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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Apr 03. 2023

나를 따르고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어요.

2023.04.03 66번째 일기

To. 찌니님

낯선 곳에 와서 또래의 동료도 없이 어색해했던 시간들이 무색하게도, 요즘은 저를 의지하고 따라주는 동료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또래의 동료들이나, 저보다 경험이 많으신 분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대부분이었던지라 지금의 상황이 저에겐 참 고맙고 기분이 좋은 일이었어요.


한편으론 내가 주는 이 모든것들이 도움이 될까 싶은 마음에 걱정이 되기도 하고, 더 저를 의지하는 친구들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제가 모든 분야를 다 깊이 있게 아는 것은 아니기때문에 여기서 오는 어려움도 있고요. 

찌니님께서 전에 조언주셨던데로 중간에서 저의 인맥들을 통해 전문가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도 합니다. 예전의 저였다면 하지 못했을 일들을 조금씩 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렵긴 합니다.

아, 어떻게 해줘야 할까. 이전의 찌니님 답변대로 개별화가 번거로운 경우도 있고...가끔은 에라 모르겠다, 그만 여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어요.


찌니님은 어떤 마음으로 후배들이 끝까지 잘 해나갈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셨나요? 솔직히 에라 모르겠다! 한적은 없으셨나요? 정말 찌니님은 어마어마한 분인 것 같습니다!




To. 낮잠님

어마어마는 무슨…부끄럽게시리! (웃음) 저는 딱히 어떤 마음으로 후배들을 리딩했다 라는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냥 후배들이 나의 도움을 바라고 나는 그걸 해야 하는 사람이니까 했어요. 


저는 ‘보답’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치지 않고, 나 답게, 후배들을 도울 수 있는 것 같아요. 내가 그들의 믿음에 보답을 하는 것도, 그들이 나의 정성에 보답하기를 바라는 것도, 그 어떤 ‘보답’도 저는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떠한 경우에서도 내가 후배들에게 베푸는 그 무엇이 부담되는 일이 없습니다. 애초에 저 내키는 대로 하거든요. (웃음) 

나도 기대 안 하니까 너네도 기대하지 마, 서로 마음 가는 대로 돕고 아끼며 살자 모드로 나가요, 저는. 그런데 그렇게 하니까 오히려 저의 선을 낮잠님과 같은 후배들이 알아서 알아주고 인정해주며 챙겨주면서 서로 좋은 간격을 유지하면서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뭐든 간에 ‘보답’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둡시다. 기브앤 테이크를 따지면서 살아가자는 게 아니니까요. 

나를 따르고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굳이 보답을 할 필요 있어요? 그냥 나는 그들이 지금 나를 따르고 의지하는 만큼을 유지할 수 있게 내가 행복하고 내가 건강하고 내가 즐겁게 사는 것에만 집중해도 되지 않을까요? 

계속 그들이 나를 따르고 의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 또한 보답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저는.


누군가를 따르고 의지하게 만들 수 있는 성숙한 여유를 ‘내’가 가질 수 있도록 나를 위한 시간에 더 집중하시고 ‘보답’에 대한 집착은 하지 않기로 합시다. 알겠죠?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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