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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Apr 05. 2023

삶의 자극을 찾는 이유

2023.04.04 67번째 일기

To. 찌니님

예전부터 생각해오던 고민인데, 저는 지속적으로 삶에 무슨 이벤트가 일어나거나 설레는 경험이 오는 것을 갈망하는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기보단 나에게 어떤 자극을 줌으로써 일시적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렇지 못하면 삶이 급격히 재미가 없어지는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 저에게 가장 자극을 주었던 것 중의 하나는 공연을 보는 것이었어요. 

특히 제가 그동안 봤던 공연 중 가장 설레고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초기에 봤던 공연들인 것 같아요. 그 후에도 여전히 좋았지만 그 때만큼의 자극이나 큰 설렘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요즘은 공연 전체 중에 단 한순간이라도 그런 느낌이 왔다면 만족스럽게 생각하려고 하고 있어요.


공연 뿐 아니라 일과 삶의 모든 것에 저는 자극이 있기를 바라는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매일 어떤 일이 일어나는 회사에 다니다가, 평온한 직장으로 이직했을 때는 심지어 하루가 지루하다는 생각까지 한 적도 있어요. 이렇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 감사한줄도 모른 채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그 정도는 아나지만 그럼에도 내 삶이 매일 이벤트 같았으면 좋겠어요. 하루에 설레는 일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하고, 엄청나게 재밌거나 뿌듯한 일이 있기를 바래요.

왜 저는 이렇게 삶의 자극을 원하는 것일까요? 일상의 평온함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요?




To. 낮잠님

굳이 일상의 평온함을 즐길 힘을 찾기보다는 내 삶이 매일 이벤트 같았으면 좋겠다는 욕망에 집중해보면 어때요? 제가 볼 때 그동안의 낮잠님을 보았을 때 결국 어차피 낮잠님은 결국 삶의 자극을 추구하게 될 거거든요. 사람의 본질이 어디 가나요? (웃음)

그런 이벤트 같은 사건은 어떤 건지 정의하고 그걸 스스로 만들어내면서 해소하는 거죠. 단, 자극의 역치를 낮춰서요. 역치가 높으면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자신을 점점 만족 시키기 어려워 지니까요.


예를 들면 나에게 이벤트는 내가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 피해왔던 것들을 해내는 나의 도전적인 행위라고 정의한다면, 이번주에는 남편을 위한 10첩 반상을 차려본다는 것도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요? 

그러다 다음주에는 동생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손편지를 써본다, 다음달에는 노션 활용 글을 써본다, 이런 식으로 사소하지만 마음 먹고 해야하는 것들을 해보면 어때요?


엄청 재밌다고 뿌듯한 일의 기준도 다 내가 정하는 거니까, 저런 일들이 엄청 재밌고 뿌듯했다고 스스로 인정해주면 되는 거 아닐까요? 누군가에게는 평온한 일상의 일이 낮잠님에게는 특별해지는 거죠.

저는 그저께 남편을 위한 북엇국을 끓인 게 이런 이벤트였거든요. 장보고 레시피를 체크하는 것도 엄청 재밌었고 처음이지만 맛있게 만드는데 성공해서 남편이 너무 맛있게 먹어서 엄청 뿌듯했어요. 이런 것도 내 인생의 재미 아닐까요?

본인의 자극 역치를 낮춰보세요. 너무 매운맛만 찾지 말라구! (웃음)


P.S 제가 내일부터 2박 3일간 결혼기념일 11주년 여행을 다녀오는 관계로, 남편에게 집중하기 위해서 일기는 내일 것, 모레 것 2일간 패스해 주세요. ㅋㅋㅋ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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