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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Jan 21. 2023

칭찬을 받고 싶어요.

2023.01.20 8번째 일기

To. 찌니님

우리가 자주 언급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연차가 높아지면서 우리가 잘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되고 칭찬받을 일이 없어진다는 것이었어요. 정확히는 누군가의 인정의 표현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내 에너지를 투자해서 많은 일들을 빠르게 잘 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지금 저의 위치에서는 누군가의 인정 또는 칭찬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머리로는 받아들이고 있지만, 저는 저도모르게 그런 것들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에게 충족되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담아 요즘은 주변 지인들과 동료들에게 진심을 담아 어떤 결과물, 행동에 대한 인정을 표현하고 있어요. 상대방은 어느정도로 느낄지 모르겠지만 저는 불안하고 두려웠던 시절, 누군가 해준 그런 말들이 오랜 시간을 버티게 해준 힘이 되었거든요.

남들에게 이런 표현들을 하면서, 나도 이런 비슷한 말을 나와 함께 일하는 누군가 해준다면 좀 더 힘이 날텐데 싶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언급했듯 날이 갈수록 잘하던 일들은 당연한 것이 되고, 더욱 수준이 눞은 일들을 잘 해내야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찌니님은 요즘도 이런 생각이 드시나요?




To. 낮잠님

인간은 기본적으로 ‘인정 욕구’에 늘 목 마른 종족입니다. 그냥 본능적인 거에요. 내가 인정 받아야 힘이 나는 게 당연하죠. 저도 늘 칭찬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삽니다. 

내가 잘하는 게 당연하고 할 줄 아는 게 당연해졌음에도 ‘왜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나는 칭찬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뭐 그게 이상한 건가요? 왜 칭찬을 기대하면 안되는 거죠? 그냥 내가 인간이니까 있는 욕구인 건데? 저는 칭찬 받고 싶다는 내 마음이 밥 먹고 싶고 잠 자고 싶은 게 이상하지 않은 거랑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하니까 주변에서는 내가 어렸을 때만큼 날 칭찬해주지는 않죠. 그래서 저는 제가 스스로 나를 칭찬해줍니다. 

뭐, 남이 안 해주면 내가 해주면 되는 거 아니겠어요? 그리고 원래 스스로를 인정해준다는 게 제일 힘든 거거든요. 그 힘든 걸 제가 해냅니다, 그려.


더불어 저는 대체적으로 높은 기준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내가 나를 칭찬해줄 정도면 남들도 나한테 표현하지 못했을 뿐 칭찬을 해주고 싶었을 수 있다고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어요. 내가 그런다고 누가 피해를 입는 것도 아니고 내가 행복해지고 더 잘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는 건데 안 할 이유가 있나요?

낮잠님은 대체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관대함이 0에 수렴하는 사람이라, 이게 안되니까 칭찬에 더 목 마를지도 몰라요. 


저는 칭찬에 목 마르지 않아요. 이 세상에 최소한 나라는 사람 한 명은 나를 칭찬해 줄 거라서요. 그리고 낮잠님도 나를 칭찬해 줄 거란 걸 알고 있고, 내가 남을 칭찬하는 것으로도 스스로 칭찬의 힘을 간접 경험하고 있어서 칭찬이란 것에 목 마르지는 않습니다.

낮잠님은 우선 칭찬을 받는 것보다 하는 것에 익숙해지세요. 나를 칭찬하고 남을 칭찬하는, 표현하는 것에 익숙해지세요. 그게 낮잠님의 칭찬에 대한 목 마름을 해결해주게 될 거에요. 

그리고 제가 낮잠님을 칭찬해줄게요, 매일. 오늘 하루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면서 자기다운 삶을 찾아나갔을 낮잠의 매일을 제가 칭찬하겠습니다. >_<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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