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어제 뉴스를 읽다가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다. 버추얼, 말 그대로 가상 아이돌이라는 뜻이다. 기사의 내용은 20년 이후 메타버스 붐이 일어나면서 그때부터 시작된 가상 아이돌 콘텐츠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 성장해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메타버스라는 단어에 익숙해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나는 그 문화가 낯설다. 하지만 그런 나와 달리 최근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 유명 음원 차트를 석권하면서 그 가능성이 드러났고 기업들이 줄지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카카오는 작년부터 메타버스 아이돌을 출시하기로 했다니, 그 판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버추얼, 메타버스, 인공지능 등 어려운 단어 때문에 요즘 발전하는 기술을 따라잡기가 힘들다는 한탄이 나올 정도다. 눈 감았다 뜨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니 말이다. 그런 생각에 골몰해 있을 때쯤, 우연히 연관 기사로 가수 '김장훈'의 행보에 대해서 읽게 되었다.
나는 가수 김장훈 씨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의 음악을 들은 기억도 몇 번 없다. 콘서트 때 발차기를 잘했던 가수라는 것 정도가 어렴풋이 떠오를 뿐이다. 그런데 내가 아는 그 가수 김장훈이 버추얼 아이돌의 세계로 뛰어들어 그 세계에서 '아이돌로' 활동을 시작했다는 기사를 봤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자신의 별명을 딴 닉네임으로 유튜브에서 활동하는데 가상 아이돌은 무려 고등학생 모습이었다. 기타를 메고 있는 고등학생이 중후한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있다. 신기했다. 물론 버추얼 아이돌이 김장훈 특유의 목소리를 잘 표현해 낼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 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직까지 버추얼 아이돌의 인기에 썩 공감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나보다 윗 세대인 김장훈 씨가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이 놀랍게만 느껴졌다.
버추얼 아이돌이 인기몰이를 했던 건 마치 실제 가수처럼 쇼케이스를 하고 오디션을 보고, 라이브 방송을 하며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대로 김장훈 씨처럼 실제 가수가 버추얼 아이들처럼 활동하며 그 세계관에서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것이 사람들에게 통할까?
최근에 추천받은 책에 나오는 구절 하나가 떠오른다.
'빈칸에 정답을 적어 넣으려고 하지 말고 다양한 답을 떠올리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라'라는 말이었다.
내가 가진 정형화된 프레임 속에서 버추얼 아이돌은 이해하기 어렵고 낯선 문화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프레임을 넘어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나가고 있다. 문득 진짜 도전정신이라는 건 익숙한 틀을 넘어갈 때부터 시작작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것들이 미치도록 빠르게 다가오는 세상이다. 못 따라간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열린 생각과 마음으로 그것들을 유연하게 지켜봐야겠다. 그래야 나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