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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실패진단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630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삼십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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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검고 비도 왕창 쏟아지는 오늘은 절반 정도의 인원이 금요 독서회에 참여했다. 본격적으로 각자 책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멤버가 "실패를 빼앗는 사회"라는 책을 소개하며 각자의 실패 스토리는 어떤지 묻게 되었다. 책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한국사회를 말하고 있었다. 우리 모두 "실패"를 결코 해서는 안 되는 혹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금기의 현상이자 결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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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말하는 바가 공감이 갔고 멤버가 설명해 주는 이야기에 동의했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성공을 예찬하지만 실패를 잘 언급하지는 않는다. 설령 실패는 그냥 하나의 부속물로 취급할 뿐, 실패가 성공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물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말들은 하지만 어느 누가 실패를 기꺼이 잘 받아들이겠는가? 당연히 실패는 하고 싶지 않고 웬만해서는 순조롭게 항해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 것을.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실패를 가뜩이나 좋게 여기지 않는 보편적인 시각에서 더더욱 기피하고 공포 시 한다. 나도 생각해 보니 하는 건 없어도 완벽주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지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 혹은 실패를 과도히 꺼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를 달리 설명해 보면 실패를 더더욱 꺼리기에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음을 혹은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경직적으로 판단하기 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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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우습게도 아니 당연하다고 해야 할까? 실패를 실패로 끝내버리면 정말로 끝나버린다는 것이고 결국 실패했다는 것으로 결론을 짓게 된다. 말장난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여겨버리면 진짜 그냥 거기서 끝이난다. 그래서 실패를 어떻게 견디느냐도 관건이고, 실패를 어떻게 규정짓느냐도 관건이므로 현명한 사람은 실패를 어떻게 다룰지 잘 알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성공한 이들이 아마 그런 사람들이지 않을까 싶다.


뜬구름 잡는 생각이긴 한데, 선과 악처럼 실패도 성공과 실패로 양분화되어 있고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바람직한 판단도 마찬가지로 현실이란 선과 악의 그 중간 어딘가로 생각해야 하듯이 실패와 성공에서도 그 중간 어딘가가 우리가 처한 위치일 것이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그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알 수 있으며 간혹 튀어나온, 느낌이 강한 역사들 중에 실패들을 어떻게 규정했는지 나의 판단도 되돌아 볼 포인트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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