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783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칠백 팔십 삼번째
봄 방학과 같은 기나긴 추석 연휴를 보내고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까 싶다. "좋은 시절 다 끝났다" 아니면 너무 길어서 그냥 퍼져있었을 경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오히려 활력이 생길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은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을 장식하는 한글날. 설명하지 않아도 너무너무 잘 알고 있으니 표면적인 설명보다 언어와 말이 가지는 중요성을 이야기 해보려 한다.
약 한달 전에 썼던 "신념의 기본단위"란 글에서 언어적 상대성이란 개념을 소개 한 바 있다. 언어적 상대성에는 강한 언어적 상대성과 약한 언어적 상대성이 있는 데 이 중 강한 언어적 상대성이란 언어적 결정론으로 "언어가 인간의 사고를 결정한다"라고 보며 약한 언어적 상대성이란 "언어가 인간의 사고에 영향을 끼친다"라고 설명한다. 현재는 전자의 강한 언어적 상대성은 힘을 잃었고 약한 언어적 상대성이 지지를 받고 있다.
자. 언어적 상대성 개념을 대입을 해본다면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백성을 어여삐 여기사"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은 우리나라만의 문자를 만들었다는 최대 업적으로 일반적으로 칭송받지만 좀 더 깊숙히 들어가보면 한글로 인해 나라와 민족의 정신, 그리고 고유의 문화적 풍토를 세워낼 수 있었다는 것이 진정한 업적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시로 "거시기"가 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끼리는 "거시기가 거시기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반면에 사전적 의미의 거시기를 외국인이 온전히 이해하고 쓰기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중국어로 표기를 한다거나 일본어로 표기한다고 해도, "거시기"를 그들만의 표기방법으로 대체해서 쓴다하여도 기계적인 이해밖에 되지 않아 맥락 상 한계에 부딪힌다. 물론 냉정히 본다면 한글은 발명되지 않은 채 한자를 계속해서 썼다거나 일본어처럼 우리나라 한자도 그에 맞게 변형이 되었다면 우리만의 맥락으로 맞추어 사용되었을 것이지만 그건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일이자 역사를 통째로 걷어내야하는 가정이기에 패스.
고유의 문자가 고유의 문화를 살리고 발전하는 데 이바지 한 것과 동시에 한글날에서 벗어나 보편적으로 말과 언어는 인간의 사유체계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 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철수"를 생각하면 남자밖에 떠오르지 않지만 철수를 맥락에서 본다하고 지금 어느 전장에 있다 치면 "철수"라는 키워드는 후퇴의 다른 말로 받아 들여 질것이다. 그리고 평소에 철수를 지칭하는 것들을 바라보는 관점은 시시각각 다르다. 만약 강한 언어적 상대성이라면 철수는 오로지 남자뿐이라 생각하거나 가치 부여적인 형태때문에 맥락에 맞게 사고의 폭을 확장시킬 수 없을 것이다.
[매일마다 마주하는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당신의 좋아요, 구독은 작가에게 창작의 에너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