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58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오십 팔번째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16권을 시작합니다!
우리 세대는 전통적인 가치관의 해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보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변화의 한 복 판에서 우리들이 실시간으로 체험하고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요즘엔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고 또 여러 옵션들중 하나가 되었다는 것은, 높으신 분들 혹은 나이 많은 세대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환경적 열악함도 있을 수 있지만 무수한 원인들과 함께 시대상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다녀왔어요", "동거하는 연인이랑 헤어질까?" 등등 사람들이 접하기 쉬운 일상에서의 가치관은 바로 이런 곳에서 나타난다. 결혼에 대한 인식 그리고 연애에 대한 시선 등등 예전에는 동거나 이혼은 사회적 일탈과 같은 시선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쉽게 그런 경험을 할 수 있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에 어려워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문화충격일 수 있지만 시대가 변한 것이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느낀다. 어디에 주안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다르기는 한데(왜냐하면 이전처럼 회귀하는 부분도 있기에), 나는 이런 흐름이 너무 좋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또 싫기도 하는 복합적인 감정의 콜라보를 겪고 있다. 가치관의 다양성은 어떻게 보면 자유로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고 우리는 거기서 자기가 원하는 아이스크림을 담듯이 골라 담는 시대를 겪고있다.
이전의 가치관은 빠르게 분해되고 파편화되어간다. 나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창출하는 시대이며 예전의 이웃집 누가 누구에게 프로 오지랖을 시전할 수 없는 것, 그리고 이런 사회적 독립 내지는 단절이 양날의 검처럼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암묵적인 룰이 있듯이 그 사회를 지배하는 어떤 통념적인 관점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관점들을 살펴보면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해석이 엇갈린다.
어떻게 보면 선진국인 우리 사회가 유럽 국가들이 겪었던 갈등들을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겪는 것 같기도 하며 이런 현상에 부작용은 언제나 따라오기 마련이다. 학창시절때부터 받아온, 대학을 위한 공부들이 막상 대학 들어와서 보니 텅빈 도화지처럼 공백상태의 관점에서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 고민들을 많이 하는 것을 나도 겪었고 주변도 많이 겪었음을 들었다. 이 빈틈을 헤집는 미꾸라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도덕적, 도의적인 기준을 넘어서는 해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기도 하고, 누군가는 물질이 잠시 진정제처럼 작용하여 계속 돈을 중심으로 살아갈 수 있다. 이런 변화들이 지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내 또래가 왠지 예전 가치관의 끝 세대이기도 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창출하는 신 세대이기도 한 것 같아 뭔가 예전에 교육계의 인권조례와 체벌 폐지를 맞이하려는 90 중후반년생들의 현장처럼 사회 한복 판에서도 데자뷰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고도화된 사회, 바야흐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모호한 시대에서 누군가가 예전처럼 떠먹여주는 교육방식으로 어떤 가치관을 심어 줄 것이라 기대했다가는 뭔가 큰 코 다칠 것 같은 위기의식도 들었다. 결국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이런 파편화된 가치관들 속에서 내가 어떤 가치관을 사회와 조화하며 살아갈지 택해야 하며 그 가치관에 대해서 누가 뭐라고 답을 내려주지도 내려 줄수도 없기 때문에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불안한 창조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 각자 정신적인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