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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롱 May 27. 2023

주말을 혼자 보내기 싫어 시작한 글쓰기 클래스

원데이 클래스의 호스트가 되어보자!

정신없는 평일을 지나 딱 금요일 저녁이 되면 당장 주말에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면? 이건 딱 내 얘기이면서 동시에 '1인가구이지만 혼자서 살지 않는다'라고 쓴 문장에 이끌린 당신의 이야기일 것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해야 할 일들을 다 마치고 나면 토요일 오전까지는 마냥 누워있고 싶다. 온종일 뒹굴거리며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 어느덧 일요일 밤, 그때 되면 급 무기력해지고 급기야 허망하다. 


그래서 나는 몇 달 전부터 공유숙박 호스트가 아닌 원데이 클래스의 호스트가 되어 보기로 했다. 원데이클래스로 돈을 벌고 말고를 떠나서 주말에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말이다. 이틀 동안 사람을 안 만나면 입에서 군내 날까 봐, 또 혼잣말이 더 늘어날까 봐 하는 염려도 일종의 동기가 되어줬다. 


그래서 일을 벌인 것이 바로 '글쓰기 클래스'


예전에 프랜트립 대표를 한번 만난 적이 있었다. 다니던 회사와 제휴차 만난 것이었는데 그때 사업으로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이후 유저가 되어서 몇 번 원데이 클래스를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나름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호스트가 되어보세요'라는 문구가 들어왔고 내친김에 나도 해보자는 마음이 들어 클래스를 개설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어떤 클래스의 호스트가 될 수 있을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의 일이어야 했다.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크게 두 가지가 생각났다. 


1. 요가 클래스

2. 글쓰기 클래스 


하지만 요가를 하기에는 공간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글쓰기 클래스? 역시 공간은 필요하지만 오전 일찍 시작하면 근처 카페에서 시작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떤 글쓰기 클래스를 할 것인가? 프랜트립에서 글쓰기를 검색해 봤더니 제법 많은 클래스가 있었다. 여기서 내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인가 차별점이 있어야 했다. 스타트업 마케터로의 재능을 십 분 발휘해 나는 '힐링'이라는 콘셉트로 글쓰기 클래스를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글쓰기 클래스 + 힐링 = 글쓰기 테라피 

좋아! 바로 이거야! 나는 여러 카피의 조합으로 클래스에 대한 내용을 꾸리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몇 번을 반복해서 읽은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이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막상 해보려니 떨린다


하지만 막상 호스트가 되어보려니까 너무 떨렸다. 아무래도 리허설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급 동료, 지인들에게 클래스에 참여할 것을 부탁했다. 다행히 몇몇이 리허설에 참여해 주겠다고 약속해 오면서 나는 지인들 앞에서 클래스를 시연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사진촬영 허가도 받아 몇 장의 사진을 손에 넣었다. 


고마워요. 지인 여러분 


글쓰기 클래스를 하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모두가 동시에 글을 쓰는 것에 집중할 때다. 그때는 장난도 웃음기도 없는 고요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나는 그 속에서 그들의 펜이 굴러가는 소리를 들으며 모든 질문의 답변이 사람들에게 다 의미가 되어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각자가 쓴 글을 나누고 읽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문득, 이런 시간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이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첫 번째 후기


하지만 지인들과 리허설 이후에 클래스를 신청한 사람은 0명, 나는 늘 주말이 되기 전 클래스 정원 인원 정원 미달로 클래스를 열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바쁜 일상 속에 클래스를 등록해 두었다는 것도 깜빡 잊었을 때 즈음에 드디어 첫 번째로 클래스를 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가 신청을 해 준 것이다. 


나는 정갈한 마음가짐으로 클래스를 신청한 옛 동료를 마주했다. 우리는 함께 글 쓴 것을 나누며 나름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클래스가 마음에 들었던 동료는 나에게 첫 후기를 남겨줬다. 무려 별 5개!


일단 시작하면 뭐든 생긴다


요즘 클래스를 열고 공유 숙박 호스팅을 하면서 시작이 반이라는 말에 적극 공감한다. 그리고 뭔가를 했을 때, 연이어 일어나는 각종 해프닝이 글감이 되어주면서 내 일상이 다채로워진다는 것을 느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클래스를 한 번 하고 나니 무엇을 더 하고 무엇을 덜어야 할지도 알 것 같다. 또 사람들의 마음에 어떻게 공감을 하고 진심으로 위로를 전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게 된다. 


주말을 혼자 보내기 싫어서 시작한 이 글쓰기 클래스에 계속 사람들이 모이기를 바라면서...(이번주도 정원 미달이었지만 어쨌든 다음 달에는 다 차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글을 마친다. 


남겨보자, 내 글쓰기 클래스 링크 


�(나를 위한 Q&A) 긍정을 되찾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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