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생일 척도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545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사십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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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맞이하고 눈을 떠보니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시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감사한 마음과 함께 지난 한 해 동안 내가 인간관계를 얼마나 잘 조성하고 살았는가 하는 "생일척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시지뿐만 아니라 선물까지 따로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어, 그 따스함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물질적인 무언가를 받는 것에 큰 기쁨을 드러내는 것이 너무 속물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는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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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알고 모두가 아는 사실, 대놓고 말하자면 지갑이 열린다는 것은 마음이 상대한테 충분히 가 있는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서로 말을 안 할 뿐이지. 메시지를 보내주고 축하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애초에 서로 주고받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안 하는 경우도 있기에 연락 자체만으로도 고마운 경우도 있다. 생일 선물에 관해서 어떤 관점을 취하느냐는 각자 다르겠지만, 나는 "플러스알파" 나에 대한 추가점수로 생각하곤 한다.


밴댕이 속이라 욕먹을지도 모르겠지만, 작년 한 해 내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거나 혹은 나의 선물을 받은 사람한테 돌아오지 않으면 그것 나름대로 서운하다. 하지만 내가 잘해준다고 그 사람도 내게 잘해준다는 절대적 당위성은 없으니 내려놓겠다는 생각으로 생일을 맞이한다. 그래서 서운함은 있되 크지는 않고 다만 그 사람에 대한 성격적 유인가가 없는 한 무관심 혹은 본심 중 일부를 알았으니 한 해의 태도가 미세조정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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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생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선물이 오든 말든 생각 안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축하 분위기가 생기면 저절로 기대감도 생기게 되니 이런 속물적인 생각 아닌 생각도 들게 된다. 나는 오히려 솔직해서 좋다 생각한다. 왜냐하면 선물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선물 그 자체가 곧 정성이자 마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을 보는 기준에 넣는 것 같다. 나 또한 마음이 가지 않는 사람에게 지갑이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애초에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경우엔 내 직감과 함께 그 사람에 대해 마음속으로 거리를 분명 두게 된다. 간혹 "에이 무슨 선물이야 마음만 있으면 되었지"라고 하는 경우가 바로 예전의 나의 모습이었지만 당치도 않는 합리화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작 받으면 좋아하고 기대했다가 안 받으면 서운한 나를 보니, 지갑을 연다는 것은 마음을 여는 것과 같다 생각하기 때문에 "생일척도"도 나름대로 유의미한 인간관계의 지표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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