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04
벽돌시리즈 백 사번째
모 멤버가 내년 트렌드에 육각형 인간이란 키워드가 있다 하며 소개했다. 그가 이야기하길 책에서 말 그대로 전 범위에 걸친 유능한 하이브리드 인간이 각광을 받을 것이란 내용을 보았다고 한다. 하나에 결실을 맺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길 원하는 인물상에 대해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즉 갓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선망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과연 건강한 현상이라 생각하는가?
연마다 발간되는 연금과도 같은 트렌드 책과 저자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설명은 좋지만 매년마다 일어나는 각 현상들이 마치 뚝딱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고려해야 할 점을 간과할 수 있어서다. 책을 안 읽어서 뭐라 할 순 없지만 가끔 언급되는 그 책이 주는 느낌은 내겐 그러하다. 여하튼 육각형인간. 하이브리드 인간에 대해 다들 선망하고 좋아한다. 이왕이면 여러 플레이에 능하면 보기도 좋다.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단점이 없는 사람은 장점도 거의 없다." 미국 대통령 링컨이 했던 말이 가장 공감이 간다. 사실 여기에 부가 설명을 굳이 안 해도 될 것 같다. 갓생이란 하면 외모, 능력, 관계,재산 등등 모든 분야에서 올라운더 팔방미인을 생각하게 되지만 정작 들여다보면 그 육각형이란 것이 사실 파이가 굉장히 작은 육각형이다. 비교하기 좋아하고 자랑하기 좋아하는 요즘 사회에서 비교의 잣대로 들어가면 육각형 크기가 형편없는 경우가 생긴다.
그냥 별다른 설명 필요 없이 애초에 우리 개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모든 이에게 평등한 시간이라는 자원은 각자 어떻게 쓰기에 따라 다르지만 만약 벌려 놓은 일들이 많다면 주어진 시간에 이 모든 것을 관리하거나 키우는 데 있어 한쪽에만 몰빵 하거나 얼마 되지 않은 몇 개 정도에 집중하는 사람들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다재다능하나 어느 하나 특출 난 것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속으로는 "향기 없는 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질투가 나는 심정도 있고 부러움도 내포될 수 있는 평가지만 그렇다고 그런 사람처럼 따라 살고 싶지는 않다. 그런 기회가 와도 솔직히 나는 별로다. 어쩌면 계층이 고착화된 사회에서 올라운더는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토대로 생각할 수 있지만 결정적인 찌르기가 없는 능력은 어떻게 보면 데미안처럼 알을 깨고 나오기 힘든 것 같다.
공장에서 뚝딱 나오는 기계처럼 모든 이의 욕망이 투영된 사회의 기준 속에 부합하고자 그 흐름에 따라 사는 것은 각자의 자유지만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사람얼굴만큼 각자의 삶은 다 다르다. 어느 쪽으로 살든 본인이 좋으면 장땡이지만 사회에 부합한 인재상이 되고자 한다면 너무 단기적인 생각으로 현재의 능력을 기르는 게 아닌가 싶다.
즉 유행에 눈이 멀어 탕후루처럼 그쪽으로 쏠려 몰두하는데 다들 알다시피 몇 년 전의 유행을 다들 기억하는 가? 유행이 순식간에 식는 것을 보노라면 현재 보이는 것들에 혹해 준비하는 것이 과연 올라운드의 삶에 장점 중 하나인 안정성에 부합할 수 있을까?
뭐라 하든 말든 진득하게 본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대로 계속 파고 또 파고 하다 보면 어느샌가 스페셜리스트가 되어간다. 그러면 결국 나중에는 흔해빠진 올라운드들 속에서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냉정한 사회에서 픽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괜히 대기만성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니듯이 현재의 불안함과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자격증의 바닷속에서 허우적 댈 때 일단은 자기만의 색깔을 분명히 정의하고 나가야 나중에 연탄이나 성냥같은 사양산업처럼 실컷 노력했는데 정작 대세가 아니여서 알아봐 주지 않는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독립성과 만족감은 분명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