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172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백칠십 이 번째
갑자기 떠오르는 이슈들에 대해 찾아서 살펴보면 요즘은 다들 PR 하는 시대인만큼 워낙 다양한 의견들이 공존한다. 하지만 상업적인 이유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가지고 호도하는 경우는 특히 지식, 권위를 이용하여 진리인양 호도하는 경우가 언제나 그래왔지만 이번에도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등장하길래 복습하는 차원에서 다시 써본다. 내가 작년에 과제 발표를 했을 때도 도파민 이슈가 있었다.
안 그래도 입이 근질근질하던 차에 도파민 파트를 내가 발표하게 되어 대학원 인지심리학 시간 때에 그 부분을 다루었다. 누구나 알듯 말듯한 도파민에 관해서.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이다. 이 기본적인 개념을 다들 간과하거나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은 어떤 기능을 하느냐에 따라 역할이 달라진다는 점을 볼 때 쉽게 생각해 적어도 내가 이해하기에는 중개상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요즘 유튜버나 어떤 책들이 주장하는 도파민 중독이나 도파민 디톡스 같은 개념들에 대해 엠비티아이처럼 남발하고 있어서 살짝 화가 난다. 또 말하지만 도파민은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요소인데 마치 이를 부정하거나 죄악시하는 느낌이 들어서 이 부분을 짚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파민 디톡스 혹은 도파민 중독이라는 개념은 검증이 되지 않았거니와 학계 내에서 유의미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느낌이다. 탄수화물 너무 많이 먹으면 안 좋아요 같은 느낌. 탄수화물 많이 먹으면 살찌니까 탄수화물은 나빠요 그러니까 탄수화물 먹지 마세요 같은 느낌. 누군가 이야기하듯 도파민도 적당히 분비되고 정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그 수준을 나는 배우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도파민의 기능은 인간이 움직이는 동기에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 발표당시 내가 이야기했던 연구는 2002년의 살라모네의 도파민 쥐 실험이다.
도파민 길항제를 투여받은 쥐들은 앞에 놓인 사료보다 설탕 알갱이를 대조군의 쥐들보다 더 선호를 하고 먹기 위해 지렛대 버튼을 누르기 위해 힘쓴다. 이 말은 도파민이 고갈된 동물은 앞에 놓인 먹이들은 먹긴 하나 애써 굳이 노력하지 않는다라고 볼 수 있다. 도파민이 감소된 동물들은 일하지 않고 낮은 퀄리티의 먹이를 보상받아도 애써 동기화되지 않는 결과를 볼 수가 있다.
2008년 실험에서도 태생부터 도파민이 생성이 안 되는 쥐들은 먹이를 찾지를 않아서 바로 앞에 가져다 놓아도 먹지 않고 한 달 안에 굶어 죽는 실험도 있다. 도파민의 유인 현저성 가설을 설명하기 위한 일련의 실험들인데 예전에 스탠퍼드 감옥 실험이나 급진적이고 비윤리적인 인간 실험은 연구윤리나 절차가 당시에는 업데이트가 미진해서 가능했을진 몰라도 요즘에 그런 실험했다는 강력범죄자처럼 퇴출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 애초에 그런 실험을 허가해 줄 리 만무하겠지만.
그래서 대게 차선인 동물로 심리실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도파민에 대해서 이미 충분히 나온 이론들에 대해서 쥐실험조차 하지 않고는 무슨 도파민이 해롭고 어쩌고 하는 소리가 과연 얼마나 타당할 것인지는 상당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취지는 좋을 수 있다. 대게 도파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는 경우는 디지털 기기나 자극적인 콘텐츠에 대해 너무 물들어 버린 것이 아닌 가 하는 부분을 짚는 경우가 많아서 그 부분은 동의하나 도파민 중독이니 디톡스 해야 한다라는 의견에 나는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나 또한 학생 입장이고 전문가는 아니기에 객관적인 정보는 각자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겠으나 내 일기에서는 적어도 그렇다. 괜히 게르마늄 좋다고 몇십만 원 주고 팔찌 사는 것이나 식물에 클래식 들려주면 좋아진다는 이야기든 아무튼 누구는 "어서 옵쇼"하고 좋아할 만한 이슈들이 사람들의 눈과 귀를 흐리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참고자료 : John D Salamone, Mercè Correa. (2002). Motivational views of reinforcement: implications for understanding the behavioral functions of nucleus accumbens dopamine.
Richard D. Palmiter. (2008). Dopamine Signaling in the Dorsal Striatum Is Essential for Motivated Behaviors.
Mark A. Gluck, Eduardo Mercado 외 1명. 학습과 기억: 뇌에서 행동까지(뇌에서 행동까지, 제3판). (2019 시그마프레스), 229-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