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여정 126화

장편소설 빛의 여정 126화 / 12장 첫번째, 시험

by 포텐조

장편소설 빛의 여정 126화 / 12장 첫번째,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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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부터의 빛이 아닌 땅으로부터의 빛. 증인들은 세상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처럼 어찌 땅 속에서 빛이 튀어나와 하늘로 향해 뻗어나가는 지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로이딘의 주문을 보게 되었고 첫 번째 시험은 통과였다. 이제 두번째 시험을 맞이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물을 마시고 잠시 쉬었다. 목이 아팠고 방금 전의 두려움 때문에 몸도 덩달아 상한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와중에 3대 1의 전투를 치뤄야만 한다니. 로이딘이 궁금한 것이 있어 돈테에게 물었다.


"저는 무조건 방어만 해야 합니까? 지쳐 나가 떨어질 때까지 버티기만 해야 하나요?"

돈테는 증인들과 같이 몸을 풀고 있다가 로이딘의 질문에 고개를 돌렸다. 그는 자신의 철퇴를 한 손에 든 채 달그닥 거리는 투구를 쓴 채 답했다.

"공격을 할 수 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를 물러서게 하는 것만이 유효하네. 만약 너의 도끼날이 우리의 연약한 점토에 닿는다면 우리는 장작 쪼개듯이 점토가 갈라질거야. 다행히 죽지는 않겠지만 너는 한번의 실패와 함께 기회를 날리는 거야"

로이딘은 한숨을 쉬었다.


돈테가 이어 말했다.

"또한 우리가 들고 있는 무기는 실전용이야. 그러므로 자네는 베일수도 찔리수도 있어서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우리가 최대한 급소를 피해서 공격은 하겠지만 눈 먼 공격 때문에 보장을 못해. 그러므로 이 시험으로 사망한 시험자도 있다네. 이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자네는 두번째 시험을 치루는 것에 동의하겠는 가?"

시험을 치루지 못하면 영원히 갇혀 있게 되는 로이딘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동의했다.

"예, 동의합니다."


그의 육체가 과연 버텨줄런 지 의문이었다. 그러든가 말든가 돈테는 방 안에 있던 침대로 가서 밑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냈다. 방패였다. 오랜 흔적이 느껴지는 방패를 로이딘에게 건네주었다. 로이딘은 방패를 받고 방패의 상태를 살폈다. 지난 수많은 시험자들이 들었던 것으로 보이는 원형 방패는 공격과 세월을 견딘 채 앞 면에 무수한 흠집과 찍힘이 있었다. 결대로 쪼개지지 않도록 철로 만든 방패의 금속 테두리는 찌그러져 있었다. 흐릿하지만 지워지지 않은 피데라시스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어 로이딘에게 투구가 없자 돈테는 자신이 쓰고 있던 투구를 벗었다. 머리가 드러난 돈테는 앳된 남성이였으며 로이딘보다 어려보였다. 귀로 들리던 돈테의 목소리가 나이든 것 같았는데 왜 그런지 싶었다. 이내 투구를 벗은 돈테의 목소리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덜렁거리던 투구는 입까지 가려져 있었고 덕분에 돈테의 나이를 높게 잡고 있었던 것이다. 돈테가 투구를 건네주었고 로이딘은 받고만 있었다. 돈테가 몇 년 혹은 몇 십년은 쓰고 있었던 투구를 쓰기에는 난감했다. 침이 튀었거나 땀에 젖었거나 등등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머뭇거리는 로이딘을 보고 돈테가 말했다.

"유일한 투구야. 그걸 쓰지 않고 머리를 향한 공격은 어떻게 버틸려고?"

하는 수 없이 꾹 눌러 썼다. 다행히 로이딘에 알맞은 크기였다.


방패와 투구까지 모두 쓴 로이딘은 갑옷을 입고 있었으므로 그가 시작하기를 원한다면 증인들은 방 안에 배치된 모든 사물을 날려버리면서 오직 로이딘을 향해 공격을 퍼부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투구 안의 로이딘은 좁아진 시야로 판단하며 방어하고 침착하게 자신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그들이 지쳐 나가 떨어질 때까지 견뎌내야 했다. 그는 오른 손에 쥔 도끼를 잠시 내려다 보았다. "피데인티" 주문 글귀가 새겨진 진달라가 만들어 준 도끼. 그것만큼은 끄덕없는 상태로 손에 쥐어져 있었다. 이 때문에 안심이 된 건지 로이딘이 곧바로 시작하자 말했다. 증인들은 두번째 시험을 위해 로이딘을 중앙에 놓고 자신들은 삼각형을 이루며 에워 싸 공격을 준비했다.


중앙에 있는 남성이 외쳤다.

"카카다아쿠누...푸티라!"

함성과 함께 공격이 시작되었다. 로이딘은 사방에서 창과 검과 철퇴를 방패로 방어하면서 자신의 갑옷으로 흘러들어오는 공격을 최대한 약하게 받을 수 있게끔 기민하게 움직여야 했다. 갑옷이 제 아무리 창칼을 막아준다하여도 어느 순간 누적이 된 충격은 결국 갑옷의 흠집을 넘어 틈새를 열 것이며 곧바로 로이딘의 살갖을 외부로 노출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피 흘림과 사망은 순식간에 일어날 시간 문제였다. 이 위험한 시험에서 방어하면서도 일시적인 적이 된 증인들 3명을 무력화 시키거나 탈진시켜야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증인 여성의 창 날이 로이딘의 방패를 찔렀다. 증인 남성의 양손 검 날이 로이딘의 상체를 향해 휘둘렀지만 그가 피했다. 돈테가 철퇴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으려 했으나 창 날을 막으면서 동시에 머리를 급히 빼서 몸을 돌려 피해나갔다. 그의 앞에 두 명이 공격해오면 뒤로 피하려다 나머지 한 명이 뒤에서 기습을 했다. 로이딘은 자신을 불리하게 만드는 위치를 유리하게 잡기 위해 발을 움직이며 뒤에 있는 한 명이 자신의 앞으로 오게 하여 시야에 모든 적들이 들어오게 하려 했다. 허나 그건 쉽지 않았고 앞에 있던 남성과 여성이 검과 창으로 돌격해오므로 스텝이 꼬여 옆으로 피해야만 했다. 그걸 놓치지 않고 돈테는 로이딘의 뒤로 움직여 그가 자신의 사정거리로 오기를 기다렸다.


이번에는 돈테의 철퇴가 뒤에서 날라오자 피하며 방패로 돈테를 밀쳤다. 그리고선 돈테가 서 있던 위치에 로이딘이 자리를 잡고는 달려오는 증인들의 공격을 방패로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점차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고 거친 숨소리들이 로이딘과 증인들 모두에게서 나왔다. 창 날이 다시 한번 로이딘의 방패를 넘어 잽싸게 들어올 때 피하던 로이딘의 투구가 돈테가 휘두른 철퇴의 끝에 맞게 되었다. 로이딘의 단말마와 함께 머리가 크게 흔들렸다. 돈테가 약간 걱정스러운 지 물었다.

"괜찮나?"

머리가 울리는 로이딘은 두 눈을 고통스러워 감았고 두통에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어지로웠다. 그는 방 안이 뭔가 노랗게 보였고 힘 없이 이내 곧 쓰러졌다.



127화에서 계속...

"때가 차매 그 빛이 다시 솟아나리라"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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