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누가 키워?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23

by 포텐조

벽돌시리즈 백이십 삼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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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무사히 모임을 진행하고 왔다. 여러 이야기들이 쏟아졌는데, 다만 찜질방인 줄 알았다. 카페에서 난방을 신나게 해 주신 덕에 옷이 필요 없을 정도로 덥게 시간을 보냈다. 직장을 다니는 대다수의 멤버들, 아니 어쩌면 모든 이가 한탄할만한 주제인 월급이야기가 나왔다. 물가는 상승하는데 그에 비해 월급은 쥐똥만큼 오르는 것이 불만을 넘어 가슴이 아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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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한 멤버 중 한 명은 물가가 10프로 정도 상승했는데 우리 월급은 2프로 올라서 실질적으로 손해라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았다. 맞는 말이다. 오히려 월급이 깎인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이런 거시적인 현상에 어디 털어놓을 데는 없고 말 함부로 했다간 집중공격받는 커뮤니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만큼 우리 모임 분위기가 편하다고 생각해서 다행이다.


역차별과 같은 이야기도 들려왔다. 공무원입장에서 혹은 교원입장에서 무능한 이미지 혹은 체벌 선생님의 이미지는 여전하고 그것을 고치는 과정에서 교권 붕괴가 일어나 교원들을 지지해주기는 하지만 역역차별까지 생기는 갈등현장에서 참 골치가 아플 거라는 생각도 든다. 몇몇 분들은 공적 업무의 직장인들은 세금 탓을 하며 위에서는 개선할 생각은 안 하고 주변사람들은 무능이다, 민원넣겠다뭐니 해서 샌드위치에 끼인 입장이라난감하다.


결국 현장에서 진실은 나온다. 백날 떠들어봤자 실제로 반영이 되었는지 본다 하면 매년마다 "개선하자", "슬로건 달리하자" 하면서 직장문화도 혁신, 개혁, 쇄신 외치며 해봐도 발이 안 움직이면 소용없는 것이다. 나는 비단 월급도 문제지만 작금의 문화 혹은 인식환경이 가장 핵심적이지 않나 싶다. 그러면 덩달아 월급도 조정이 되는 것이니까. 문제의 인식에 따른 여론의 심각성에 결국 고쳐나가는 것이고 뒷심을 감당할 만한 자연스러운 문화나 환경이 없다면 제 아무리 "돈 줄게 출산하라"가 먹히지 않는 것도 결국 이와 동일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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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문제에 대한 토로 그 이상을 넘어 여하튼 공감대가 있고 누구나 다 힘든 상태인 것을 볼 때 경각심을 가지게 된다. 혹은 그냥 미디어에서 떠도는 아니면 책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사회이슈이며 괴리가 있지 않나 하는 것도 막상 들어보면 들어맞는다. 물론 공기업, 공무원, 사기업이든 모두가 직원 입장에서, 월급을 받는 입장에서의 이야기다.


반대로 사업하시는 대표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죽어난다. 오히려 코로나 때보다 경기가 더 안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아했는데 특정 산업 한정으로 봐서 경기가 살아났다고 보는 것이지 자영업 입장에선 고충이 여전한 것이다. 사실 나는 아직 학생이다 보니 취업이나 마땅한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아서 옆에 같이 있던 대학생 두 명과 입장이 동일했고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사기가 점점 내려가고 같이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취업을 했으니 이제 좀 괜찮나 싶어도 산 넘어 산이라고, 아니 그 이전에 취업준비도 힘든 와중에 오늘 대학생 두 분은 졸업반이라 어느 정도 직장인들의 고충을 알고 있어도 이렇게까지 힘든 줄은 몰랐나 보다. 나도 그렇다. 다만 그렇다고 쟁기를 놀 수는 없는 입장이다. 막말로 그럼 "소는 누가 키워?"라는 이야기와 경제적인 문제를 탓하면서도 할 수밖에 없으니 즉 까라면 까야하는 입장이다.


쟁기를 붙잡고는 있지만 언제든 다른 곳에 갈 준비를 하는 요즘 우리들이 왜 이직률이 높고 취업 철새, 비정규직으로 그냥 살아간다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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