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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Nov 20. 2024

막상 또 하면 안 그래요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60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육십 번째



오늘 무진장 피곤했다. 그래서 그냥 집에 들어가고 싶었다. 날씨도 춥겠다 따듯한 방에서 드러눕고 귤까먹는 게 최고이긴 한데, 또 모임을 가야 하기에 어쩌겠나 그래도 갈 수밖에. 그렇게 가고 사람들이 도착하고 시간이 되자 어느새 그런 피로감이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아무래도 커피를 마셔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칠 시간의 나를 돌이켜 보니 말똥말똥한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막상 집에 가면 또 잠을 안 자게 되는 마법! 이런 흐름이 피곤이 사라지는 경우에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뭔가 하기 싫은 어떤 일을, 정말 X2 무진장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미루다가 결국 하게 되면 어느새 싫은 감정은 여전한데 하고 있는 나 자신을 자각하게 된다. 그러다가도 싫은 감정조차 무뎌지고 도중에 끝내면 더 찝찝하거나 이상하기 때문에 계속하게 되는 경험을 한다.


시작의 문제도 문제이지만, 하게 되면서 맞이하게 되는 탄력을 마치 모르는 것처럼 행동한다. 내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든 간에 하는 행위는 동일하다. 그러다가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탄력을 받게 되고 하던 행동을 계속하게 된다. 탄력의 순간을 맞이함을 알면서도 왜 주저하고 하지 않을까 뇌피셜로 생각해 보니 탄력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버티는 것을 힘들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을 쌩으로 억지로 해야 되는 경우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 인내하는 것보다는 안 하거나 미루는 것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편안한 이 상태를 계속 즐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초에 그것으로 시간 보내는 것을 대단히 어려워하는 경향, 불편함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그냥 피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고민 아닌 고민을 하나하나 해결하려고 몸부림을 치는 과정 중에 있다.



해결책은 점진적으로 계속 해내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이긴 한데, 여기에 후추 좀 더 뿌려보자면 내가 어디에 의식을 쏟고 있는지도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나를 비추어 볼 때 게임을 하다가 어떤 목표활동을 전념하고자 하지만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하던 게임이 재미있으니까 그냥 목표활동을 접어버리거나 미루는 경우가 부지기수일 때가 있다.


게임을 하지 않는 지금은 나아졌냐 하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그것을 대체할만한 "인터넷 훑어보며 시간 보내기" 혹은 "다른 책 읽기"  등으로 어떻게 보면 회피행동을 계속하고 미루는 것이다. 그러면 사실 미루기 위해 다른 활동으로 대체하기만 했을 뿐 실질적으로 변한 건 없다. 그래서 막상 해야 할 것을 어떻게든 하려고 생각은 안 하고 계속 빙빙 도는 경우를 볼 때 참으로 답답하기도 하고 무엇 때문에 그런지 스스로에게 묻고는 한다.


아마 각자마다 라이프스타일을 다르겠지만 이런 회피행동을 통해 시간을 때우고 근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을 안 하게 되는 경우, 초점을 옮기지 않고(한마디로 집중하지 않고) 다른 것에만 시야를 두고 있으니 계속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일단 하기 싫어 습관처럼 튀어나오는 불편함에 대해 직시하는 것과 그리고 조금이라도 그 활동과 시간이라도 보내는 훈련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마치 사람하고 친해지려면 그 사람과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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