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삶기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찌니 Jul 07. 2024

[준비] 70th Birthday Party

7월의 일삶기록

우리 엄마아빠는 동갑내기 친구다. 생일 차이도 한달 채 나지 않는다. 그리고 올해 70세가 되었다.

요즘 고희연이 아닌 이상 예전처럼 환갑잔치다, 칠순잔치다 챙기지는 않긴 하지만! 우리는 엄마아빠의 70세는 좀 특별하게 챙겨 드리고 싶었던지라, 친척들을 불러서 생일파티를 한 판 벌여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것은 생각보다 판이 되어서, 사실상의 파티 플래닝을 하는 느낌이 되어버린지라 브런치에 기록을 남겨보기로 마음 먹었다. 준비 - 진행 - 마무리로 이어지는 3편의 글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미션 1 : 장소 정하기


나 : 호텔 뷔페나 프라이빗 레스토랑 대관 하는 거 어때?
남편 : 호텔 뷔페는 정신이 없는 거 같고 우리 가족끼리 편하게 모이려면 프라이빗 레스토랑이 나을거 같다.동생 : 난 일반 식당만 아니면 어디든 좋아~


이런 정말 심플한 대화로, 짧은 시간에 바로 '프라이빗 레스토랑'의 대관으로 확정되었다. 남편이 진짜 발군의 검색 능력을 보여준 덕분에 괜찮은 후보들을 추려낼 수 있었다.

대략적인 인원수는 12~15명으로 정한 상태에서...분당 근교일 것, 음식평이 좋을 것, 프라이빗 할 것 등의 기준을 두고 후보군을 찾았는데, 그 결과 분당에 있는 '갤러리 카페 다미안'이라는 곳을 잠정적으로 결정했다.



일단 뭔가 검색 정보에서는 느낌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서, 직접 방문 상담을 받기로 했다. 실제로 방문해서 보니 완전 대만족! '사장님 제발 마케팅 좀 잘해주세요...' 싶을 정도로 예쁘고 분위기 있는 공간이었고 굉장히 프라이빗하게 공간 제공이 되는 시스템이라 좋았다.


실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 사진들도 현장에서 보여주셨는데 약간 날 것의 느낌이 나는 사진임에도 만족스러웠고, 점심 시간 언저리에 방문한 우리 부부에게 사장님께서 친절하게도 커피와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셨는데,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샌드위치 한 입 먹자 마자 남편과 나 둘 다 "여기로 확정! 계약 고!"를 외쳤다.


우리는 원하는 날짜에 예약을 성공했다. 계약금 10만원을 입금하면 되고, 잔금은 행사 당일날 지불하면 된다. 대관비는 없고 식대 비용만 발생되는데, 10인 이상의 예약 필수이고 총 3시간의 대관 시간이 주어진다.


식사의 경우에는 스프 - 샐러드 - 시칠리아식 가지구이 - 새우 오븐구이 - 관자요리 or 전복 - 문어 카르파쵸 - 수삼 삼겹 룰라드 - 표고버섯요리 - 안심 스테이크 - 비빔밥 - 후식 & 커피까지 쭉 이어지는 1인당 88,000원 코스 요리로 선택했다. 이미 뭐...챙겨주신 커피와 샌드위치 맛에서 이미 만족되었기에 맛에 대해 걱정이 되지 않아서, 가장 풍성한 구성으로 선택하고 싶었다.


미션 2 : 초대장 만들기 & 발송


생일 초대에 초대장이 없으면 안되지! 카톡으로 초대장을 가족들 하나하나에게 보낼 생각을 하고, 미리캔버스를 활용해서 생일파티 초대장을 만들었다. 남편이 대표자로 나서서 가족들 한명 한명에게 전화로 초대 후 정성스럽게 카톡으로 초대장을 발송했다. (우리 남편 진짜 세심멋쟁이!!!)



초대장을 만들 때는 전에 찍어둔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 사진이 있어서 그걸 활용했고, 문구는 직접 작성해보았는데 왜 굳이 다른 가족들까지 불러서 생일잔치를 하려고 하는지 우리의 마음을 담고자 했다.

