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0
벽돌 시리즈 열 번째.
요즘은 빈 수레가 너무 많다. SNS와 대인관계에서 본인에 대해 너무나 부풀리고 자랑하는 현상들이 차고 넘친다. 샤X 가방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 서 있다 매장 오픈하자마자 달려가는 사람들, 자동차와 시계 그리고 거기 있을 필요가 없는 돈더미를 자랑하는 사진까지. 쌩쇼한다라고 나는 생각했지만 나도 이미 그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 아니 모든 사람이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형적인, 보이는 모습. 아름다운 몸매나 건실한 근육 그리고 명소와 저택등 자랑할 거 태반인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 말고도 또 다른 빈 수레가 있다. 바로 무형적인 허세와 허영심
지식자랑, 혹은 도덕적 우위에 빠진 자만심이 대표적이다. 가진 것은 없어도 나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대중과 자기는 분리된 것 마냥 지식을 뽐내며 사실은 이렇다고 자랑하는 사람들, 또는 어떤 정치적,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판사라도 된 것 마냥 어떤 것은 선이고 어떤 것은 악이다라며 단정 지으며, 타자와 자신을 분리하며 우월감에 빠진 사람들. 재미난 건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모든 사람들은 각자 뭔가 잘난 게 있으면 질투하고 부러워한다 또 내색하지 않는다. 그러면 반대쪽에선 "질투 나서 오기로 외면하네 ㅋㅋ"이라며 더 자랑하고 다닌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들에 대해 마냥 나쁘고 지양해야 하냐는 생각에 대해 나는 점점 내려놓으려 한다. 나 조차도 자랑하고 싶고 질투하는 존재이며 열등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빈 수레가 나쁜 건 아니다는 생각. 사람들이 움직일 수 있는 동력원이 되고 삶의 활기를 넣어준다면 그 누가 뭐라 해도 폼생폼사인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만큼 욕먹을 각오도 온전히 자기 책임이어야 진정한 폼생폼사 아니겠는가? 주객전도가 되어서 어느새 명품백 사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되어버린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빈수레를 끄는 것보다는 자기가 먼저 그 빈수레에 들어가 온전히 나 자신을 담아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나를 담고 가끔 자랑도 하고 가끔 허세 부리듯 카페에 나가 베스트셀러 읽으며 있어 보이는 척하는 것. 그게 사람인 것이다. 그렇게라도 뭔가 자랑이나 침소봉대하는 것으로 자기 자신이 그 맛(?)에 성장할 수 있다면 그거 또한 나름 좋은 방법일 수 있단 생각이 든다. 글 쓰는 것도 사람들이 알아봐 주고 공감해 주면 괜히 기분이 좋아서 더 쓰려고 하는 것처럼. 빈수레든 아니든 자기가 성장할 수 있거나 극복할 수 있다면 건전하게 사용한다면 그 사람이 진짜 폼에 미친 멋진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