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93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구십 삼 번째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끝!. 너무 단순한 사실이다. 때론 아무것도 안 해서 찾아오는 이점도 분명히 있고 무대응이 최선인 경우도 있지만 자신의 영역 안에서 자기 자신을 다루고자 한다면 이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현재 있는 상황에서 그 무엇이든 일으키려 한다면 무언가를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이런 사실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은 단순히 꿈만을 강조하며 그 외에 달라붙는 첨가제 같은 노력만 조금 주장할 뿐이다.
마치 해명 자료라도 내듯이 두 번째 책을 낼 때는 실천 혹은 노력에 대해 부정하는 게 아님을 강조하는 저자의 주장이 담긴 시리즈가 나오기 마련인데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환상을 북돋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최대한 스무스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데 있다. 결국 현실이란 일상이고 일상은 따분하고 재미없는 나날이므로 각자만의 답답함이 산재해 있다.
추석 하루 전의 명절 대이동을 하는 차량행렬이나 어느새 전신주와 전신주 사이에 걸린 플랜카드들. 고향방문을 환영하는 메시지와 숟가락 얹으려는 정치인들의 메시지들도 많이 보인다. 3일간의 추석 이벤트가 끝나면 우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고 다음날 다시 출근해야 한다. 어쩌면 꿈을 꾸는 과정은 365일에 추석과 같은 공휴일에 불과하고 나머지 평일은 실천과 노력을 해야 하는 날인 셈이니 일상에서 개선되지 않으면 그 어떤 변화나 문제도 해결될 수가 없다.
변화나 잠재된 나의 한계를 깨부수는 거창한 용어들 빼고 평소 하지 않던 것을 하는 것이 변화고 안 하던 것을 꾸준히 하는 것이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무미건조함에서 만병통치약이 있어 사용한다면 꿈 실현의 인플레이션을 보게 될 것이다. 지금 상태에서 하지 않으면 확실한 하나는 보장된다. 시간만 가는 것. 후회의 연속은 시간만 보낸 것이 되고 깨달아봤자 이미 지나가버렸다.
타이밍이나 때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것도 내가 무언가를 한다는 전제하에서만 통하는 말이지, 아무것도 안 하고 요식만 바란다면 그에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그때란 결코 오지 않는다. 그래서 일상을 마주 보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대단히 솔직해지고 불편한 게 태반이지만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결과론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결국 이 최후의 순간에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로 갈라지게 되어있다.
"하면 된다"의 막가파식의 군대 구호를 선호하지 않지만 일정 부분 사실은 섞여있다. 내가 수동적으로 한다 해서 무언가 일어나는 것도 내가 그 시간 혹은 그 장소에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기도 한 만큼 달리 보면 거기에 있기까지 무언가를 한 셈으로도 칠 수 있다. 그래서 하면 된다를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니라 "아무거나 하면 뭐라도 일어나게 되어있다"라는 표현이 좀 더 맞는 말 같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있어 "시작"이라는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의도와 계획을 안고 그것을 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차이를 가져다준다. 무언가를 꿈꿔보며 머릿속으로만 온갖 최상의 플랜이 나열되어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그대로 있음을 느낀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이 또한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나도 모르게 혹은 그 이면에 의도를 갖고 임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