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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Apr 02. 2023

작은 후회들이 몰려올 때

2023.04.02 65번째 일기

To. 찌니님

저는 지나간 결정들에 대해서는 다 그거대로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하지만 최근 보면 저는 어떤 면에선 후회를 아예 하지 않는 사람은 아니더라구요.


정확히는 내가 그날 한 말, 한 작은 행동들에 대해 후회를 상당히 많이 하는 같습니다. 오늘은 왜 이런말까지 오바스럽게 했을까, 어제 한 이런 멘트들은 참 별로였는데. 이렇게 말할 껄, 그렇게 하지말 껄. 내가 왜 그랬을까...이런 생각들인데, 이 생각이 길어지면 일주일도 가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남들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제가 생각이 많은게 이슈일겁니다. 종종 머리를 흔들고 쥐어뜯어요. 후회한 일을 적어보고 다신 그렇게 하지 않아야지 생각하기도 합니다.

제가 느끼는 찌니님은 그렇지 않을거라 생각하는데, 혹시 찌니님도 저처럼 뭔가를 후회한 적이 있으신가요?




To. 낮잠님

저는 매일 후회와 함께 살아갑니다. 다만 저에게는 후회는 2가지 형태로 존재합니다. 해보고 하는 후회와 안 하고 하는 후회 이렇게요. 

그리고 저는 무언가를 해보지 않아서 하게 되는 후회를 선호하진 않다 보니, 대체적으로 ‘해보고 하는 후회’를 통해 괴로움도 얻고 배움을 얻고 있답니다.


낮잠님도 일에서도 일상에서도 수 많은 ‘해보고 하는 후회’를 경험하고 있는 건데요. 

일에서도, 사람의 관계에서도 배움을 얻기 위한 괴로움은 조금 가볍게 지나치는 게 좋습니다. 자꾸 몰입 되어서 파고들면 괴로움의 깊이만 깊어지니까요. 

그냥 연고 바르면 나아지는 생체기 수준으로 후회에 따라오는 괴로움을 지나쳐 봅시다.


지나간 삶을 돌아볼 줄 아는 인간에게 후회하는 게 뭐 그리 이상한가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요? 그냥 후회를 즐기면 좋겠어요, 낮잠님. 우리가 인간이라는 증명이니까요.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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