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지붕 위의 소파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685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팔십 오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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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요동치고 격동적인 때를 보내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한켠에서 머리 아팠던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일상이 무감각해진다. 도파민이다 뭐다 하면서 자극을 추구하는 사람들, 이런 지루한 일상을 무조건 타파할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사람은 누구나 쾌락을 추구하고 불쾌를 피하기 때문에 무감각도 시간이 지나면 불쾌의 대상이 되므로 깨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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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신없이 달려왔던 사람에게 어느새 소리없는 평온함이 찾아온다면? 100% 만끽 할 수 있을 까? 어느 영화 속 장면처럼 다시 격동의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바쁘고 정신없고 심신이 고된 것이 정상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이 비정상이라면, 삶이 그렇게 적응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달리면서 꽃을 볼 수는 없는 많은 경우 무소식이 희소식일 때를 충분히 즐기는 것 또한 필요하지 않을 까?


무감각한 혹은 조용한, 아무일도 없는 하루는 무언가 새로운 이벤트가 일어나기를 희망하는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썩 좋지 못한 시간을 보내게 한다. 국토대장정이나 스카이 다이빙 같은 아주 특별하고 가끔 벌어지는 이벤트에 환호하는 사람이 휴일이나 주말에 모든 것이 그대로이지만 아무것도 안하게 되면 스스로 자극을 위해서 이벤트를 위해서 계획하고 하다못해 집 안에는 있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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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사람이든 한가한 사람이든 모두에게 동일한 아무 일 없는 일상은, 정작 험난 한 일이 몰아닥치고 심신이 피폐해질 때 쯤이면 그 재미없던, 시간이 하루종일 가질 않던 그때를 간절히 그리워 하게 된다. 그래서 고요하고 무탈한 일상은 또 다른 축복이다. 그리고 회복의 시간이며 이때 나름의 과업들이 마련되어 있다. 스스로를 돌아본다거나 내면의 환경을 정리하는 나를 위한 활동들.


일을 만들지 않고 가만히 있는 시간. 아무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는 그런 날들. 나와는 상관없는 여러 소식들. 이 모든 것들이 그간 지루함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여져 있었다면? 쉴새 없이 혹은 격렬하게 바쁘게 달려온 사람들에게 있어 아무 소식도 아무 일도 없는 어느 한 주, 어느 하루는 벗어나야만 하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시간이 아니라 많은 것들을 바라보게 하는 지붕 위의 소파가 아닐까 싶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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