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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Feb 01. 2024

질이냐 양이냐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169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백육십 구 번째


가끔 질인지 양인지 고민해 볼 때가 있다. 물건이 많은 게 좋은지 아니면 좋은 물건 몇 개만 있는 게 좋은지 말이다. 쉽게 말해 중국제 여러 개를 쓰느냐 아니면 독일제나 일제 꺼 하나만 쓰느냐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비단 물건의 영역으로만 따지는 건 또 아니다. 사람 간의 관계나 아니면 본인의 역량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주변 사람이 많은 좋은지 아니면 찐친 몇 명 있는 게 나은지, 노력도 마찬가지. 어쩌면 우물만 파라는 메시지 일수도 있지만 결이 다르다. 오로지 집중만 1시간만 하느냐 휴식도 하며 2,3시간씩 하느냐 등등 말이다.



때에 따라 입장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단순 소비재를 사야 한다면 양이 우선일 테고 오랫동안 쓸 수 있는 것이라면 질이 우선일 것이다. 관계에서도 내향적인 사람들은 소수의 몇 명과 친하길 원할테고 외향적인 사람들은 두루두루 발이 넓게끔 사귀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영역에서 예전에 나는 소수정예를 추구해 왔던 것 같다. 인간관계도 방향성도 말이다.


질과 양으로만 따지는 것은 너무 단순한 이분법일지 모르지만 그냥 재미 삼아 해 본다면 여러분은 어떠신가?

생각을 해보니 질이고 양이고 따지기 전에 순서라는 게 먼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양이 먼저이고 그 후로 질이 따라온다는 생각. 많이 맞아본 사람이 잘 안다는 말이 있듯이 많이 겪어보고 많이 해봐야 퀄리티도 올라가는 것 같다. 어쩌면 노력도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무슨 소리냐 화살이 몇 개 없는데 한 곳에만 집중해야지"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 또한 결이 다르고 내막은 다를 수 있다. 먼저 집중하기 위해서는 어떤 걸 선택할 지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다. 또 주어진 것이 별로 없는 처음 단계에서 방향이 보이면 그것만 파야한다는 소리이겠지만 다음단계에서는 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한 우물만 판다는 이야기가 무엇인가? 주야장천 그것만 파겠다는 이야기인데 이 말은 달리 표현하면 무진장 많이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양속의 질이 있고 질속의 양이 때에 따라 방식이 달라진다.


나만 그런 건지는 몰라도 접근 방식에 있어서 여러 번 하는 것, 반복하는 것,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에 대해 요즘은 가성비를 많이 따지다 보니 최대한 질을 뽑아내기 위한 어떤 선호가 있기에 상대적으로 양에 대한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만원이 있다 치면 만원으로 비교하여 최고로 품질이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뭐 다 그렇다는 건 아니고 "양 많은 게 최고다"가 가성비로 불리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무시하던 중국산이 제 아무리 짝퉁과 넘쳐나는 공급이 판을 친다 비웃어도 결국 중국은 미국이 삐끗하던 시기에 어마무시한 G2국가가 되어버렸다. 양으로 승부하던 세계의 공장은 어느새 반도체를 만들어내려 하고 군사력을 키우고 있는 현재, 양이 곧 질이 되는 사롈 보게 된다.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 나 스스로도 그렇다. 지금 가진 건 별거 없다 해서 그걸 핑계로 질로 승부하겠다고 1시간 집중해서 공부하는 게 사실 2,3시간 휴식하며 공부하는 거랑 별반 다르지 않아 스스로 집중을 너무 해서 1시간만 하자라고 끝내는 건 어떻게 보면 자기의 신뢰를 깎아 먹는 판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소수의 친구들에게 집중하겠다고 하면서 정작 발 넓은 사람들의 처세보다 못하는 경우라면 과연 이게 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인가도 문제다.


그래서 이를 해결해 줄 방법은 경험으로 오류와 실패를 많이 경험해 봐야 어떤 게 맞는지 알아가는 것 같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말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추상적이기도 하고 실패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리고 실패하고 싶지도 않아서 그렇다. 그런데 양이 곧 질의 어머니다라고 생각해 보면 맞는 거 같기도 하다. 많이 해봐야 실력도 느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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