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텐조 Feb 05. 2024

내 친척의 삼촌의 조카의 며느리에 큰아버지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173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백칠십 삼 번째

풍수지리는 아니지만 공간의 중요성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심리학 분과가 있길래 놀라웠다. 하긴 간학문적 세상이니 어떤 학문이 폐쇄적이며 막혀있고 학제 간의 연결이 되어있지 않다면 학문으로서의 수명이 다한 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가끔 특정 학문의 자부심을 가지는 교수들이 있는데 자부심을 가지것까진 좋으나 자칫 폐쇄적이고 우월하단 관점으로 다른 학문과 비교한다면 막말로 교수로서 글러먹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면도 있긴 할 것이다. 아무래도 "아니 우리 에서 몇 년간 고생 끝에 얻어낸 아이디어를 왜 너네가 훔쳐가?" 연구실적이 도둑맞았다는 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자기네 학문의 피인용수가 많다해서 깔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심리학이 인문계열에겐 비인간적이라 까이고 자연과학에선 어디 "과학"자를 함부로 같다 붙이느냐고 까이는 경우가 많다. 샌드위치가 되어서 이도저도 못한 경우가 있다. 특히 이공계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런데 자기네들도 열심히 가져다 쓰거나 그럴듯하게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정작 깔 때는 한쪽은 사이비니 한쪽은 정 없는 학문이니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심리학은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학문이다. 사실 모든 학문이 인간을 위한, 인간 자체를 다루다 보니 제 아무리 양자물리를 가르친다 해도 어느 순간 심리학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인 순수 이론쪽 분야가 아닌 이상에서야.


자연과학계열 특히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공계열도 "응용"이 들어가는 순간 심리학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결국 자연과학도 써먹어야 빛을 발하는데 써먹는 주체가 누구인가? 결국 인간이다. 로봇을 다루는 것은 인간이고 바이러스를 다루는 것도 인간이기에 결국 인간을 중점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 분야가 있다.



행동경제학이라고 불리는 그것이다. 구체적으로 행동경제학에 대해 살펴보지 않았지만 대략 인간 행동을 탐구하게 되고 특성을 이용해 왜 사람들이 경제현상에 특정 패턴을 보이는지 설명하는 학문이라고 알고 있다.

여하튼 심리학이 가교역할을 하면서 온갖 것에 심리가 붙여질 수 있다. 뇌생물학이나 인공지능도 이미 심리학과 연결되어 있어 정말 대중적이면서도 정말 매니악하기도 한 스펙트럼이 대단히 넓은 학문이 심리학이다.


그래서 심리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한자리에 데려다 놓는다 치더라도 서로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며 무슨 처음 듣는 용어와 이론을 나열하는지 모를 수 있다고 생각해 본다. 심리철학자가 이공계열에 있는 경우가 많기도 하지만 굳이 나눠서 본다면 서로 양 극단에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게 되면 꽤나 재밌을 거라 생각한다. "헌팅턴 병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네? UX(컴퓨터공학계열 사용자경험) 연구하고 있는데요?"


심리학이 주인공이다라고 주장하는 건 아니며 무조건 기여하고 있다고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간학문적 연구는 서로 결국 영향을 계속 주고받으며 성장한다. 의학과 화학, 생물학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심리학은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정치외교학이 인간 그리고 사회가 왜 그런 식으로 행동하고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면 거시적인 정신건강을 위한 복지 정책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