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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혼자 보내기 싫어 시작한 글쓰기 클래스

원데이 클래스의 호스트가 되어보자!

by 김초롱

정신없는 평일을 지나 딱 금요일 저녁이 되면 당장 주말에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면? 이건 딱 내 얘기이면서 동시에 '1인가구이지만 혼자서 살지 않는다'라고 쓴 문장에 이끌린 당신의 이야기일 것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해야 할 일들을 다 마치고 나면 토요일 오전까지는 마냥 누워있고 싶다. 온종일 뒹굴거리며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 어느덧 일요일 밤, 그때 되면 급 무기력해지고 급기야 허망하다.


그래서 나는 몇 달 전부터 공유숙박 호스트가 아닌 원데이 클래스의 호스트가 되어 보기로 했다. 원데이클래스로 돈을 벌고 말고를 떠나서 주말에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말이다. 이틀 동안 사람을 안 만나면 입에서 군내 날까 봐, 또 혼잣말이 더 늘어날까 봐 하는 염려도 일종의 동기가 되어줬다.


그래서 일을 벌인 것이 바로 '글쓰기 클래스'


예전에 프랜트립 대표를 한번 만난 적이 있었다. 다니던 회사와 제휴차 만난 것이었는데 그때 사업으로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이후 유저가 되어서 몇 번 원데이 클래스를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나름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호스트가 되어보세요'라는 문구가 들어왔고 내친김에 나도 해보자는 마음이 들어 클래스를 개설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어떤 클래스의 호스트가 될 수 있을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의 일이어야 했다.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크게 두 가지가 생각났다.


1. 요가 클래스

2. 글쓰기 클래스


하지만 요가를 하기에는 공간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글쓰기 클래스? 역시 공간은 필요하지만 오전 일찍 시작하면 근처 카페에서 시작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떤 글쓰기 클래스를 할 것인가? 프랜트립에서 글쓰기를 검색해 봤더니 제법 많은 클래스가 있었다. 여기서 내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인가 차별점이 있어야 했다. 스타트업 마케터로의 재능을 십 분 발휘해 나는 '힐링'이라는 콘셉트로 글쓰기 클래스를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글쓰기 클래스 + 힐링 = 글쓰기 테라피

좋아! 바로 이거야! 나는 여러 카피의 조합으로 클래스에 대한 내용을 꾸리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몇 번을 반복해서 읽은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이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막상 해보려니 떨린다


하지만 막상 호스트가 되어보려니까 너무 떨렸다. 아무래도 리허설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급 동료, 지인들에게 클래스에 참여할 것을 부탁했다. 다행히 몇몇이 리허설에 참여해 주겠다고 약속해 오면서 나는 지인들 앞에서 클래스를 시연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사진촬영 허가도 받아 몇 장의 사진을 손에 넣었다.


단락 텍스트 (2).png 고마워요. 지인 여러분


글쓰기 클래스를 하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모두가 동시에 글을 쓰는 것에 집중할 때다. 그때는 장난도 웃음기도 없는 고요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나는 그 속에서 그들의 펜이 굴러가는 소리를 들으며 모든 질문의 답변이 사람들에게 다 의미가 되어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각자가 쓴 글을 나누고 읽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문득, 이런 시간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이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첫 번째 후기


하지만 지인들과 리허설 이후에 클래스를 신청한 사람은 0명, 나는 늘 주말이 되기 전 클래스 정원 인원 정원 미달로 클래스를 열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바쁜 일상 속에 클래스를 등록해 두었다는 것도 깜빡 잊었을 때 즈음에 드디어 첫 번째로 클래스를 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가 신청을 해 준 것이다.


나는 정갈한 마음가짐으로 클래스를 신청한 옛 동료를 마주했다. 우리는 함께 글 쓴 것을 나누며 나름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클래스가 마음에 들었던 동료는 나에게 첫 후기를 남겨줬다. 무려 별 5개!


일단 시작하면 뭐든 생긴다


요즘 클래스를 열고 공유 숙박 호스팅을 하면서 시작이 반이라는 말에 적극 공감한다. 그리고 뭔가를 했을 때, 연이어 일어나는 각종 해프닝이 글감이 되어주면서 내 일상이 다채로워진다는 것을 느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클래스를 한 번 하고 나니 무엇을 더 하고 무엇을 덜어야 할지도 알 것 같다. 또 사람들의 마음에 어떻게 공감을 하고 진심으로 위로를 전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게 된다.


주말을 혼자 보내기 싫어서 시작한 이 글쓰기 클래스에 계속 사람들이 모이기를 바라면서...(이번주도 정원 미달이었지만 어쨌든 다음 달에는 다 차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글을 마친다.


남겨보자, 내 글쓰기 클래스 링크


�(나를 위한 Q&A) 긍정을 되찾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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