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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Jan 26. 2023

좋은 실무형 리더란 어떤 사람일까요?

2023.01.25 13번째 일기

To.찌니님

요즘 정신없게 일하다가 설 연휴동안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는 스타트업에 있기에 적은 인원으로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역할을 해야해요. 팀원은 적지만 리더로써의 역할을 해야하고, 실무자로써도 넓은 범위의 일을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일을 진행하다보니 한가지 고민이 생겼어요. 워낙 제가 실무에 집중해오던 사람이라 그렇기도 하고, 해야 할 To do list도 많다보니 실무에 힘을 쏟는 비중이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양의 일들에 집중하다보면 팀관리에는 저의 시간을 많이 사용하지 못한 것 같아 아차 싶을 때가 있어요.


현재까지는 주간 회고는 알차게 해오고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외에 제가 리더로써 해야 할 역할(방향성에 대한 가이드나 팀의 정체성 등)을 그다지 잘하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름대로 문제점의 해결은 최대한 빠르고 최선을 다해 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것도 현재의 환경 여건 상 안될 때가 있어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듭니다.

미숙한 탓에 보여지지 않을 지 모르지만 나름 어떻게 하면 나의 팀에 동기부여를 해주고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는데, 지금 잘 하고 있는게 맞는지 의구심도 듭니다.


제가 본 찌니님은 조직관리도 잘하면서 굉장히 많은 실무를 빠르게 쳐내시던 분이었어요. 찌니님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실무를 하시면서 조직관리를 잘 하실 수 있었나요? 다시 한 번 존경스럽습니다!




To. 낮잠님

제가 찾은 답은 심플하게 3가지인 것 같아요. 하나는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 하는 것, 또 하나는 우선순위를 잘 정해서 움직이는 것, 마지막 하나는 혼자 일할 수 없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 이렇게 3가지가 제가 실무형 리더로서 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었던 방법이었습니다.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 하는 것

내가 실무도 하면서 리딩도 하는 환경에 익숙해지는 겁니다. 업무의 양이 늘어난 것에, 업무를 빠르게 쳐내야 하는 것에, 매니징을 하고 업무 리소스를 안배하는 것에, 동시 다발적으로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필요한 게 시간이에요. 내가 이 환경에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 허용해줘야 합니다. 저도 수많은 시행 착오 끝에 낮잠님이 제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수준까지 성장한 겁니다. 제가 무슨 희대의 천재도 아니고 처음부터 잘할 수 있을 리가 있겠어요?

지금 낮잠님은 이제 리더가 된 지 3개월 조금 넘은 상황에서 마음이 너무 조급해요. 실무형 리더라는 역할을 해본 적도 없고 내부에 그 가이드가 될만한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맨땅에 헤딩하면서 지금의 역할에 익숙해지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런 마음을 가지고 고민을 하는 건 자기 자신에게 너무 관대하지 못한 처사 같아요. 항상 낮잠님은 자신에게 냉정한데, 제발 본인에게도 봄볕 좀 들게 해주세요. (웃음)


우선순위를 잘 정해서 움직이는 것

이렇게 익숙해지는 시간을 보내고 수많은 시행 착오를 거치다 보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모든 문제해결의 열쇠가 된다는 걸 깨닫게 될 거에요.

우리 조직의 성장과 목표를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이 무엇인가, 우리 구성원의 성장과 목표를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을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그 중 가장 임팩트 있는 일 또는 중요도 높은 일을 최우선 순위로 해서 줄 세우기를 하고, 이에 따라 시간과 인력, 비용 등의 리소스 투입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과정을 무한 반복하세요.

그러다 보면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면 되는지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고 우선순위를 정리하게 되는 나만의 기준이 명확해지게 될 겁니다.


혼자 일할 수 없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

스타트업 조직에서 리더 역시 구성원과 함께 성장해가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낮잠님이 리더로서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마음을 구성원들에게 솔직하게 전한다면 스타트업이라는 특별한 조직을 선택한 구성원들이 부족한 현재의 상황들에 대해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습니다. 동료들을 믿고 도움을 구하면서 함께 성장하려는 마음을 먹으면 좋겠어요. 우리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에요.

스스로 미숙하다고 생각하는 낮잠님이 구성원을 홀로 끌고 가기 위해 아둥바둥 하기 보다는 ‘나는 저기로 가고 싶다’는 방향 제시를 하면서, 구성원들에게 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도와 달라고 부탁하고, 구성원들이 그 방향으로 함께 가줄 때 필요한 것들을 F.U 해주는 것이 지금은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일들에 함께 참여한 구성원들과 함께 성과를 내면서 성공의 경험이 하나, 둘씩 쌓이면 낮잠님이 동기부여를 따로 시킬 필요도 없답니다. 그 때부터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기동기부여를 하기 시작하거든요. 낮잠님이 구성원들을 위한다면, 이런 과정을 함께 헤쳐나가며 구성원들이 스스로 일하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만들어 주세요.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 하는 것, 우선순위를 잘 정해서 움직이는 것, 혼자 일할 수 없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 이 3가지를 꼭 지키면서 리더로 성장해보세요. 낮잠님은 할 수 있어요.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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