70세가 되는 동안 살아 온 날에
웃는 날, 좋은 날, 행복한 날 보다 늘 견뎌야 하는 날이 많았던 우리 엄마아빠에게 생일 파티를 꼭 해드리고 싶었어요.

이제 저희가 엄마 아빠 인생에 견디는 날 보다
웃는 날, 좋은 날, 행복한 날이 더 많게 해드릴게요.

우리 가족들, 오셔서 70세 부부의 행복한 하루에
진~한 행복 한 스푼 더 해주세요.


이 내용을 처음 검토해 준 동생이 눈물난다고 해서 뿌듯했고, 나중에 초대장을 돌리고 나서 엄마아빠가 이 내용을 보고 울었다고 해서 또 뿌듯했다.


미션 3 : 생일상 준비하기


케익, 플랜카드, 생화, 레터링 풍선, 이벤트 도구 등 각각 주문해서 셋팅을 해보려고 했는데, 갤러리 카페 다미안에 상담 받으러 다녀온 뒤, 상차림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전문가 손에 맡기는데 비용, 시간, 우리 모두의 행복 면에서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여러 진행 사례를 보여주셨는데 사장님 센스가 워낙 좋으셔서 그냥 이건 결론이 정해진 싸움이다 싶었다. 생화는 그날 시장에 가셔서 싱싱하고 예쁜 것들로 셋팅해주시는데, 색상이나 특정 꽃에 대해서 요청은 드릴 있지만 가능하지도 않을 있다. 혹시 특별히 원하는 게 있냐시길래, 엄마가 좋아하는 수국이나 작약이 포함되게만 해달라고 했고, 수국은 지금 애매한 철이긴 해서 없으면 빼도 된다고 말씀 드렸다.


미션 4 : 참석 답례품 준비


내가 가장 애정을 쏟고 있는 브랜드인 실내복 브랜드 피카부를 선물로 준비했다. 아동복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워낙 유명한 브랜드이고, 남편과 나, 동생 모두가 이미 모든 실내복을 다 바꿀만큼 좋아해서 이걸로 선물을 준비했다.

늘어진 티셔츠에 츄리닝 바지를 입고 지내는 것과 제대로된 실내복을 입고 지내는 건 완전히 느낌이 다르다. 약간 집에서도 있어빌리티하게 있으시라고 & 가족들 모두 더운 여름날 평안하게 집에서 놀고 숙면을 취하라는 마음을 담아서! 랜드 시리즈라는 감성적인 제품 라인을 선택해서 선물을 준비했다.


구매한 제품을 받아서 포장하고...휴우...몇 명 안되는데도 준비하는데 이렇게 힘들었다. 다들 기뻐해주길 바라며...



미션 5 : 생일 선물 준비


엄마가 내가 20대에 쓰던 지갑을 물려받아서(?) 쓰고 있었는데 너덜너덜 상태를 향하고 있었고, 아빠는 작은 지갑을 편해해서 카드 지갑에 지폐를 꼬깃꼬깃 넣어 다니던 중이었어서, 커플 지갑을 선물하기로 결정했다.


컴팩트한 사이즈인데 지갑과 카드가 모두 들어갈 수 있는 것을 찾았다. 엄마아빠의 손보다는 조금 더 크지만 대략 비율적으로 우리 부부의 느낌일 확률이 높은지라 이리저리 쥐어보며 엄마아빠가 함께 사용할 때의 느낌을 보았고, 나 같은 경우에는 동생이 저 지갑을 선물해 준 적이 있어서 사용을 해봤기에 엄마아빠에게 딱 맞는 선물이라고 생각해서 구매 결정을 했다.

70 평생 중 특별한 날, 더 의미가 있길 바라며 엄마아빠의 영문 이름 이니셜을 떼어서 용화의 Y와 인순의 I를 활용해서 Y & I 라고 각인도 넣었다. YOU and I 라는 둘이 함께 하는 의미도 담은 각인이라 더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이제 70세 생일 파티를 신나게 즐기는 것만 남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리셋토템은 매일 정돈하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