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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Mar 08. 2023

저는 너무 관대한 사람일까요?

2023.03.08 51번째 일기

To. 찌니님

그간 우리 일기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저는 저에게는 한없이 가혹하고 남에겐 관대한 사람이라, 저에게 덜 가혹해지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또 희한하게 저는 반대의 고민도 생기더라구요.

바로 남에게 너무 관대하다는 점이에요. 사람의 행동에 있어서는 저의 가치관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대부분 이해를 하는 편이고요, 일적인 측면에서는 그 사람의 상황이나 경험까지 고려한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사실 이정도면 잘했다. 나중에 추가로 이런걸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정도의 피드백을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했다면 이런걸 더 보기 좋게 구성했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있는데 그게 당장 대세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닌 경우가 많거든요. 물론 그걸 업그레이드를 하면 친구들이 더 어디에 결과물을 내놓았을 때 긍정적인 피드백은 받겠지만요.

그래서 이런 점이 너무 잘했다고만 하는 것처럼 보여지지 않을까 하는 순간 반대의 고민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해본지 오래되서 오히려 더 딥하게 모르는 분야인 경우도 있고요, 전반적인 맥락이나 흐름, 모양새 정도 등의 피드백 위주로 떠오르긴 합니다. 뭔가 더 좋은 인사이트를 주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것일까요? 제 고민은 끝나지 않아요!




To. 낮잠님

남에게든, 나에게든 관대한 것은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낮잠님을 관대한 사람으로 인식한다면 낮잠님이 너무 잘했다고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에요. 만약 너무 잘했다고만 한다고 생각하면 관대한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 편한 사람, 착한 사람 등으로 표현하겠죠.


다만, 낮잠님이 내가 하는 피드백이 너무 잘했다고만 하는 것처럼 보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면 피드백을 불명확하게 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내가 전문인 분야에 대해서는 딥하게, 더 좋은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게 확실한데, 지금 낮잠님처럼 내가 비전문인 분야의 구성원까지 맡고 있을 때는 내가 주는 피드백 수준이 걱정될 수도 있고 구성원 입장에서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죠.

구성원에게 피드백을 줄 때 애매하게 좋다, 잘했다는 피드백 보다는, 내가 비전문가이지만 이러 이러한 부분이 함께 협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어떻게 좋다, 잘했다고 생각하는지, 구성원이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필요한 도움(예를 들면 외부 교육, 전문가 조언 등)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을 해보세요. 이런 노력만으로도 저는 구성원이 충분히 이 리더가 나에 대해 잘 보고 있고 그냥 하는 말이 아니구나, 비전문가인 내 리더가 이 정도로 고민하면 나는 더 열심히 잘 해내야겠다고 생각할 거 같아요.


저는 오늘의 고민은 관대한 낮잠님의 성향이 남들에게 비춰지는 것에 대한 걱정 보다는 피드백에 관해서는 어떤 수준으로 하면 좋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지에 대한 고민으로 보여요.


지도를 보여주며 이 길은 잘못 들었으니, 이 길로 가라고 알려주면 좋죠.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에 어떤 그려진 길이 있나요? 특히 낮잠님이 다니는 스타트업 회사는 새로운 길을 만들고 그려나가는 곳이잖아요. 그러니, 낮잠님은 여기로도 길을 파보고 저기로도 파보고 대신 내가 이 앞의 길을 예측해보니 이럴 거 같으니 저렇게 해보자, 이렇게 방향성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눈이자 나침반이 되어주면서 구성원이 함께 우리가 가야 할 길의 지도를 그릴 수 있도록 리딩 해야죠. 그게 바로 리더랍니다.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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