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텐조 Nov 19. 2024

별 생각 없이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59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오십 구번째



가끔 나 혼자 싸움을 벌이듯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정작 당사자는 아무 생각 혹은 아무 감정도 없이 한 말 혹은 행동인데 그것에 내가 민감하게 반응했던 과거를 떠올려 보았다. 누가 던진 농담에 상처를 받는 것이 아마 대표적인 사례일 텐데 남들은 웃어 넘길 지 몰라도 나는 과도하게 생각하고 끙끙 앓고 집에 가서 신경쓰고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였다.



그때는 왜 그랬을까 살펴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이긴 한데 제 딴에는 나를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거나 남을 너무 신경쓰는 바람에 일어나는 스트레스였던 것 같다. 참, 이게 골치 아픈 게 남이 뭐라하든 나 스스로 뻥튀기를 해버리고 확장에 확장을 거듭해서 애초에 하지도 않은 말의 뜻까지 만들어 상처를 입히게 된다는 것이다.


억울해도 이런 억울함이 없을 것이다. 그동안의 생각 자학을 따져보면 신문고를 120BPM으로 두드려도 모자를 지경이다. 그걸 집착할 정도로 매달릴 사람은 많지 않겠다만 만약에 굳이 물어본다면 모두가 "그냥 던진건데?"라고 대답할 지 모른다. 설령 악의가 있어 던졌다 하더라도 지금 내가 상처받는 만큼의 깊이가 있는지 따져본다면 그렇게 되기까지 온전히 그만의 책임이 아닐 것이다. 


나 스스로 과대해석해서 상처를 주고 있는 것. 평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그냥 웃고 넘길수도 있지~"라고 주변에서 뭐라고 이야기를 해줘도 상처를 받는 것은 첫째로는 내가 인식한 가해자와 주변 사람들이 피해자인 나를 신경써주지 않는 것도 있지만 두번째로는 진짜 웃고 넘길수도 있지만 내가 그것을 껌처럼 만들어 곱씹고 있다가 상처를 더 크게 만들기도 한다. 



무어~쩌라고?

나의 패턴을 보노라면 그런 적이 많아서 상처를 많이 받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은 데 이제는 그런 억울함을 받아들이고 나니 어느정도 완화 내지는 극복이 된 것 같기도 하다. 한 발 더 나아가 뻔뻔해지려고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설령 그런 악의를 가지고 있더라도 "어쩌라고?"식으로 치부해버리고 나는 거기에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 어디서나 말을 함부로 하는 인간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 사람의 멘트 그 자체는 좀더 극적으로 표현하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냥 내가 작은 단서라도 만들어서 스스로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그러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하게 된다. 누가봐도 상처받을 만한 일이라면 상처를 받는 것은 당근이겠으나 필요이상으로 과도하게 곱씹어가며 그 사람의 멘트 한 구절 한 구절 기억해내려 애쓰는 것은, 과연 어떤 결과로 다가 올 것인가?


그런 자각이 이상적인 판단이라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그것이 내 일상을 하루종일 망칠 정도로 그 멘트가 과연 신경쓰인다 한다면 내가 무언가 의식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내가 어느정도 좋아졌고 쾌활해졌다 느낀 시점은 남의 시선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성격적인 무언가이긴 해도 반대로 남의 시선보다 나의 시선을 챙기려고 했기 때문이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이전 01화 가치관의 격동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