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570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칠 십 번째
중세 영화를 볼 때 저 수많은 병사들이 맞부딪혀 치열하게 싸우는 것을 보면서 여러분은 궁금한 게 떠오르지 않는가? "옛날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장에서 싸운 거지?" 나도 예전에 그런 줄 알았고, 또 몇몇 판타지나 역사 소설 작가들마저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수십만의 군대가 동원되는 것이다. 실제 역사는 수십만의 단위는 손에 꼽을 정도의, 국가도 그냥 국가가 아닌 거대한 제국들에서나 볼 법한 스케일이였다.
인류의 역사는 흔히 전쟁의 역사라고 하듯, 서로 치고받고 싸운 횟수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지만 정작 동원된 병사의 수는 셀 수 없을 만큼은 아니었다. 흔히 왕국과 왕국끼리 싸우면 양쪽 진영 합쳐 몇 만의 인원이 전부였고 이 정도도 상당한 행정 능력을 보유한 중앙집권 왕국들이었다. 봉건국가나 토지가 꽤나 지평선 너머까지 있는 영주들끼리 싸울 때는 몇 백, 몇 천을 동원한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무수한 전투는 어쩌면 오늘날 국지 도발 수준처럼 몇십 명에서 몇백 명끼리 맞부딪히는 스케일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고대에도 엄청난 동원능력을 보유한 중국은 고구려를 정복하러 갈 때 약 40~50만 명을 동원했다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기서 전장에서 창칼을 휘두르는 병사는 이중의 절반도 되지 않았고 나머지 병력은 전투가능한 병력들을 먹여 살리는 짐꾼 혹은 보급 일꾼들이었다.
중세는 모두가 알듯 열악한 보건환경과 짧은 수명으로 현대에서 약 한 알만 먹어도 나을 병을 오늘내일하는 삶들이었다. 아시아는 쌀, 유럽은 밀로 대표 할만 한 주식들은 질소고정법으로 탄생된 획기적인 비료도 없었거니와 산출물도 한정적인 데다가 날씨 한 번에 매번 휘청거렸으니 영양학적으로도 당연히 지금과 비교도 안되게 사람들이 생로병사를 경험했다. 이 말은 즉 병사 한 명을 키워내는 것뿐만 아니라 유지하는데 비용이 어마어마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역사책을 귀찮게 외울 땐 어떤 나라는 둔전제니 상비군이니 뭐니 하면서 군사제도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중국 정도의 거대한 통일제국 스케일은 몇십만 명을 동원, 마찬가지로 고구려도 십 만단 위로 움직였던 것을 보면 아시아 벼 농사의 인구부양능력은 뛰어나긴 했다. 아무튼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람뿐만 아니라 중무장한 갑옷과 투구를 입고 무기까지 준비하려면(말까지 키우면 금상첨화) 나라 곳간이 당연히 거덜 날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것만큼 역사에 기록된 전쟁은 국가와 자기 목숨들이 달린 중대한 사건들이었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