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텐셜리스트 '초초'님
월간포리는 한 달에 한번 인터뷰를 업로드 하자는 목표로 시작한 작은 프로젝트이다. 그리고 12월이 얼마 남지 않는 시점에서 이 프로젝트의 맺음을 위해 한 번 더 글을 쓰고 있다. 보는 분들도 그럴 테고 글을 쓰는 나 조차도 좀 오글거리지만(...) 이번 달 포텐셜리스트를 소개하자면 바로 나! (웃음)
오늘 나의 인터뷰 주제는 본캐와 부캐에 대한 이야기로
내가 정의한 본캐는 본래의 나 다운 캐릭터,
부캐는 사회생활을 통해 얻은 부수적인 캐릭터이다.
내가 쓴 질문에 내가 답하는 자문자답 형식이라 고민되지만 최대한 거짓과 자기 연민을 배제하고 스스로의 질문에 답해보기로 한다. 모닝커피를 마시고 정신을 일깨운 상태이니 밤에 쓰는 글보다 낫겠지만 나 자신에 대해 쓰는 일이니만큼 미화될 가능성은 높다.(웃음)
Q. 당신의 본캐와 부캐에 대해서 얘기해달라.
나의 부캐는 11년 차 직장인으로 지금은 콘텐츠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아직까지 하고 싶은 것, 재미있는 것이 많아 일을 놓지 않고 회사를 다니고 있다.
친구들은 한 번을 쉬지 않고 일 하는 나에게 지독하다고 하지만 사실 휴일 3일째부터는 뭐든 하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스타일로 워낙 성격이 지루한 것을 참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편이며 그런 경험이 나 다운 모습을 찾는데 힌트를 준 것 같다.
내가 깨닫게 된 나의 본모습, 나의 본캐는 인터뷰하고 글 쓰는 작가이다. 사실 본캐의 모습이 이렇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이 프로젝트도 올해 시작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보람이 있고 애정도 생겨 앞으로도 꾸준히 본캐의 모습으로 살게 될 것 같다.
Q. 본래 나의 캐릭터를 찾기까지 어떤 일들을 했는가.
본래 나의 모습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 건 5년 전쯤이다. 그 당시는 스티브 잡스의 영상이 유튜브에 가득할 때로 한참 스타트업 붐이 일던 시기였다. 그때 본 영상들, 주변의 스타트업을 준비하던 사람들이 나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그들을 보며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많이 고민하기 시작했고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스스로 자문하며 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많은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나는 언어를 좋아하고 무엇인가 만드는 것을 즐긴다는 것이었다. 그때의 결론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게 그 이후 영어 스피치 모임을 2년 간 했고 이탈리아어를 배웠다. 홈페이지와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었고, 올해는 포텐셜리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글 쓰는 것이 나의 본래 캐릭터라고 말하기까지 여러 일들을 해온 것 같다.
Q. 본캐를 위해 얼마나 시간 투자를 하고 있는가?
부캐(직장인)로 일하는 시간을 주에 40시간, 본캐로 일하는 시간은 월에 4시간 정도? 아쉽지만 현재로는 그렇다. 본캐가 자판을 두드리며 흰 바탕에 글을 쓰게 하려면 사실 준비가 필요하다. 아이디어의 디벨롭, 섭외,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뉴미와의 협의, 그리고 여유 있는 주말이 필요하다. 그런데 솔직히 이런 건 다 핑계라는 생각이 든다. 본캐의 모습이 좋지만 본캐라서 힘든 점도 있다. 진짜 나다움으로 스스로 완벽히 쓰고 싶다는 강박이 생긴다. 글을 시작하는 것이 늘 어렵다. 한 편 쓰기까지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고 자판에 바로 쓰지도 못하고 공책에 가득 쓴 뒤 옮겨 적는다. 최근 이런 강박을 벗어나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서 4줄 이상 감사 일기를 쓴다. 절대 고치지 않는 것이 이 일기의 룰이다. 일기를 쓴 지 세 달 정도 흘렀는데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하기에도 좋고 글 쓰는 습관에도 도움이 된다.
앞으로 본캐의 시간을 좀 더 늘려나가고 싶지만 너무 스스로를 보채고 싶진 않다. 꾸준히 길게 나를 위해 쓰고 싶다.
Q. 당신의 본캐에는 최종 목표가 있는가?
인터뷰하는 작가로, 포텐셜리스트처럼 내가 만든 프로젝트 하나하나를 이어나가는 것,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닌 크리에이터들을 내 주변에 두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나의 최종 목표이다. 책을 내고 싶기도 하고, 1만 팔로워 이상의 계정을 갖고 싶기도 하고, 책 사인회를 할 만큼 유명해지고 싶기도 하고, 억만장자가 되고 싶기도 한데 (ㅋㅋ) 그것을 떠나 내 본래의 캐릭터로 앞으로도 쭉 재미있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