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573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칠십 삼 번째
심리학을 턱걸이로 졸업한 나는 모임에서 심리학 이야기를 그리 잘하지 않는다. 거의 안 하려 한다. 왜냐하면 첫째론, 잘난 척한다고 느낄까봐 둘째론, 주변에 박사천지라 내가 쉽사리 거들먹거리지 않아야 한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마지막으론, 그만큼 애정이 가기에 더더욱 신중하게 말하려 하고 아끼려 한다. 나 조차도 내 심리가 요동치는 데 남의 단편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설명해주려 하는 것은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결정적으로 안다고 해도 모를 수 있을 확률이 크다. 뭔 이야기냐면 오늘의 이론이 내일의 개정판이 나오면 어느새 구닥다리가 되어버린 설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문이과로 나누며 인식하는, 문과 중에는 그래도 연구비를 빵빵히 세계적으로도 밀어주는 학문이기 때문에 논문이 쏟아지고 새로운 관점들이 제시된다. 다만 현재 나온 버전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할 때면 90프로는 관심이 없는 주제다.
나머지 10프로가 관심 있는 주제인데 그만큼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분야가 광대하다는 뜻이기도 하거니와 나의 게으름때문에 다른 것을 호기심 있게 쳐다볼 여유가 없다. 내담자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서히 관점이 달라져 간다. "죽을 병이 와도 심리적인 문제라면 대부분은 오지 않으려 한다"라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를 비롯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혹은 겪는 멤버들의 인식은 변함이 없다. 심지어 나조차도 어디를 방문해서 상담을 간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지금에야 지원비로 보조해 주지만 정신과와 달리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하지만 당면한 문제를 들어주고 회기마다 업데이트하며 해결해 주는 것은 오히려 상담사들의 고충에 비해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금전적인 부분에서 쉽게... 그것도 그건데 여전히 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내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유무형적 장벽이 우리 곳곳에 잔존하고 있다.
나는 그래서 위의 생각대로 접근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심리학 현장의 특성상, 최대한 보편적이고 대중적으로 접근하려 하니 이런 노선과 겹쳐서 모임에서도 특정 무언가를 언급하며 일반화하기를 꺼려한다.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그런 노하우를 하나둘씩 익혀가면서 나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중에게 계속 선보일 예정이므로 되든 안되든 계속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