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호>나도 독립하고 싶다! 진정한 독립이란?

포텐셜리스트 '은갈치’님

by 김초롱



나는 은갈치님을 의료봉사 단체에서 만났다.
은갈치님은 치과의사다.
그리고 손수 그림책을 낸 작가이면서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우는 집사이자 등산을 좋아하고 칵테일 자격증이 있는 그런 재밌는 사람이다.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도전을 이미 시작했을지도 모르는 은갈치님,
닉네임처럼 반짝거리는 그녀는
포텐셜리스트다.



Q. 은갈치님은 관심사가 다양한 사람이다. 수많은 직업 중에서 '치과의사'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부터 치과의사가 되고 싶었나?

그렇지 않다. 솔직히 재미있는 직업은 아니지 않나. 환자들의 증상은 대부분 비슷하고 내가 해야 하는 역할 또한 비슷하다. 그래서 이 직업에 재미를 느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다가 내 주변의 열정적인 의사들을 보면서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의 일상에서 남들보다 쉽게 재미를 발견하고 집중했다. 예를 들면, '돈 버는 재미, 많은 환자들을 보는 재미' 등이다. 그래서 나도 크고 작은 시도를 하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환자 대기실에 내가 쓴 이야기이나 상 받은 글, 직접 그린 그림 등을 비치해두는 것이다.


Q.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가?

나는 45세가 되면 좀 더 독립된 나로 살고 싶다. 지금은 30대 후반으로 어른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 전체적인 인생의 사이클로 볼 때 나는 아직 어린애나 다름없다. 5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독립된 나로 살고 싶다.

앞으로 계속 싱글로 살게 될지 모르지만 그것과 별개로, 나의 인생을 위해서 40대에는 충분히 경제적인 부분을 채워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 목표에 따라 시간관리를 하고 있다.


Q.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을 따로 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평소 시간관리를 어떻게 하는가?

즉흥적인 편이라서 예전에는 시간관리를 잘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들의 계획에 쉽게 휘말릴 때가 많았다. 주변 사람들의 제안이 재밌어 보여서 따라 하기도 했다. 그때는 내가 정말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요즘은 '독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목표에 따라 시간관리도 하려고 한다. 아주 빽빽하게 시간 계획을 하진 않지만 일주일 단위로 해야 할 일을 정하고 그것에 맞춰 생활하려고 한다. 이렇게 하니 자연스럽게 나의 목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또 누군가의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거절할 때에도 이 목표가 기준이 된다.


Q. 독립적인 삶이 단순히 경제적 독립만을 의미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어떤 삶을 독립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맞다. 단순히 경제적인 것뿐만이 아닌, 커리어에서와 인간관계에서의 독립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연애관계에서도 말이다.

커리어에서는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치과를 개원하고 환자들을 만나면서 아직도 내가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일 년에 한 번씩은 선배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또 진료 이외의 세무처리 같은,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업무들을 할 때 독립에 대한 생각을 한다. 이제는 나 스스로 충분히 잘해보고 싶다.


Q. 연애관계의 독립에 대해도 언급했다. 남녀 사이에서 '독립적'이라는 것은 무슨 뜻인가?

모두가 그렇지 않겠지만 내 나이 또래의 여성들 중에서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결혼을 생각하기도 한다. 나는 그런 상황을 피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고 결혼을 원한다면 당연히 결혼을 할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으로 결혼을 선택하게 된다면 결국엔 경제적인 부분이 갈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실제로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사람들이 싸우고 이혼하곤 한다.


Q. 요즘은 결혼하지 않고 싱글로 남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은갈치님처럼 독립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혼자 살면서 건강이 좋지 않으면 굉장히 불행해질 것이다. 그래서 건강을 늘 챙겨야 한다. 나는 필라테스를 하고 등산이나 골프를 하며 건강 관리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건강이 제일이다.


Q. 가끔 독립에 대한 의지가 약해질 때도 있을 것 같다. 그럴 때 나에게 힘이 되어준 음악이나 책이 있다면 공유해달라.

좋아하는 책이나 음악은 아주 많지만 독립을 꿈꾸는 사람으로서의 나에게 힘이 되어준 작품이라면 단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지금도 이 작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는 않다. 십 대 시절 이 책을 처음 읽고는 막연하게 ‘데미안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정도로 생각했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보니 느낌이 달랐다. 데미안은 주인공인 싱클레어에게 단순히 방향만 제시해준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데미안은 수많은 문 앞에 서서 싱클레어로 하여금 그 문들을 열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존재였다. 싱클레어가 문을 열고 데미안을 지나쳐 가는 행위 자체가 ‘성장’이나 ‘독립’을 의미하는 것 같다고, 어른이 된 나는 해석을 했다. 마찬가지로 내 앞에도 여러 가지 길들이 있을 것이고 이미 방향을 틀어버려 지나오지 못한 길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각각의 길 앞에는 수많은 데미안이 서 있을 것이다. 그 문이 어떤 문이든 간에- 일단 열면 독립의 길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 문이 어떤 종류의 문이 될지는 나도 아직은 모르지만 또 다른 데미안을 만나고 문을 여는 행동을 멈추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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