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629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이십 구 번째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요즘에 조금 따듯하게 하면 갑자기 사우나가 되어버린다. 나도 모르게 냄비 속 개구리처럼 무언가를 하다가 땀이 맺히기 직전에서야 알게 된다. "덥다!" 방금 집중했던 일들을 멈추게 되고 의식이 갑자기 전환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너무 더운 여름날, 에어컨을 풀가동하고 쾌적한 컨디션으로 활동을 하다 보니 갑자기 서늘해짐을 느낀다. 그리고 "춥다!" 이렇게 너무 덥거나 추우면 의식이 전환된다.
달리 말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심신이 바뀌든 환경이 바뀌든 둘 중 하나는 바뀌어서 일치되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더우면 온도를 내리고, 추우면 온도를 올리게 된다. 만약 그것을 하지 못할 경우 옷을 입든지 벗든지 하면서 적응한다. 이런 부분이 상당히 사소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만일 우리가 집중하는 행동에 있어서 간섭을 받는다면 자주 집중이 흩어질 수 밖에 없다.
나는 더우면 잠을 쉽게 못 자서 살짝 추워야 잠이 잘 온다. 온도가 좀 높다 싶으면 귀신같이 파악하고 어느새 선잠을 자다 일어나게 된다. 민감할 경우에는 이런 양자택일을 바로바로 할 수밖에 없으며 현재 전념하고 있는 일이 깨지는 현상도 이와 유사하게 일어난다. 흔히 도전하는 것을 새로운 영역으로 나가는 것으로 비유 한다. 기존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영역으로 나가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데 방해가 되거나 혹은 좌절케 하는 원인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그만큼 환경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니 우리는 심신을 돌아보는 것만큼 환경을 살펴봐야 한다. 간혹 작심삼일의 문제에서 인간관계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일반화가 가능할 정도의 여러 문제들이 때때로 환경의 문제 때문에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간다. 예를 들자면 스스로 의지가 투철하고 규칙적이고 성실하게 살고 있다 자부하는 사람도 집안의 문제나 직장의 문제가 장기간 이어지면 루틴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간 잘해왔던 것들이 방치가 되고 신경은 몽땅 그곳으로 쏟게 된다. 진흙탕에 빠진 것처럼 헤매다 얼마 안가 문제를 해결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문제가 발생한 환경에서 전심전력으로 시간을 다 보내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의지력 풀충전인 사람이 의지력을 몽땅 그곳에 쏟아버린다. 결국 작심삼일을 하기도 쉽고 도전적인 영역에 발을 들여놓거나 새로운 무언가를 할 여유또한 생기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