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호> 이런 물 같은 사람을 봤나

포텐셜리스트 '서유미'님

by 김초롱

나는 서유미를 처음 만난 날을 똑똑히 기억한다.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물을 아껴 써야 한다면서 흐르는 수도꼭지를 일일이 잠그던 별난 아이. 미래에는 물이 부족할 것이라는 뉴스 기사 때문에 늘 3분 이내로 샤워를 마친다는 그녀는 자신을 '물'과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를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무엇인가?"

"나는 물과 같은 사람이다. 물은 액체이면서 고체가 될 수 있다. 또 담긴 형태에 따라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꿀 수 있다. 나는 물처럼 유연한 사람이 되고 싶다. "


착한 환경운동가 서유미의 20대는 어땠을까? 반항아 기질이 다분했던 예술대학교 학생인 유미는 한 때 레게에 빠져 머리를 땋고 다녔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주목을 끌었지만 사실 그녀는 화실에서만큼은 말이 없던 미대생이었다.

20대 후반, 아는 중국어라곤 '니하오'가 전부였던 유미는 돌연 홍콩으로 떠나 취업을 했다. 그렇게 몇 년, 홍콩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은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

"20대 후반에 타지에 정착해서 일한 것. 그 기간은 나를 찾는 탐구여행이었다. 가장 힘든 도전이었지만 내 인생을 바꾼 시간들이었다. "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 같다. 남들의 조언을 듣지 않아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예술대학 졸업생의 길이 있다. 나는 졸업 후 교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얻었지만 그 길을 가지 않았다. 물론 교사가 되었다면 좀 더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자유롭게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이 좋다. "


"직업과 상관없이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가?"

"나는 요리를 좋아한다. 마크로 비오틱(Macrobiotic, 자연식 식이요법)을 배우고 싶다. 지속 가능한 레시피를 연구해보고 싶다. "


실제로 유미는 7년 차 배지테리언이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환경을 위한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어린 시절 수도꼭지를 잠그던 유미는 지속 가능한 것들에 관심이 많다.


"닮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 누군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한참 생각) 아무리 생각해도 닮고 싶은 인물이 없다. 충격적이겠지만... 영화나 책 주인공까지를 포함해도 닮고 싶은 사람이 없다. "


실제로 유미는 이 질문을 가장 어려워했다. 대신 유미는 결정에 군더더기가 없이 명확한 목표를 가진 주변 친구 한 명이 좋아 보인다고 했다.

또한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냐는 질문에는 책을 대신해 'Youth'라는 영화를 추천했다. 마음속에 열망을 가진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젊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10년 전, 나는 밝고 자신감이 넘쳤다. 문제는 어떤 길을 가야 할지도 몰랐다는 것이다. 지금은 스스로 정리가 많이 된 상태이다. 10년 전의 나에게 너 자신을 믿으라고 말하고 싶다. 또 뛰지 말고 걸어가라고. 여유를 갖고 더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을 많이 만나라고도 전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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