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 세라 캐슬러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Gigged: The end of the job and the Future of Work)’라는 자극적인 제목 때문이다. 주변에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이 꽤 있고 그런 분들 중에 월급보다 더 많이 번다는 사람들도 있어 솔깃하던 참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요즘 고용불안에 대한 생각이 늘기도 하고 이런 시대에 맞춰 나는 어떻게 일하는 것이 맞을까 고민도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제목만 봤을 때 프리랜서로 살아가기 위한 지침서 주순의 내용이 담겨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긱 경제’가 만든 현상이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동시에 불완전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참, ‘긱 경제’는 쉽게 정의하자면 원하는 시간대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유연함이라는 강점을 가진 경제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을 할 수 있고 내가 원한다면 언제는 휴가를 갈 수 있다.’
이 말은 굉장히 달콤한 말이다. 그런데 긱 경제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지만 반대로 노동의 세계를 더 처참하게 만들 수 있다.
작가는 긱 경제 때문에 노동자의 직업적, 경제적 안정성이 더욱 약화되면서 오히려 노동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노동자의 권리가 더 심하게 위축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긱 경제의 부익부 빈익빈’
긱 경제의 부익부는 수요가 많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말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소득을 유지함은 물론, 애초에 긱 경제에 발을 들인 원인이 된 ‘마음 내키는 대로 휴가를 쓸 수 있는 유연한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예시를 든 다른 집단인 ‘우버 기사, 청소부, 단순 노동을 하는 프리랜서’는 처지가 다르다. 지금까지의 노동자의 공평한 처우와 관련된 규정은 모두 Full time 노동자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그들은 법적 보호와 복지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오히려 긱 경제가 주는 유연함보다 Full time 노동자가 되기를 더 희망한다.
미래의 일은 더 자동화될 것이다. 소프트 엔지니어는 이런 자동화 덕에 더 쉽고 빠르게 일을 구할 수 있을 것이지만 반대로 트럭기사는 자동화로 인해 앞으로 자신에게 돌아올 일이 무엇일지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작가는 책의 마지막 장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일자리를 개편하려던 실리콘밸리의 시도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존의 일자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스타트업의 실험 정신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그리고 그들의 말마따나 유연성을 주입하겠다고 하면서 그것과 관련된 지원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것은 진보라고 칭하기 어렵고 당연히 혁신으로 보이지 않는다.’
긱 경제는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중요해질 것이다. 우리는 긱 경제가 약속한 ‘유연함 노동’의 이면을 꿰뚫어 보며 개선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