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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Jan 27. 2023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2023.01.26 14번째 일기

To. 찌니님

얼마 전 LTL 사전모임에서 교수님께서 하신 ‘질문’이라는 키워드가 너무 와닿았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질문을 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과 함께,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은 확실히 달라보인다는 것도요. 찌니님이 멘토님들의 인터뷰에서 좋은 답변을 받았던 것도, 질문이 너무나 좋아서였잖아요.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리더십에서도 질문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의 답변이 달라지니까요. 저도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보면 질문을 들었을 때 머뭇거리게 되는 상황이 있는 반면, 제 얘기를 정말 매끄럽게 꺼낼 수 있는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부끄럽지만 저는 아직은 어려움을 겪는 편인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의 상황이 있을텐데, 첫번째는 회의 등의 공적인 자리에서의 질문이에요. 궁금하거나 애매한 부분들에 대한 질문은 잘 꺼내는 편이긴 하지만, 제가 특히 어려워하는건 피드백을 주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저는 분명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순발력있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 어려워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도 해요. 그걸 잘 못한 날이면 사실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고 자책을 하게되요.


두번째는 리더로써의 질문이에요. 저와의 대화가 편하면서도, 언제든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제 성향상 누군가를 크게 불편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생각은 하지만, 찌니님처럼 능숙하게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스킬을 가지고 싶어요. 

찌니님은 구성원들이 고민거리를 잘 이야기하고, 마음 속 이야기까지 잘 이끌어낼 수 있는 스킬을 가지신 것 같아요. 저는 그날 그날 편차가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가끔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은 이런 순발력이 더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 

찌니님께서 조언해주신대로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차근차근 쌓아가고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부분들에 대한 스킬 향상은 특히나 더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떤 노력을 더 하면 좋을까요?




To. 낮잠님

질문을 잘하려면, 하나. 질문할 대상자를 잘 선택해야 하고, 둘. 질문의 목적성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내가 어차피 답을 얻을 수 없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우주선의 발사체 기술에 대해서 전문적인 배경 지식이 필요한 상황이라 칩시다. 

공대 출신이면 알지 않을까 하면서 앱개발자에게 물어본다고 쳐요. 이걸 그 사람이 답 할 수 있겠어요? 애초에 답을 제대로 얻을 수 없는 사람에게 아무리 좋은 질문을 해봤자 무의미 하겠죠? 

그래서 질문할 대상자를 잘 선택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주선의 발사체 기술에 대해서 전문적인 배경 지식이 필요한 상황이 무엇에서 비롯되느냐, 왜 이걸 확인해야 하는 거냐 등에 대해 생각해보고 질문의 목적성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전달할 수 있는 질문 내용이 명확해져요. 특히 업무에 있어서 우리는 늘 한정적인 시간 속에 있고 여러 사람의 시간을 함께 쓰기 때문에, ‘그냥’ 궁금하니까 질문한다는 상당히 민폐적 행위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나와 상대의 한정적 시간 내에서 반드시 획득해야 하는 정보, 지식, 지혜 등을 얻기 위해 질문은 명확한 목적성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질문은 바로, 이 과정에서 도출되게 됩니다. 자, 그럼 반대로 좋은 질문에 대한 좋은 피드백은 어떻게 도출되는 걸까요? 낮잠님의 서두는 좋은 질문에 대한 고민이었지만, 본론의 두 가지 고민은 사실상 ‘피드백’에 대한 고민이라고 보여집니다.


우선, 공적인 자리의 질문에서 질문의 피드백에 대해 낮잠님이 고민하는 부분은 ‘순발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발생되는 문제인 듯 합니다. 사실 토론 상황에서, 의사 결정 상황에서, 리더의 피드백은 '순발력'이 아니라 '통찰력'에서 시작됩니다.

이걸 질문하는 사람이 누구지? 이 사람은 왜 이 질문을 하지? 이 질문은 이 사람의 무엇에 영향을 주지? 이걸 생각해서 본질을 꿰뚫어 보고 답해야 하는 거에요. 

이 내용이 명료하게 낮잠님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질문하신 분이 질문을 잘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니, 그때는 낮잠님이 생각하셔야 하는 내용을 질문으로 다시 상대에게 던져서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당장 그 자리에게 결정하기 위해 섣부른 피드백을 하기 보다는, ‘제가 이건 한번 더 검토해보고 따로 말씀 드릴게요,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시죠.’라고 회의 진행을 시키면서 시간을 확보하시는 게 좋습니다. 

리더는 책임을 지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본인이 확신이 없는 피드백을 상황에 밀려 뱉으면 안됩니다.


다음으로 리더로서의 질문은, 실무 진행 관련 피드백이라기 보다는 매니징 측면에서 구성원 면담에서의 질문을 말하는 것 같은데요. 이건 계속 공부하고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방법 밖에는 답이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 MBTI가 ENTJ인데, 이 MBTI 특유의 공감 능력 부재가 확실히 구성원들과 제가 가까워지는 데 허들이 되었었어요. 그래서 저는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공부했고 심리 상담사, 진로 상담사 자격증까지 땄죠. 이걸 리더십 아주 초반에 운 좋게 캐치해서 공감 능력의 학습이 아주 잘 된 덕분에, 최근까지의 조직 구성원들 모두 제가 ENTJ인 걸 의아하게 여겼었답니다. (웃음)

그리고 최근에는 Z 세대 친구들과 많이 일했었죠. 그러다 보니 그 친구들과 소통을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한 아이스 브레이킹 방법을 고민하다가, 타로 카드까지 배워서 타로 카드 면담을 했었어요. 먼저 면담을 요청할 정도로 대인기였고 제가 질문을 먼저 던질 필요도 없이 본인들이 먼저 이야기를 했었죠.

저는 제 구성원들과 짧은 시간이라도 자주 만나며 대화하려고 했었고 그래서 주에 한번씩 각각 30분 정도 티타임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20명이 넘었을 때는 그래서는 실무를 할 수가 없어서 그룹 단위로 티타임을 하면서 대화하고 월에 1번 일대일로 1시간씩 같이 밥 먹거나 회사 주변을 산책하면서 데이트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접점이 계속 늘다 보면 내가 상대에 대해 아는 게 많아지다 보니, 질문을 고민하지 않아도 질문할 게 생깁니다. 상대도 마찬가지로 나에게 그러하구요. 저는 이렇게 계속 고민하고 공부하고 실행하면서 낮잠님이 부러워하는 리더십 커뮤니케이션의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나의 구성원들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세요. 구성원들과 질문을 주고 받으며 소통하는 것이 내가 리더기 때문에 해야 하는 미션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이고 내가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고 내가 의지해야 할 사람이라는 것에서, 그들을 궁금해 하고 그들에게 질문하세요.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과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지 함께 의논도 하고, 저처럼 공부도 하고 새로운 시도도 하면서 축적이 되다 보면 어느새 그 축적의 힘이 낮잠님의 지금 고민을 말끔하게 날려줄 겁니다.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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