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 파괴자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15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십 오번째



100.jpg 믿어주세요? | KBS 뉴스 1995.10.24 이재강 기자

사실 자주 어긴다. 스스로와의 맹세 혹은 다짐을 굉장히 많이 깨뜨린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변화의 의지를 천명하고 뭔가 바뀔 것이라 여기저기 주장은 했지만 가끔 계약서의 독소조항처럼 어느새 그것을 핑계로 파기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노라면, 다시 한번 "이사람 믿어주세요!"라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멘트처럼 나로 하여금 호소하는 재미있는 경우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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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는 지키라고 있는 것이고 계획은 이행하라고 있다. 선거 끝나면 휙. 계획 세우고 휙. 똑같다. 나와의 공약은 지키지 못한 채 너덜너덜해진 맹세를 보노라면 신뢰의 기반을 어디서 찾을 까 고민하게 된다. 여러분은 그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계시는가? 가끔은 공개적인 다짐이 꺼려질 때가 많다. 또 어길까봐. 다짐이 모든 경기에서 다"짐"이 될 때 패배의식은 계속해서 싹을 틔우고 자라난다.


그래서 기록이란 게 필요한 지도 모른다. 내가 자조섞인 서술을 하는 것은 오히려 내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애초에 모르고 계속 헛바퀴만 도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식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은 상당히 버거운 일이고 그것을 단 하나만 지키기에도 굉장히 까다롭다. 지금 당장 미라클 모닝한다고 5시에 일어난다 생각해보자. 얼마나 갈 것 같은가?


역설적으로 오히려 많이 당해봐서 안다고 이런 기록과 경험에 비추어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를 제시해주고 있으며 또 거기서 빠지고 나오기를 반복한다. 어쩌면 이게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꿈꾸던 성장을 약간의 아픔을 딛고 달려가는 청춘만화처럼 생각하긴 했지만. 무기력이 기력이 되는 순간도 이런 부족함에서 알고나서야 방향을 틀게되면 생겨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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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마음 품고 나와의 맹세를 지켜나가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나는 그러지를 못한다. 오늘 제목처럼 맹세를 스스로 자주 파괴한다. 그러다가 정신차리면 그 파편조각을 어떻게든 다시 이어붙이려고 하고 다시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배드엔딩을 서술할 것 같았으면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 것이고 다행히 이어붙이기 자체만으로도 대단함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오늘도 체크리스트에 써놓은 수많은 계약 이행 건을 시도조차 하지 못한 경우를 맞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납품기일은 정해졌는데 약간의 빈틈만 보이면 그냥 드러눕는게 일상이다보니 지킬 수 없다.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부정하면 할수록 불가항력적인 실패는 계속 찾아오게 되는 것 같다. 무슨 계획이든 퀄리티는 나중 일이고 일단 만들 줄은 알아야 한다.


내가 집중하고 있는 활동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에 대해서 가끔 욕심과 회의어린 시선으로 나에게 묻기도 하지만 이런 혼란에서부터 비롯된 모든 도전은 결국 끝에 가서야 확실해지게 된다. 도중에 포기하게 되면 미지의 영역에서 헤매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는 것 같다. 오늘도 무수한 맹세 파괴자들이 많고 많을 것이다. 나는 그중에서 굉장히 평범한 분류에 속해 있다 생각하며 다시 이어붙이기를 계속 할 것이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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