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찌니 Jan 27. 2023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2023.01.27 15번째 일기

To.찌니님

오늘은 찌니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저의 진짜 장점을 알게 되어서 기분이 좋은 날이었어요. 타고난 공감능력과 내재화를 잘 한다는 것은 제 스스로도 인정할 수 있는 요소였기에 저의 자존감을 확 높여주는 계기도 되었거든요! 요즘은 바쁜 와중에도 무언가 꾸준히 하고 있다는 성취감과 동시에 매일 매일 이 일기를 쓰며 새로운 발견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재밌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항상 저의 부족한 부분에 포커싱을 맞추다 보니, 저는 제가 동경하는 어떤 사람들의 모습을 닮고 싶어하고 그것을 갖추지 못한 나의 상태에 끊임없이 채찍질을 해왔습니다. 

유창한 말솜씨와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 고민을 꺼내게 만들어주는 어른, 자신의 일에서 보여지는 프로페셔널함, 말하는 모습에 빠져들게 함과 함께 매력이 넘치는 모습들 등 이러한 사람들은 나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주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또 나의 부족함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도무지 원하는 만큼 멋져지지 않는 제 모습에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이것도 말씀 주셨던 ‘조급함'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미 내재화와 축적의 힘으로 이미 증명해냈다는 말로 용기를 주신 덕에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멋진 어른의 모습에 다가가 보려고 합니다.


다만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던 어려움이 또 한가지 있었어요. 제 바램은 사람을 이끄는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인데, 스스로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었어요.

특히 찌니님처럼 사람을 보는 눈을 통찰력을 갖고 계시거나, 또는 그것을 이끌어주는 능력이 있는 사람 앞에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표현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전혀 저를 매력있는 사람으로 어필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어요. 이런 날에는 저의 부족함을 자책하는 날이 많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책에서 아래와 같은 글을 읽었어요. 

어디에나 맞는 만능 퍼즐조각이 없듯, 이렇게 각자의 모양으로 존재하는 우리는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완벽하지 않다. 이 당연한 사실을, 쌓여만 가는 사회성 때문에 종종 잊곤 한다. 사람도 그렇다. 나는 내 모습을 절대로 마주할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은 외면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나의 내면도 마찬가지다. 야무지고 똑 부러지는 모습만 보이게 되는 상대가 있는가 하면 허술하고 실수투성이의 모습만 꺼내게 되는 상대가 있다. 사랑하기에 좋은 사람은, 이 사람과 함께할 때 나의 가장 성숙하고 괜찮은 모습이 나오는 사람이다. 나는 어차피 누구에게도 완벽하거나 객관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한 사람으로 존재할 수 없다. 대상과 상황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 어느 누구도 누군가에게 완벽하지 않다는 것,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 말이 깊게 와닿으면서도 저는 제가 매력적으로 보여지지 못했던 날에는 집에 돌아와 그 기억을 떠올리고 슬퍼할 때도 있습니다.


매력있는 찌니님, 저도 저만이 풍길 수 있는 매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To. 낮잠님

낮잠님은 이미 자신만의 매력을 풍기고 있습니다. 근데, 자기만 모르는 겁니다, 또. 오늘 저와 이야기 하면서 자신의 진짜 장점을 알게 된 것처럼, 이것도 스스로 꺼내지 못하는 거죠.


제가 생각하는 낮잠님의 매력을 말씀 드릴게요. 낮잠님은 저에게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은 사람입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기도 하면서, 따뜻하고 선한 사람이지만 자기 세상이 확고해서 타협하지 않는 고집불통이기도 해요. 남에게는 세상 관대한데, 자신에게는 세상 차가운 사람이기도 하구요.

그런 다양한 색을 지니고 있는 낮잠이라는 사람은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이 알쏭달쏭한,  ‘온화함 속에 강단을 품고 있는 사람’이에요. 이게 바로 낮잠님의 핵심 매력입니다. 


낮잠님은 늘 남을 먼저 생각하고 온화하고 순하고 평화로운 사람이죠. 하지만 자신의 원칙과 가치에는 절대 타협을 하지 않습니다. 남에게도, 스스로에게도 절대 타협이 없어요. 저는 이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단 있는 사람들은 보통 겉으로도 그 강단 있음이 드러나서 오히려 사람들에게 ‘쎈캐(강해 보이는 캐릭터)’로 인식되면서 긴장감을 주거나 불편해 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낮잠님은 기본적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캐릭터가 온화해서 긴장이 되거나 불편해지지도 않고 역으로 심리적 허들을 낮추게 한답니다. 일종의 방심을 하게 된 달까요? (웃음)

그 상태에서 갑자기 아닌 건 아니라고 하고, 이건 내가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하니까 반전미가 생기는 겁니다. 


다만, 지금은 강단 있는 행동을 할 때도 상대방이 상처 받을까봐 조심하느라, 내용은 단호한데 말투와 행동은 세상 천사라서, 이 부분은 언행일치를 좀 하실 필요가 있어요. 그게 되어야 그렇게 낮잠님이 선망하는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부드러운 사람이 말하는 단호함이 얼마나 카리스마 넘친다구요~그러니 언젠가 필요한 때를 위해 단호한 에디튜드를 배웁시다.


저는 상대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발굴하는데 재능이 있는 사람입니다만, 없는 잠재력을 찾아내지는 못합니다. 제가 사실 13년 동안 매년 낮잠님의 수많은 잠재력을 발굴한 탐험가로서, 아직 낮잠님은 캐낼 것이 더 남아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까도까도 양파같은 잠재력을 가진 것도 낮잠님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웃음)


다만, 이제는 나이 들어가는 언니에게 그만 발굴하게 하고 낮잠님이 스스로 좀 발굴해봐요. ‘언니한테 명품 가방 사줄 거에요’ 라는 사탕발림에 더는 넘어가면 안되겠습니다! (웃음) 

올해부터 도제식으로 알려주겠습니다. 내년부턴 셀프로 잠재력 발굴하도록 빡세게 배우세요.

다시, 진지 모드로 돌아와서 말할게요. 

매력 어필을 할 방법을 굳이 안 찾아도 됩니다. 본인 빼고 다들 알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너만 몰라요, 너만.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