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필요하냐고요?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95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구십 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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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 꽂힌 여러 습관 관련 책을 다시 훑어보고 있었다. 한 가지 중요한 전제를 깨닫고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 맞는 걸까?"라는 의구심에 안정감을 느끼게 되었다. 전공서적도 보면서 습관에 관한 연구를 다시 살펴보았다. 여러분은 습관 형성에 있어 혹은 변화에 있어 필요한 요소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분명한 목표설정?, 동기부여? 계획?, 인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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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쳐놓은 요소들이 모두 있으면 좋긴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대로 중요한 전제. 바로 습관 형성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벌써 하품 들리는 소리, 새삼스럽게 호들갑이냐라는 반응이 여기까지 들린다. 올바른 방법과 본인의 자세가 분명 필요하고 작심삼일에 무너지지 않도록 본인의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습관을 만드는 사실상 모든 방법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보내는 것이 어렵고 또 힘들기도 하다.


그래서 습관형성이 되는 날이 언제인지 따져보기도 하고 그 종착날짜를 찾아보기도 하는데 웃긴 점은 그 날짜를 찾아보고 "아! 그러면 저 날짜까지만 버티면 되겠군"이라 생각하며 시작하지만 그날의 10분의 1도 채우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곤 한다. 확정 짓는 날짜가 있으면 인내심이 조금이라도 생기긴 하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습관이 형성되어 있으리라 기대하니까. 하지만 흔히 알려져 있는 습관형성의 날짜들은 어디까지나 평균이고 세부사항을 따지면 천차만별이다.


누군가는 66일을 말하고 누군가는 100일을 말하며, 6개월을 말하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숫자들이 생각보다 버겁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고, 생각보다 쉬울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하루 보내는 것도 힘든 게 다반사다. 여기까지가 습관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놀랍지 않은 주장이다.

더 나아가 내가 새삼 깨달은 부분은 시간이 필요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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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갈 것도 없이 심리학 개론서만 펼쳐도 조건학습에 관해서 초기연구들이 이미 증명한 바와 같이 포유류나 영장류 대상으로 여러 번 같은 행동을 도출하고 보상한 결과, 학습이 일어났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여기서 학습을 습관이라 바꿔 말해도 다르지 않다. 일반적으로 학습 그리고 습관이 안착되기까지의 시간이 마냥 인고의 시간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여기에 힌트가 하나 있다.


이 동물들이 여러 번의 행동 끝에 학습이 되기까지 그 사이에 반복과 보상이 있었다는 것이다. 즉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단순히 형성뿐만 아니라 행동 자체의 지속적인 안정화란 이유가 숨겨져 있다. 일상에서 학습 연구처럼 자신을 철장에 가두고 여러 번의 행동 후 보상으로 있는 그대로 모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각자의 일상에서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어떤 행동을 반복적으로 함으로 성취감이나 개운함 등의 심리적 보상을 동반시킬 수는 있다.


초창기에 시작하면서 우리는 벌써 습관이 형성되길 기원하며 그것을 대단히 의식한 채 임하지만 진짜 습관이 형성된 시기는 그것을 하면서 그것 자체를 잊고 있을 때 문득 깨닫게 되는 시기다.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는 변화나 결과에 대해 실망과 지루함을 느끼기가 쉽다. 이 눈에 띄지 않는 변화가 익어가는 시간은 습관이 짠!하고 생기는 안착에 필요한 시간임을 의미하는 게 아닌, 점차 커져버린 눈덩이 처럼 부풀어 오르기까지, 반복해야 할 행동과 그 행동에 필요한 일련의 시간들을 말한다. 그리고 마침내 커져버린 눈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라는 최종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한번 만들어놓으면 그다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고 그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버린 행동패턴들. 옛날 습관을 지우려고 해도 다시 떠올리거나 어느새 나도 모르게 하고 있듯이 새로운 습관도 마찬가지로 커진 눈처럼 깨뜨리기가 대단히 어려워진다. 그래서 습관은 반복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이 시간 동안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새로운 행동의 지속적인 안정감을 위해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습관은 선불결제와 같다. 먼저 내가 꾸준히 바로 잡아 놓은 후에야 어느새 만들어진 습관이 이제는 자기가 알아서 잘 굴러간다.


[매일의 짧은 글에서 독자와 저를 위한 일말의 영감,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13권을 마칩니다. 14권에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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