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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아프니까 청..개구리다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715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칠백 십 오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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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프거나 삶이 고단하면 순탄하게 삶을 살아가게 될까? 가지고 있던 고집이 옴팡지게 더 세지고, 상처가 깊을 수록 폐쇄적으로 변하며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만 봐도 정말 놀라게 된다. 이야기와 이야기가 이어지는 다양한 공간에서 듣노라면, 상처받은 영혼은 돌아오는 게 아닌 오히려 저 멀리 더 떠나가 버리게 된다. 궤도에 안착하는 게 아니라 궤도를 아예 이탈해버린다.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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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대 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주어졌고 때 맞추어 해야만이 후회를 하지 않는 수많은 과업이나 도전거리들이 있다. 혹은 단순한 재미 활동 기타 등등. 20대 때에는 무엇을 해야 하며 저것을 도전하고 이것을 딛고 나가야 한다라는 조언들. 생각을 해보면 그건 외적으로 보이는 활동들이며 영혼없이도 이루거나 겪을 수 있다. 무슨 말이냐면 나이대 별 과업이나 성숙함을 위한 과정들이 단순히 그것을 한다해서 드라마틱하게 사람이 성숙해지리란 보장이 없다는 이야기다.


국토대장정을 하고, 해외 여행을 홀로 다녀와보고, 이것저것 인턴 경험이나 스펙을 쌓는 작업을 한다 한들 그 사람이 옥석이 되는 것과는 별개의 일이다. 여기에 더해 젊을 땐 사서라도 고생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피상적인 경험의 측면에서는 일정부분 동의하지만 굳이 안해도 될 것 까지 "노력"이란 영역으로 포장해서 조언 혹은 독려 한다면 이는 기만이며 포장도로 내버려두고 일부러 가시밭으로 가라는 표지판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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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경험이 되는 굳은 살과 상처로 곪아가는 것을 똑같이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굳은 살이며 경험이었음을 판단하는 주체는 오로지 주관적인 영역인 본인 스스로에게 달려있다.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니며 강요를 하는 순간 굳은 살마저도 곪아 갈 수 있다. 무언가에 지치고, 버거운 사람들은 아프니까 회피한다. 아프면 아플 수록 회피의 기간은 더욱 길어지고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오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아프면 "무엇"이 아니라 치유해야한다. 아프면 어디 돌아다닐 게 아니라 낫는 것 부터 우선이다. 또 한번 생각을 해보니 흔히 뼈가 되고 살이 되는 굳은 살이 되는 "경험"의 정체는 항상 굳은 살로만 다가오지는 않는다. 굳은 살과 곪은 것의 차이가 뭔지 생각해보다가, 굳은 살이 되는 경험이란 자신의 정체성을 이루는 하나의 조각으로 남게 되는, 과정이든 결과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느끼거나 깨닫는 경우인 반면 곪게 되는 상처뿐인 경험은 방향도 잃고 의미도 없이 그냥 버티거나 시간만 가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그 무엇이 아닐까?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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