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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Oct 14. 2023

내 글이 다음 카카오, 브런치 메인이라니!

1년에 1.2대 바꾸는 차에 미친 남자 후기

왜 내 글이 메인에 떴지???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30분 정도 지나지 않았을 때부터, 갑자기 알림이 미친듯이 왔다. 갑자기 5분 간격으로 조회수 1,000에서 2,000을 돌파 알림이 오더니 그 이후로도 조회수가 계속 올라갔다.

실제 내 브런치 통계 화면


기타 유입이 무진장 발생하는 것을 필두로 브런치 스토리 및 나머지 유입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대체 다음카카오의 '어디서? 대체 왜?' 라는 생각을 하며 살펴보니, 다음카카오 PC와 모바일 메인에 있는 자동차+ 섹션에 내 글이 노출되고 있었다. 그러더니 한 2시간 후 쯤부터는 브런치 PC와 모바일 메인에서도 노출되며 브런치스토리 내 유입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실제 노출되었던 화면


급격한 조회수 상승의 원인은 바로 이 글이었다. 차에 대한 내용이라 자동차+ 색션에 노출이 되었나 싶기도 했지만, 내 글에는 차에 대한 분석이라고는 없어서 차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도통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이 없었기에 왜 이 글이 이렿게 화력이 좋은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리 남편, 다른 사람 눈에도 차에 미친 거 맞았구나?


남편이 이러다가 현대차, 기아차에서 자기한테 연락오면 어쩌냐고 설레발을 쳤다. 그런 남편에게 나는 "응~설레발이야 이 정도로 연락 안와~꿈 깨~여보~"라며 가볍게 부푼 꿈을 박살내주며, 그러지 말고 대체 왜 이 글에 사람들이 반응을 하는 지 고민해 보자고 했다. (이 놈의 마케터 병...)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다들 한번 쯤은 1년에 한대씩 차를 바꿔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 그렇게 하는 미친놈(?)이 없다.
근데, 여기 그 미친놈(?) = 우리 남편이 있다.
특히 유부남이 그걸 해냈다는 게 더 미친거다.
다들 그걸 바꿀 수 있는 비법이 궁금했을거다. (특히, 차를 바꿀 계획을 가진 유부남이라면!)


이 글은 남편 친구들 사이에서도 회자되었다. 내가 SNS 채널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올린 글을 남편 친구의 부인이 보고, 그 친구에게 전달하는 바람에 남편 친구들도 이 글을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남편에게 미친놈 & 부러운놈이라고 했다고 한다. 다들 누님(왠지 모르겠는데, 남편 친구들은 날 누님이라고 부름)이 진짜 대단하다, 보살이라고 했다며 남편은 뿌듯해했다.

음...남편아...? 차 16대 바꾼게 나한테 보살 이미지 씌워주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뿌듯하니? -_-^


그러면서 무슨 용기를 얻은 것인지 남편은 이 반응을 두고 모든 남성 동지들, 특히 유부남 동지들에게 자신의 길이 위로가 되었을 거라는 헛소리를 시전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이 글을 보고 내심 궁금했을 '각 차를 바꾸는데 든 비용'을 공개하는 글을 내야겠다고 했다. 물론 자긴 내용만 줄테니 글을 내가 쓰라며...뭐가 어째???

내 입장은 유부녀 동지들을 향하고 싶은데, 왜 내가 글을 써서 유부남 동지들에게 유부녀 동지들에게 불리한 정보를 줘야 하냐고 했더니, 남녀 갈등의 대승적 화합을 위해서 우리 부부가 나서야 한다는 이상한 소리를 했다.


남편의 의도에는 죽었다 깨어나도 공감 못하겠고 공감하고 싶지 않지만, 내용 자체는 재밌기도 할 것 같고 사실은 그 금액의 공개가 유부남들에게 좋은 일이 될지 잘 모르겠고 후후...더불어 그동안 나를 얼마나 속여 먹었는지 파악도 될 것 같아서 어디 한번 써보기로 했다.

글의 업로드는 아마도 빠르면 다음주 주말에, 늦으면 내 수술이 끝나고 좀 회복 후 11월 중순 이후이지 않을까 싶다.


그냥 재밌어서 봐주신 것일테지만, 나에게는 위로였으며 응원이었다.


최근 나는 글쓰기를 꽤 열심히 해왔다. 내 인생에 2번째 암수술을 앞두고 다채롭게 심난한 내 마음과 정신 상태를 다잡기 위한 내 나름의 해결책이었다. 그냥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취약하고 고통받던 시간에 나를 지켜낸 족적을 남기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남편 자랑 에세이를 써서 브런치 공모전에 도전하는 것과 '취업술사' 책을 써서 텀블벅 펀딩에 도전(이것도 지금 심사 진행 중)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아프니까 뭘하지 않는다는 건 내 사전엔 없다.


10월 12일 나는 브런치 공모전에 응모했다. 진짜로 남편이 자랑하고 싶어서 남편 자랑 에세이를 썼고 내 글을 본 가족 및 지인은 다들 '오지게 자랑했네'라는 반응 그대로 였다. 오죽하면 우리 아가씨는 '무슨 프로포즈 이벤트도 이렇게 안 할 것 같은데, 정말 닭살이다. 언니는 찐사랑이 맞아, 바보...쯧쯧' 이라고 할 정도였다.

내 나름 달달해서 죽을 것 같은 글로 써봤다. 남들 보기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닐지 모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극단의 T형인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애정을 담아 표현을 한 것이라는 알아주시길...(웃음)


결과적으로 남편 자랑 에세이 '빵세 리포트'의 한 꼭지였던 '차에 미친 남자' 글 하나의 조회수만 8,000을 넘었고, 3일 만에 내 브런치 글들의 총 조회수가 9,500을 넘었다.

메인 등판은 물론 '미친 남자', '차에 미친 남자' 키워드로 검색하면 첫 페이지에 나오기 시작했고, 심지어 '차에 미친 남자'는 지금도 검색 결과 첫 번째 글로 노출될 정도로, 나도 알고리즘의 축복을 받아보는 만족스러운 '3일 천하'를 누려봤다.

글을 올린 다음날 왔던 알림 메시지


단순히 조회수가 높아져서, 여기저기 내 글이 노출되어서 기쁜 게 아니라, 알 수 없는 힘이 나에게 '너 재밌게 잘 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거야'라고 느껴지도록 많은 사람의 응원의 기운을 몰아줬다는 생각에 기뻤다. 많은 분들의 간택을 받은 기쁨도 컷지만, 내 글을 보고 기뻐한 가족들의 반응도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

양가 부모님들 모두 내 딸이, 우리 큰 자식이 이런 글을 썼다고 주변에 자랑하셨다. 특히, 시부모님이 좋아하셨다. 우리 양가 가족의 색이 아기자기하게 잘 담겨서 너무 좋았고 시부모님께는 내 글 하나하나가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읽혔다며 '내 아들을 너무 사랑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아유~엄니 아부지 제가 고맙습니다!
이렇게 차에 미친, 환장할 것 같이 사랑스러운 남편을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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