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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용암 분출이 능사는 아니다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724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칠백 이십 사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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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심리학(스티븐 브라이어스)"이라는 책에서는 분노의 표출은 반드시 건강한 행위라 볼 수 없다 말한다. 흔히 생각하는 심리치료의 현장은 내담자가 "우와아아아!"하며 폭풍이 몰아치듯 모든 것을 쏟아내며 눈물 콧물 흘리면서 해소하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애매한 답을 원치 않을 지 모르지만 이 역시 만능 해결법이 아닌 것이다. 프로이트의 임팩트가 워낙 강하다보니 마음 속에 꼭꼭 담아두는 것은 압력이 커지는 압력밥솥처럼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란 인식들이 보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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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본인의 다테마에, 겉과 속이 다른 감정 표출에 대해서 역설적으로 일본인은 세계에서 손 꼽히는 장수국가라며 예를 든다. 생각해보니 그르네? 우리나라는 한의 민족, 분노의 민족이라 해서 분풀이 혹은 화를 잘 내는 것으로 일본과 반대되는 뜨거운 나라로 느껴진다. 그런데 도리어 화병이라는 게 도무지 가시지를 않으니 머릿 속에 물음표가 떠오르긴 한다.


911 테러의 유가족들의 건강도 예상해 볼 수 있는 결과와는 달랐다. 유가족들 중에 솔직하게 표현한 사람들과 최대한 절제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을 2년간의 심리건강을 체크해본 결과 후자의 사람들이 보다 안정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연구결과를 말해주고 있다. 생각을 해보면 감정의 분출은 그 순간 해소가 되었다는 개운함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그 강렬한 감정의 자각을 통해 다시 한번 되먹임과 회상으로 되돌아가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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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필름끊긴 취한 사람이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것처럼. 카타르시스라는 단어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이어지는 유산중 하나다. 내담자들의 감정해소는 특정 공간 안에서만 이루어지며 승화시키려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때의 해소는 내담자에게 단순 해소가 아닌 통찰과 함께 하는 것으로 분풀이로만 끝나는 샌드백 연습장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장면으로 감정을 적극 표현하는 것이 마치 건강하다는 착각을 심어주는 데 기여아닌 기여를 하게 되었다.


심리연극이라 불리는 사이코드라마도 마찬가지인데 어디까지나 이 모든 작업들은 철저히 상담사와 함께 이루어지는 공동 작업이다. 내담자들끼리 모여서 이루어지는 동아리 활동이 아니며 전문가의 감독하에 안전하게 진행된다. 정리하면 분노나 슬픔을 강렬하게, 지속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건강한 결과로 보장될 수 없다. 오히려 자극에 의한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 흔히 응어리진다라는 표현과 마음 속 담아둔 감정들은 표현의 문제라기 보다는 감정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어떤 것을 만들까에 관한 문제에 더 가깝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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