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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Jan 18. 2023

저는 정말 열심히 살고 싶은 걸까요?

2023.01.18 6번째 일기

To. 찌니님

오늘은 뭔가 새롭게 알아봐야 할 것들. 하지만 그다지 하고 싶지는 않은 일들이 많았어요. 어쩌면 머리아프고 피곤해서 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그 여러가지 일들 중 하나, 오늘 찌니님과 부장님의 방에서 여쭤보았던 지옥같은 애플데이터의 정합성에 대해서는, 두 분의 경험과 지식이 너무 큰 도움이 되어 사투를 벌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어요!

저에게는 이런 일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끔 솔직히 너무 너무 하기 싫고 피하고 싶을 때고 있어요. 그리고 마음한켠에 항상 조그맣게 자리잡은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 그냥 대충 넘겨버리고 싶은 마음이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저는 살면서 다듬어지고 발전하면서 저만의 모양을 가진 나름의 완성형을 향해가는 인간이 되고 싶어요. 완벽한 인간은 없지만, 제가 부딪히고 살아온 삶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하기도 해요. 

그런데 종종 올라오는 “대충 하고 싶다” 이 마음은 참 제가 제대로된 신념을 가진게 맞나 의심을 가지게 됩니다.


제가 본 찌니님은 뭔가를 대충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혹시 저처럼 생각한 날도 있으신가요? 

찌니님은 어떻게 중심을 잡으시나요?




To. 낮잠님

너무 너무 하기 싫고 피하고 싶으면, 하지 말면 되고 피하면 됩니다. 아니, 내 마음인데 왜 하면 안되는 거에요?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면, 오늘처럼 누군가의 도움이나 응원을 받아서 해내면 됩니다. 그렇게 해도 그 누구도 뭐라고 안 해요. 

항상, 낮잠님한테 뭐라고 하는 사람은 낮잠님 본인 뿐이죠. 주변에 관대하면 뭐 합니까, 나한테 세상 차가운데. 내 삶을 사랑한다면 나부터 사랑하라는 제 조언 잊지 않으셨죠?


그리고 저는 오히려, 낮잠님은 대충 하고 싶다는 마음이 ‘종종’ 올라오다니 놀라운데요? 저는 ‘잦게’ 올라오거든요. 하루에 여러 번 올라올 때도 있어요. 

낮잠님, 대충 하고 싶다는 마음은 어떤 사람에게 생길 것 같아요? 대충 안 하는 사람에게 생기겠죠, 당연히. 애초에 대충 하는 사람은 이런 고민을 안 해요. 자, 이미 이 시점에서 우리 낮잠님은 대충 하는 사람이 아니구요. 그런 사람이 가끔 대충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는 게 뭐가 잘못된 걸까요?


낮잠님은 제가 대충 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상당히 여러 면에서 저도 대충 할 때가 많습니다. 그냥, 오늘 대충 살았으면 내일 열심히 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살아요. 

낮잠님이 제가 뭔가 대충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은 착각이에요. 제가 분명 이전에 대충 했을 무언가를 이후, 다시 열심히 했을 때 한 걸 보고 그 최종의 긍정적인 임팩트만 남은 것 뿐이에요.

저야말로 낮잠님이 대충 하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일이야 돈 받고 하는 거니 대충 안 한다 쳐도 생활 면에서는 상당히 대충 내키는 대로 사는데, 낮잠님은 생활마저 대충 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그럼 우리 둘 중 누구 말이 맞는 거죠?


애초에 각자가 생각하는 ‘대충’과 ‘열심히’의 기준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저는 오늘이 부족했다고 느껴졌다면 내일은 조금 더 힘을 내보라고 조언해 드리고 싶어요.

저는 살면서 다듬어지고 발전하면서 저만의 모양을 가진 나름의 완성형을 향해가는 인간이 되고 싶어요. 완벽한 인간은 없지만, 제가 부딪히고 살아온 삶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하기도 해요.

라는 낮잠님의 이 마음이 이뤄지려면 부딪히고 살아가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근데 그건 꼭 최선을 다해서 무언가에 격렬하게 부딪쳐야 하는 건가요? 대충 하는 것 또한 이미 열심히 하는 것에 부딪히는 경험 아닌가요? 경험의 일부인 대충에 대한 고민 과정이 낮잠님의 신념에 대한 의심할 요인이 될 수가 없죠. 안 그래요?


지금 낮잠님은 스스로 생각했던 완성형을 향해가는 과정을 걷고 있어요. 그러니 계속,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나로 나아가면 돼요. 어떤 때는 아주 작은 보폭의 느린 걸음으로, 어떤 때는 크게 뜀박질 하며 나아가면 됩니다. 나아가는 사람은 이미 그 지점에서 자신의 삶을 대충 살고 있지 않은 겁니다.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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