣국)도 주로 아침식사, 간식, 가벼운 식사로 먹는 음식이다. 얇은 피에 새우나 돼지고기, 채소 등으로 속을 넣고 만들어 닭 육수나 해물 육수 등 맑고 담백한 국물에 끓여 먹는다. 중국에서 물만둣국 하면 보통 훈툰과 수이자오가 대표적이다. 훈툰은 남방(특히 광둥, 상하이, 홍콩)에서 많이 먹고 수이자오는 북방(특히 베이징, 산둥, 동북 3성)에서 주로 먹는다. 훈툰은 작고 얇은 만두가 맑은 국물에 떠 있는 가벼운 요리인 반면에 수이자오는 두꺼운 피에 고기와 채소를 다양하게 소를 넣어 국물 없이 먹거나 맑은 탕에 넣어 먹는 든든한 만두 요리이다. 맑은 국물에 김과 고수를 듬북 얹은 훈툰은 물만두가 스르륵 목 안으로 흘러들어 가는 듯한 편안함이 있었다. 좁쌀 죽은 유탸오나 소시지, 훈툰, 빠오즈 등의 맛을 개운하게 정화해 주었다.


아침뷔페(훈툰 물만둣국).jpg 훈툰(물만둣국)

건강식으로 아침을 활기차게 시작하는 중국인들, 그 시끄러움은 하루 온종일 지속되는 것 같았다. 하루 내내 꿈틀대는 그 소음은 정이 가지 않았지만 아침 식당의 활기찬 소음과 독특한 음식 맛은 힘을 북돋워주었다. 이것이야말로 대국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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