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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다양한 복장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720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칠백 이십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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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잘짜잘한 일상들, 그리고 기억의 조각들이 하루하루 맞추어 나갈 때 쯤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 놀라게 된다. 일상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과 생각들이 무엇이 있는 지, 지나갔다 다시 출퇴근을 반복하는 머릿속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치는 경험과 습관들. 노래를 들으며 전율이 샘솟다가도 어느새 멍한 채로 보내는 시간들이 하루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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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에서 나는 버스 안에서 벨도 못누르던 그런 슈퍼겁쟁이였음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길거리 횡단보도를 지나가다보면 수많은 시선이 느껴지는 불안감이 밀려와 되레 부자연스러운 걸음을 걷기도 하는 것을 보면 많이 나아졌으되 갈 길이 멀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상징처럼 느껴진다.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할지도 모를 시선의 문제들. 횡단보도를 걸으면서 마주오는 사람의 시선뿐만 아니라 보도 옆에 차선에서 대기하고 있는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차들에게서도 그런 시선이 다가온다.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나를 놀리는 것은 아닌지 겁을 먹게된다. 그 시선들의 내용이 설령 맞더라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음에도 계속 신경을 쓴다. 그런데 양면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오히려 그런 시선을 즐기거나 뻔뻔함에 눈이 멀어 공격 내지는 능동적인 자세로 외출할 때 쯤이면 겁과 뻔뻔함이 혼재된 채 지나간다. 이런 의식적인 뻔뻔함은 나를 위해 만든 페르소나이자 키워낸 습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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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 앞에서 드립 타율이 좋지 못한다 한들 그럼에도 굴하지 않는다. 진행하는 와중에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눈알을 부라리며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려 한다. 혼자 있을 때는 모임에서 그렇게 나불거리고 떠들 던 그 사람이 맞는 지 굉장히 조용해지고 생각이 많아진다. 그리고 침울해 한다. 외출할 때 입었던 옷을 벗어 던지고 편한 차림으로 집에 있듯 그런 자아의 모습으로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문득 스쳐지나가는 각자의 여러 모습들이 돌이켜보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외유내강인 경우가 있고 반대로 외강내유인 경우도 있을 것이며, 바늘로 찔러도 피 하나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집에서는 여리여리한 사람이 되는가 하면 부드럽고 유연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홀로 지내는 시간에는 그렇게 스릴을 즐기고 모험을 즐기며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바로 이게 우리가 각자 살아가는 여러 다채로움이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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