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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Mar 02. 2023

우울한 감정에 관하여.

2023.03.02 47번째 일기

To. 찌니님

저는 우울한 감정이 자주 드는 사람이었어요. 겉으로는 많이 표시가 나지는 않지만, 기분이 한없이 다운되고 우울한 감정이 자주 들어서 힘든 날이 많았습니다. 내가 어떤 타이밍에 우울한 감정이 드는지도 관찰해봤어요. 호르몬의 변화로 인한 이슈를 배제하고 나면 빈도가 높은 몇 가지가 있었어요.


이 중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편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는 빈도가 높은 날이었고, 또 하나는 말을 많이 한 날이었어요. 편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는 날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여러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이직 초반과 같이 모든게 낯선 상황인 경우가 있고, 외부 미팅과 같이 편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는 빈도가 높은 날이 있어요. 이런 날은 제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면서 지치고 한없이 다운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회의 또는 회식자리에서 제가 말을 많이 하는 경우도 그렇습니다. 이전에 고민으로 적었던 ‘자기 전에 생각이 많아진다’의 케이스였던 것 같아요. 내가 오늘 회의에서 한 이 말은 별로였던 것 같아. 등의 생각들이요. 이 부분은 찌니님의 말대로 가급적 아침에 생각해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런 감정이 드는 날은 저의 모든 의지와 열정도 사라져요.


그런데 요즘 조금 신기한 것이 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감정이 드는 날이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점이에요. 매일 피곤 또는 불안으로 가득했어야 할 감정들에 Happy!가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매일 우울한 감정에 말하기 어려운 좋지 않은 생각까지 들었던 날들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오늘 상담에서는 찌니님과의 이 일기를 이야기했어요. 이런 것들이 제 감정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구요. 더불어 주변에 나를 도와주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음을 느끼는 것으로 많은 행복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벌써 목표한 이 일기의 날들이 반이 다 되어가요. 

100일이 되는 날엔 제가 더 행복해져있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To. 낮잠님

우울한 감정에서 벗어나고 있다니 너무 다행입니다.

낮잠님은 늘 즐겁거나 좋거나 행복한 등의 긍정적인 감정을 쑥스러워하고 숨기는 경향이 있었는데, 요 근래 우리가 서로 톡을 할 때 부쩍 저런 긍정적인 표현들과 귀엽고 밝은 동작의 이모티콘 사용이 늘었기 때문에 저는 낮잠님의 행복 지수가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었어요.


특히, 최근 제가 일일 회고 질문지를 선물하고 나서 일기를 써서 보낼 때마다 톡으로 부쩍 재밌다는 표현을 많이 하고 늘 깔깔대고 웃거나 춤추는 이모티콘을 보내고 있는 거 아나요? 그리고 얼마 전 성장통 모임에서 만났을 때 표정을 보고 아 정말 괜찮아지고 있구나 싶었답니다. 저는 이 모든 변화가 낮잠님 본인이 스스로 긍정적인 내 감정을 바라봐주면서 일어났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우울함을 느끼는 것, 힘든 것에 대해서도 피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의 격차를 더 잘 확인해나가면서 지금 나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건지 보이는 것이기에, 가끔은 그런 부정적인 감정과도 마주하고 잘 넘어서는 것도 잘 해내고 있어요.


나의 감정에 솔직하게 부딪힌다는 멋진 선택과 도전을 해낸 우리 낮잠님 응원하고 기특하고 감사해요. 언니의 말 한마디 한마디 소중하게 하면서 해보려고 노력하고 해냈던 지난 매일매일을 칭찬하고 감사합니다. 

앞으로 남은 날들이 낮잠님 스스로 단단히 설 수 있는 시간들이 되게끔 함께 노력합시다.

사랑해, 칭찬해, 응원해, 고마워!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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