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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Mar 07. 2023

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아쉽습니다.

2023.03.07 50번째 일기

To. 찌니님

언제부턴가 바뀐 것이 있어요. 예전엔 그저 주말만을 기다리는 삶이었다면 지금도 주말의 휴식을 기다리긴 하지만 흘러가는 내 하루가 너무나 아쉽다는 생각이에요.

예쁜 하늘, 오늘의 봄냄새 나는 날씨, 일본에서 보내온 친구의 벚꽃 사진, 오두방정 고양이, 활짝 웃는 친구들의 모습, 서울스카이 120층 처음 올라가본 엄마의 표정, 고양이랑 같은 자세로 누운 남편, 좋아하는 음악과 공연...

순간에 느끼는 느낌들이 휘발되지 않고 선명하게 남았으면 좋겠어서 요즘은 더욱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완벽히 정제된 형태로 모으는 것은 어렵지만 매년 그것에 가까워지고 있달까요?


그럼에도 이 사이에 저를 지배하는 것은 뻑뻑한 눈과 피로감이긴 합니다. 그렇기에 이 소중한 하루를 그 시간에 지배당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어요.

동시에 시간이 가는 것이 너무 아쉽고 오늘 더 잘하지 못한 사람들이 생각나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우리 엄마 아빠는 잘 자고 있을까? 아프다던 곳은 괜찮아졌나?

지금의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그냘의 아쉬운 마음은 덜어질 수 있을까요?




To. 낮잠님

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아쉽다는 건 너무 좋은 거에요. 그만큼 충실하게 하루를 보냈다는 거고, 지금의 시간에 좀 더 집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던 지난 시간들 보다는 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아쉬운 지금이 더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저는 낮잠님이 지금의 소중함을 이전보다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서 좋네요. 지금의 순간에 최선을 다해도 아쉬움은 계속 있을 거지만, 이전보다 지금을 더 즐길 수 있게 되었기에 더 재미있는 앞으로가 하루하루 쌓이게 될 거에요.

지금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내 보세요. 그러다 보면 아쉬움이 줄어들게 될 거에요. 아쉬워하는 시간도 아까워질테니까요.


P.S 그나저나 드디어 50번째 일기네요. 우리의 계획의 절반을 왔네요. 이 교환일기를 시작하고 나서 낮잠님에게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서 저는 매일 행복한 마음입니다. 낮잠님에게 저의 이 행복감이 전해지길 바라며! 남은 50번째 일기도 잘 채워나가고, 100번째 일기가 써지는 날에는 낮잠님이 마음 속을 짓누르던 많은 것들이 사라져있으면 좋겠네요.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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