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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롱 Dec 01. 2021

돈 아깝다고 생각말기

나의 요가 에세이 <생각은 멈추고 숨은 내쉬세요>

예전에 '시크릿'이라는 책이 등장했을 때, 그 책을 쓴 작가 역시 돈에 대한 감정이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몇 장에 걸쳐 피력했다. 그리고 최근 내가 읽은 '해빙'이라는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돈에 대한 감정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재밌는 건 두 책 모두 돈을 벌 때보다 쓸 때의 감정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돈을 쓸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에 따라 풍족하게 살 수 있을지 아닐지가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즉, 돈을 쓸 때 부정적인 느낌을 경험하면 그 느낌 때문에 불안해지고 결과적으로 그 상황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돈을 쓸 때 긍정적인 느낌을 갖게 되면 오히려 돈이 들어오는 결과를 얻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요점은 부자가 되려면 돈이 주는 결핍에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지난 블로그에서 적었던 것처럼 모든 긍정의 습관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돈을 쓸 때의 느낌에 대해 나도 최근에 알아차린 것이 있다. 최근까지 나는 커피를 굳이 사 마셔야 하는 나를 두고 구박을 했다. 그러면서도 커피를 안 사 마실 수가 없었다. 아침에 커피를 주문하는 카운터 앞에서 대기를 하면서도 내 머릿속에서는 '아, 돈 아까워 죽겠네. 한 달 동안 커피에 쓴 돈이 얼마지? 젠장' 이런 식으로 나 스스로 자책을 했다.


젠장, 스타벅스에 쏟아부은 돈이 얼마지?!


그런데 이런 나의 자책이 그만큼 돈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을 불러온다는 것을 알았다. 돈을 쓰면서도 커피 한 잔 여유 있게 사 마실 돈이 없다는 것을 나 스스로 계속 되뇌며 커피 잔을 내려놓는 순간까지도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였다.


소비를 할 때 느끼는 부정적인 느낌은 다른 것들과도 상관이 있다. 나는 늘 돈이 없음에 집착했고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기보다는 '더 싼 것'을 찾았다.

예를 들어, 치즈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치자. 가게에서 치즈 떡볶이를 사려고 보니 6천 원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너무 비싸다. 이걸 사기엔 돈이 아까워. (내 수중에는 돈이 넉넉하지 않아)'라고 생각하고 차선책을 택한다. 다른 것을 먹으면서 채워지지 않는 충족감에 나는 또 다른 소비를 하게 된다. 인터넷 쇼핑을 하거나 간식거리를 더 사거나 등으로 결국 다 합쳐보면 치즈 떡볶이보다 더 많은 비용을 소비하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을 때, 충분한 충족감을 얻을 수 없고 그로 인해 파생 소비가 이뤄진다. 결국 부정적인 감정이 계속 부정적인 소비를 만드는 셈이 되고 결국 나는 계속되는 소비에 스스로를 자책하게 된다.


그래서 어제부터(!) 나는 내 소비에 자책 대신 감사함을 느끼기로 했다. 오늘의 커피 한 잔을 충분히 음미하고 내가 커피를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 내가 진짜 원하는 음식을 사 먹어보았다. 그게 얼마가 되었든 말이다. 내가 선택을 해서 소비하고 먹을 수 있다는 것에 정말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런 만족감에 비해 추가로 소비한 돈은 1만 원 넘짓이었다.


나는 조금 놀랐다. 왜냐면 내가 원하는 대로 다 했어도 비용적인 면에서 큰 차이는 없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어느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 떠올랐다.


'속도를 내어 자전거를 타다가 어느 날, 풍경을 충분히 바라보면서 자전거를 타게 되었다. 그 전과 달리 엄청난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더 여유 있었기에 나는 이전보다 더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 생각하며 시계를 봤다. 그러나 이전에 비해 고작 몇 분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


돈을 소비하는 습관 하나로 부자가 되거나 더 많은 부가 창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번에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돈을 쓸 수 있다는 그 감사함 만으로도 충분히 낭비를 줄일 수 있고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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