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516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십 육번째
때로는 아이처럼 떼를 쓰고 누군가가 나의 어떤 상황을 해결해주기를 간절히 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냉혹한 현실에서 그런 경우를 바라지 말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그냥 떼쓰고 싶은 경우가 있다. 울면 다 해결되었으면. 슬프게도 그런 상황은 찾아오지 않는다. 있어도 손에 꼽을 정도로 고마워 해야할 정도로 희귀하다. 좌절과 무력감이 찾아오면 기세등등했던 방금전의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있다.
사람은 연약하다. 연약하기 때문에 강해지려 한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으려 애써봐도 무너진다. 그동안 했던 노력이나 다짐이 수포로 돌아갔다 느껴지고 좌절감은 더욱 가중된다. 늪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고뇌의 시간을 가진다. 사적으로 힘든 면이 있어 최근, 무너졌다가 어느새 조금 괜찮아 질려 할 찰나 다시 무너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글쓰기도 갑작스런 현타에 타자기에 손을 놓고 멍을 때리고 있지만 그래도 이 악물고 써보려 하고 있다. 고뇌와 고심의 순간들은 찾아오고 무력한 나 자신을 볼 때 답답한 마음도 마음이지만 속으로 외쳤던 "피 말린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이런 어려움이 나중에 풀릴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현실이란 이유로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고통스러워 한다.
나의 하소연을 털어놓고나서 근심을 내려놓는다 해도 쉽지 않기에 이럴 때 일수록 정신을 붙잡아 본다. 글쓰기와 기타 여러 활동들도 "해봤자 머하냐"란 생각이 밀어 닥치고 미래에 대한 답이 찾아오지 않는 그런 경우. 잠잠히 눈을 감고 마음의 바다를 들여다본다. 고통없이는 성장이 없고 얼마 지나지 않아 봄이 찾아오듯 좋은 결과가 오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해결책이라도 적어 나를 다스리려 하겠지만, 그냥 지금 현존하는 나 자신의 슬픔 그리고 무력감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데 의의를 둔다. 요동치는 파도에 있는 그대로 서 있기가 힘들다. 하지만 그건 있다. 견딜 수 있는 용기와 다시 처음부터 쌓아나가려는 나 자신을 각성하는 그 순간이 또 도래할 것임을. 변할 것은 없다. 내 마음만이 변할 수 있기에 다시 잠잠히 안을 들여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